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서 '연비과장'으로 1000억원 상당 배상금 폭탄
  • 김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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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1.04 15:39
현대차, 美서 '연비과장'으로 1000억원 상당 배상금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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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기아차의 미국 연비. 미국에선 갤런당 마일 개념의 MPG로 연비를 표기한다. 국내의 연비의 경우 1리터당 갈 수 있는 거리(km)를 의미하듯, MPG는 연료 1갤런당 몇 마일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나를 나타낸다. 1갤런은 약 3.7리터에 해당하며, 1마일은 약 1.6km다. 이에 따라, 31MPG를 국내 표기법으로 단순 환산할 경우, 리터당 약 13.3km의 연비가 계산된다.

3일(현지시간),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발생한 '연비과장' 논란과 관련해 3억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1억 달러(약 1079억7000만원)의 벌금을 내기로 미국 환경청(EPA)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5680만 달러(약 613억2696만원), 기아차는 4320만 달러(약466억4304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는 미국 법무부와 환경청이 지난 2012년 11월 연비를 부풀려 표기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접수해 약 2년에 걸친 조사 실시 결과로, 미국 청정대기법(Clean Air Act) 관련 최대규모의 벌금이 부과된 사례다.

또, 미국 당국은 현대기아차가 소비자에게 제대로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대기오염방지법 기준을 초과한 온실가스를 배출했다고 밝히며, 온실가스 규제 차원에서 적립한 포인트 중 2억 달러(2159억8000만원) 규모에 해당하는 475만점을 삭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270만점, 205만점씩 삭감됐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측은 온실가스 적립 포인트가 차감되는 것으로 인해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이미 충분한 점수를 확보하고 있어 이번 조치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 현대차 엑센트 2013년형

천문학적인 규모의 벌금 부과 합의에 따라 미국에서 현대기아차가 판매한 약 120만대 차량 대부분의 연비가 갤런당 1~2마일씩 하향되며, 기아차 쏘울은 갤런당 6마일이 떨어진다.

미국 당국 발표에 따르면, 연비가 과장된 차종은 현대차의 경우, 엑센트(2012~2013년형), 엘란트라(2011~2013년형), 벨로스터(2012~2013년형), 쏘나타 하이브리드(2011~2013년형), 아제라(2012~2013년형), 제네시스(2012~2013년형), 투싼ix(2012년형), 싼타페 스포트(2013년형) 등이며, 기아차는 리오(2012~2013년형), 쏘울(2012~2013년형), 옵티마 하이브리드(2011~2012년형), 스포티지(2012~2013년형), 쏘렌토(2012~2013년형) 등으로 나타났다.

▲ 기아차 쏘울 2013년형. 미국 기준 연비가 6마일이나 하향 조정된다. 이번엔 교황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

미국 환경청은 해당 모델들과 관련해 현대기아차가 자체 연비 측정시 기준에 맞는 평균 온도와 타이어 조건이 아닌 모델별 최적화된 조건을 설정해 테스트를 진행했고, 측정 결과값도 평균치가 아닌 가장 유리한 수치를 채택하는 식으로 연비를 부풀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와 관련해 미 당국 관계자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과는 미국 정부가 법을 지키지 않은 기업들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다"고 밝히며, 위법 행위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당국의 권고에 따라 연비 인증시스템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에 자발적으로 5천만 달러(약 533억3500만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현대기아차는 연비 조작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집단소송을 당했으며, 이와 관련해 작년 12월, 소비자들에게 총 3억9500만달러의 보상비를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 기아차 스포티지 2013년형
▲ 현대차 싼타페 스포트 2013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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