[기자수첩] BMW∙벤츠∙아우디 타나요?…이 추위에 '샌들' 신고 달리시네요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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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19 07:00
[기자수첩] BMW∙벤츠∙아우디 타나요?…이 추위에 '샌들' 신고 달리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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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독일 자동차들 상당수가 언덕을 오르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 ‘후륜구동은 원래 겨울에 약하다’는 선입견을 심어주는데 일조 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동방식보다 더 큰 문제는 타이어다. 독일 자동차 대부분이 사계절이 아닌 여름 전용 타이어를 장착해 판매되기 때문이다. 최근 BMW에서 흔히 사용하는 피렐리 친투라토(Cinturato) P7은 대표적인 여름용 퍼포먼스 타이어다. 흔한 타이어인 컨티넨탈 컨티컨텍(Conticontact 2)은 물론 메르세데스-벤츠의 던롭 스포트맥스나 피렐리 피제로 또한 더 말할 나위도 없이 여름 전용 타이어다. 국산 자동차 중에도 제네시스 쿠페 등 일부 차종에 사용되는 브릿지스톤 RE050A 등도 대표적인 여름타이어다. 

여름타이어는 타이어가 더 단단한데다 홈이 적고 그립력이 우수해 주행성능을 높이는데 큰 효과를 발휘한다. 독일 자동차들의 제동성능이 우수하게 평가되는 점이나 고속 주행에서 안정감이 느껴지는 점도 이들 타이어의 영향이 크다. 

문제는 이들 타이어가 겨울에는 맥을 못춘다는데 있다. 타이어 홈의 깊이가 얕아 조금만 눈이 와도 미끄러지는 것은 물론이고 타이어의 재질이 겨울철에 딱딱하게 굳기 쉽기 때문에 운행이 어려워진다. 

▲ 유명 인터넷 타이어 판매 사이트 '타이어랙'의 타이어 종류별 제동력 시험 결과/사진=유튜브 캡쳐

독일은 법적으로 겨울에 반드시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도록 하고 있어 여름철에는 고성능 타이어를 갈아 끼우는게 일상화 돼 있다. 미국은 지역에 따라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 곳도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 운전자들 상당수는 자신의 자동차에 여름 전용 타이어가 끼워져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채 혹한의 도로를 위험하게 운전하고 있다. 독일차 판매가 전체 자동차 판매의 10%에 달하지만 독일산 자동차들의 타이어 특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안전을 생각 한다면 수입차 업체들이 차를 판매할 때는 여름 전용 타이어가 끼워져 있다는 점을 스티커나 안내 문서 등을 통해 명시적으로 알려야 하고, 정부 또한 겨울철엔 반드시 타이어를 갈아 끼우도록 법으로 제한해야 마땅하다. 사고는 운전자 본인 뿐이 아니라 반드시 상대도 있기 마련이므로 특정 자동차에 대한 안전 대책 또한 사회 모두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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