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차의 고성능 모델 N이 기대되는 몇가지 이유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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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11 16:03
[기자수첩] 현대차의 고성능 모델 N이 기대되는 몇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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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현대차는 i20 쿠페, i30 및 i40 페이스리프트를 공개했다. 이례적인 대거 신차 공개다. 특히 터보 엔진이 추가된 'i30 터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i30 터보에 탑재된 1.6 감마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27kg.m로 출력이 조정됐다. 최고출력은 18마력 낮아졌다. 현대차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테스트 센터에서 축적한 정보를 적용해 터보 엔진을 다듬었다고 설명했다. 최고출력은 낮아졌지만 최고출력이 발휘되는 엔진회전수가 기존 6000rpm에서 5500rpm으로 변경됐고,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영역도 1750-4500rpm에서 1500-4500rpm으로 개선됐다.

 

섀시도 보강됐다. 스포츠 서스펜션 튜닝을 거쳤고 브레이크 시스템도 개선됐다. 터보 전용 18인치 알로이휠과 타이어가 적용됐다. 또 스티어링 시스템을 개선해 조향 반응을 높였다.

 

i30 페이스리프트는 단순한 엔진 제원만을 가지고 주행성능을 논하던 현대차가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뻥튀기’ 같았던 엔진 출력을 낮추고 실용적인 영역에서의 반응을 높였다. 엔진 성능을 뒷받침할 섀시 보강도 인상적이다. 결국 출력이 높은 차를 만들기보단 재미있는 차를 만드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의 이런 움직임이 하루아침에 일어난 것은 아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i20 WRC 랠리카를 공개하면서 고성능을 상징하는 ’N’을 발표했다. 당시엔 N 서브 브랜드 운용에 대해 명확한 입장이나 향후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년이 지난 지금은 현대차 N에 대한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N에 대한 관심은 유럽에서 위장막을 쓰고 주행 테스트를 하던 i30 터보의 스파이샷이 공개되면서부터 커지기 시작했다. 많은 외신과 국내 매체는 i30가 현대차의 첫번째 N 모델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차의 첫번째 모델이 i30가 될지 i20가 될진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존 현대차에서 볼 수 없었던 고성능 모델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N 모델 개발에는 남양연구소 뿐만 아니라 현대차 모터스포츠법인, 현대차 유럽 R&D 센터 등이 적극 개입됐다. 현대차유럽법인 관계자에 따르면 N 모델은 기존 터보 엔진이 장착된 모델보다 한단계 높은 성능을 갖췄다. 폭스바겐의 골프 GTI와 골프 R 정도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현대차 N은 FIA 호몰로게이션에 맞춰 제작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폭스바겐은 호몰로게이션을 위한 한정 생산 모델인 ‘폴로 R WRC 스트리트’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 차는 WRC 그룹N에 별다른 튜닝없이 출전할 수 있다. 현대차 모터스포츠법인 최규헌 법인장은 “현대 WRC 랠리카인 i20를 개조해 판매하는 등 저가형 랠리카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2년에서 3년 내로 WRC에서 쌓은 기술력이 담긴 고성능 모델이 출시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각별히 비밀리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정의선 부회장이 이 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의 WRC 출전을 직접 결정하기도 했으며, 유럽에서 WRC를 관람하기도 하며 현대차 모터스포츠법인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그동안 고성능 모델은 현대차에 있어서 미지의 영역이었다. 경험이나 기술력 모두 부족했다. 판매가 목적이 아닌 이미지 리더를 계획할 여유도 없었다. 물론 현재도 녹록하진 않다. WRC 참가는 물론 고성능 모델 개발에 내부적인 걸림돌도 많았다. 이젠 그 모든 불신을 제품으로 뒤엎을 시점이다. 소비자들은 물론, 보수적인 내부 경영진의 기대를 넘어서는 신차로 이미지 반전을 노려야 한다. 나아가 마니아들까지 생겨날 정도의 상품성을 가졌다면 현대차의 이미지는 지금보다 몇배는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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