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촬영'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X1' 등장…실제 도로와 똑같네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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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1.17 11:37
'항공촬영'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X1' 등장…실제 도로와 똑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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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을 봐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번 골목인지 다음 골목인지, 몇번째 갈래길로 가라는건지... 예전에는 '길치'로 놀림받았는데 요즘은 내비게이션을 제대로 못따라가 '내치'소리까지 듣는다.

하지만 다행히도 기술발전은 눈부셔서 이제는 모든 운전자가 큰 고민 없이 길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실제 항공촬영을 통해 만든 3D 내비게이션이 나왔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새 계기가 된 듯 하다. 

▲ 아이나비 익스트림 에어 3D

◆ 숨가쁜 자동차 내비게이션의 역사

민간이 GPS 위성 정보를 사용할 수 있게 된건 그리 오래지 않았다. 

최초의 내비게이션은 1981년 혼다에서 개발한 '일렉트로 자이로케이터(Electro Gyrocator)'로, 기계에 A5 크기의 지도 필름을 집어넣으면 현재 위치를 불빛으로 보여주는 원시적인 장비였다. GPS를 사용할 수 없으니 운전자가 현재 위치를 찍으면 나침반과 자이로를 이용해 상대적인 위치를 대략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이었다.  

▲ 최초의 내비게이션인 혼다 일렉트로 자이로케이터

국내에서도 1997년 현대 오토넷이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만들었지만, 구형 2D 지도가 사용됐고, 품질이 떨어져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그러나 2007년부터 다양한 거치형 제품들이 출시되며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고, 전자 지도도 2D에서부터 3D, 항공촬영 3D로 발전했다. 

▲ 2004년 출시된 PDA 내비게이션용 2D 지도

2004년 나온 휴대용 내비게이션 전용 단말기에는 초기형 2D 전자 지도가 사용됐다. 이 지도는 작은 PDA 화면으로 최적화된 길을 알려주기 위해 색상으로 도로를 구분하고 조그만 픽셀 형태로 정보를 전달했는데, 단순한 길안내 및 감시카메라 정보 파악 등을 하는 수준에 그쳤다.

▲ 2D 지도는 건물 등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2.5D로 발전했다

이후 2D 전자 지도는 일부 건물은 육면체 형태로 들어가고, 주요 건물에는 랜드마크와 같은 상징을 사용하는 등 디테일을 살리는 방식으로 개선됐다. 또, 표현할 수 있는 건물 수가 많아지고, 입체감을 향상시킨 2.5D도 나왔다. 

▲ 2008년 등장한 3D 전자 지도. 단순 처리하던 건물들이 3D 그래픽으로 표현됐다

2008년 나온 3D 전자 지도는 길안내뿐 아니라 건물 및 랜드마크를 3차원 입체 영상으로 표현했다. 2D의 경우 점, 선, 면으로 만든 지도에 기호나 상징 등으로 공간을 압축하는 수준이었지만, 3D는 도로와 산, 언덕 등 도로 주변의 지형지물까지 높낮이를 사실적으로 표현해 현실감을 높였다. 

▲ 위성지도

2012년에는 인공위성과 항공기로 촬영한 2D 지도도 나왔다. 위성에 탑재된 센서로 지형 데이터를 얻고, 항공기로 근접촬영한 다음 이를 최적해 내비게이션용 전자 지도로 만든 것이다. 인공위성을 사용한 지도의 경우 고도 700km에서 촬영돼 건물을 위에서 내려다본 사진만 나오기 때문에 세부적인 정보를 표현하는 데는 부족한데, 이를 항공촬영으로 보완한 것이다. 

◆ 내비게이션 지도, 이제 실사 항공촬영의 시대

▲ 항공촬영 실사 지도인 아이나비 익스트림 에어 3D

최근 내비게이션 지도는 위성과 항공기를 이용한 3D 지도까지 발전했다. 팅크웨어에서는 다음달 항공촬영 기법을 사용한 3D 지도인 '익스트림 에어 3D(Extreme AIR 3D)'가 탑재된 아이나비 X1을 출시한다. 다소 허술해 보였던 2D 그래픽 시대에서 불과 10년 만의 일이다. 

아이나비 X1에 탑재된 익스트림 에어 3D는 지금까지 나온 내비게이션 지도 중 가장 현실에 가깝다. 단순히 그래픽으로 만든 가상의 지도가 아니라, 항공촬영을 통해 운전자가 눈으로 직접 도로를 보는 것처럼 주변 환경을 똑같이 재현한 것이다. 

▲ 아이나비 익스트림 에어 3D 지도가 탑재된 아이나비 X1 내비게이션
▲ 아이나비 익스트림 에어 3D 지도가 탑재된 아이나비 X1 내비게이션

실제로, 아이나비 X1을 이용해 주행해보니, 여느 때보다 수월하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기존 3D 지도의 경우 인위적인 그래픽이 다소 억지스러운 느낌이었는데, 익스트림 에어 3D에는 실제 도로가 그대로 펼쳐졌다. 익숙함에 마음이 안정되니 길 찾기도 편해 복잡한 골목에서도 머뭇거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운전할 수 있었다.

