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7, SM7, 알페온…이들이 그랜저 판매량을 따라잡기란 도저히 불가능해 보인다. 상품성을 개선한 연식 변경 모델과 실내외 디자인을 변경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해도, 그랜저는 커녕 고급 수입차보다도 판매량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 2014년 9월 국산 준대형차 판매량 및 점유율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산 준대형차 판매량은 8765대로, 전년(7885) 대비 11.2% 증가했다. 이 중 현대차 그랜저는 6210대(9.9%↑)로 70.8%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그랜저는 올해 1~9월까지 총 6만6027대가 판매돼 현대차 쏘나타(8만414대)와 기아차 모닝(6만7745대)에 이어 베스트셀링카 3위를 달릴 정도로 높인 인기를 모았다. 시장 점유율은 74.3%로, 9월보다 3.5%p 더 높다.

▲ 현대차 그랜저

반면, 기아차 K7과 르노삼성 SM7, 한국GM 알페온은 모두 저조했다. K7의 경우 17.3%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2%나 떨어졌다. SM7와 알페온은 86.7~93.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판매량(465~577대)과 점유율(5.3~6.6%)은 그랜저의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이 세 모델은 고급 수입차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보다도 적게 팔렸다. E클래스는 지난달 총 1683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1513대의 K7은 물론, SM7(577대)와 알페온(465대)보다 3배가량 많은 수치다. 게다가 SM7과 알페온의 판매량은 E클래스 중 하나의 트림인 E220 CDI(610대)보다도 적었다.

▲ 르노삼성 SM7

SM7의 경우 지난달 2일 실내외 디자인과 안전·편의사양을 개선한 노바(Nova) 모델을 출시했지만,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SM7 노바는 9월 한 달간 577대가 판매돼 전년(309대) 대비 86.7% 늘었지만, 판매량 자체가 워낙 적어 신차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말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SM7의 올해 9월까지 판매량은 2907대로, 월평균 323대 수준이다.

▲ 한국GM 알페온

알페온 역시 8월 말 2015년형 모델을 출시해 전년(240대) 대비 93.8% 늘어난 465대를 판매됐지만, 그 수가 많지 않다. 알페온의 1~9월 판매량은 3658대로, 월평균 406대다.

▲ 기아차 K7

K7도 7월에 2015년형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했지만, 판매량은 오히려 줄었다. K7은 9월까지 판매량은 1만6267대로, 월평균 1808대 수준이다.

▲ 국산 준대형차 제원 비교표

업계 한 전문가는 "SM7과 알페온은 르노삼성과 한국GM의 플래그십 모델로, 저조한 판매량은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단순한 디자인·사양 변화로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랜저의 경우 베스트셀링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와 디젤 라인업 추가 및 연식 변경을 통한 상품성 개선 등 가장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높은 판매량·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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