특히, 길 안내에 필요한 안내 포인트들은 강조하고, 사람과 나무, 가로등처럼 불필요한 요소들은 제거해 초보운전자나 길치·내치, 처음 가는 곳이나 어두운 야간 주행 등 다양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될 듯했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인공위성과 항공기를 이용해 내비게이션 지도를 만드는 곳은 팅크웨어가 유일하다"면서 "다른 업체들은 자동차를 이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그래픽으로 3D 지도를 만드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 항공촬영에 사용되는 경비행기

팅크웨어에 따르면 아이나비 익스트림 에어 3D는 비행기에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해 2000m에서 지형지물을 직접 촬영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지도 제작에 사용되는 비행기는 14명 정도 탈 수 있는 수준의 경비행기로, 바닥을 개조해 카메라를 고정시킨 상태로 사진을 찍는다. 특히, 2억 화소에 달하는 고정밀 카메라를 장착해 각 화소마다 정확한 좌표를 넣을 수 있게 제작됐다. 지금까지 나온 내비게이션 지도 중 가장 정밀하게 실제 도로 환경을 반영했다는게 업체측 설명이다. 

아이나비 익스트림 에어 3D를 만드는 데는 4만여장의 항공사진이 들어갔다. 각 사진은 지상 2㎢의 연적을 커버하며, 이어지는 사진들이 70% 이상 겹치도록 중복 촬영됐다. 기존 지도에서는 표현할 수 없었던 색감과 지형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으며, 지상의 10㎝ 크기의 작은 물체까지 알아볼 수 있도록 촬영돼 내비게이션 화면과 실제 도로를 비교하면서 정확한 주행을 할 수 있다.

▲ 무려 2억화소에 달하는 고정밀 카메라가 장착됐다

촬영한 2D 사진은 3D로 만들어지며, 삼각측량을 이용해 지형지물을 정확한 형태로 구현하고, 겹치는 부분의 투명도를 조절해 연속적인 입체감을 준다. 또, 사진 특성상 주변부로 갈수록 거리감이 달라지는 왜곡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아 어느 지점에서나 동일한 축척을 유지하도록 돼 있다. 특히, 사람이나 자동차, 가로수 등이 길안내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는 작업이 수행되는 등 복잡한 과정이 더해졌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항공촬영 3D 지도 내비게이션을 선보이기 위해 항공기를 수십번 이륙시켰다"면서 "익스트림 에어 3D가 탑재된 내비게이션을 통해 항공지도 보급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 밝혔다. 

◆ 항공촬영 3D 지도, 어떻게 만들어지나 

항공촬영 3D 지도는 위성영상과 항공영상 등 2가지를 이용해 만든다. 위성지도는 탑재된 센서로, 항공지도는 경비행기로 촬영한 영상을 활용한다. 항공 촬영의 경우 지표를 3차원으로 관측할 수 있는 사진측량방식이 사용되는데, 날씨에 따라 1년에 2~3개월만 촬영할 수 있다. 

촬영된 이미지는 지역별로 분류한 다음 사진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왜곡을 보정해 축적값을 유지한다. 또, 그림자와 같은 음영을 복원하고, 지도의 판독이 쉽도록 색상을 조정한다. 

▲ 아이나비 위성 지도에 사용되는 인공위성 Landsat 7호

다음으로는 지도에 좌푯값을 준다. 현장조사로 수집한 도로, 건물 등의 정보를 지도에 넣는 작업이다. GPS수신기를 장착한 특수차량으로 도로나 교차로를 비롯해 일방통행, 차선, 도로 폭 등 새롭게 변한 정보를 수집하고, 신규 데이터와 오류를 수정해 적용한다.

위성과 비행기로 촬영한 원본 사진을 작은 용량의 메모리에 담아내는 것도 기술이다. 위성사진의 경우 용량이 2TB(테라바이트)에 달하며, 특히 항공사진의 경우 고화질 사진이 4만장에 달해 완성된 전체 지도는 작은 격자형 타일 이미지 형태로 자르고, 주행에 필요한 부분만 불러내는 방법이 사용된다. 또, 복잡한 도시는 압축을 줄여 품질을 높이고, 바다와 산림, 농경지 등은 압축을 높이기도 한다.

애플지도나 구글어스 등 최근 지도의 흐름은 공간을 단순히 축약하는 전통적인 방법에서 탈피해 현실세계를 그대로 표현해주는 실사 방식으로 바뀌었다. 내비게이션 지도 역시 2012년 아이나비 'K11 에어' 등을 시작으로 항공기로 직접 찍은 실사 시대로 변하고 있다. 팅크웨어에 따르면 이미 매립내비게이션 판매량 중 항공지도 모델의 비중이 43%를 차지하는 할 정도다.

수십년간 안고 살아온 불치병인 '길치','내치'가 마침내 극복될 수 있을것 같아 이 제품의 등장이 무척이나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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