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기아차의 몇몇 신차가 큰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시장엔 오히려 활기가 돈다.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이 하락할 수록 다른 브랜드로선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자동차시장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에서 다른 브랜드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실제 시장에서는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4.1% 하락한 가운데, 다른 브랜드들이 이를 사이좋게 나눠갖는 형국이다.
◆ 현대기아차 점유율 4.1% 하락…절반 이상은 수입차로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총 102만3206대로, 전년(95만5467대) 대비 7.1% 증가했다(상용차 제외).
이 중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66만7122대로, 전년(66만1189대) 대비 0.9% 늘었지만, 점유율은 전년(69.3%)보다 4.1%나 감소한 65.2%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3.5% 늘었지만, 기아차가 2.3% 줄어든 탓에 업계 평균 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 신형 쏘나타의 부진과 기아차 승용 라인업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줄어든 현대기아차 점유율의 절반 이상은 수입차의 몫이었다. 작년 12.1%에 불과했던 수입차 점유율은 14.3%로 2.2%나 늘었다. 이밖에 한국GM은 9.6%에서 10.5%, 르노삼성은 4.3%에서 5.2%로 각각 0.9%씩 가져갔다. 다만, 쌍용차는 4.7%에서 4.8%로 0.1%를 늘리는데 그쳤다.
◆ 브랜드별 실적, 기아차만 감소…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기회를 잡아라'
현대차는 1~9월 판매량은 37만5320대로, 전년(36만2476대) 대비 3.5% 늘었다. 그러나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신형 쏘나타의 신차 효과가 예상보다 저조해 4월 39.4%의 점유율이 9월 33.2%로 5개월 연속 하락했기 때문이다. 승용 모델은 27만3131대로 4.1%, RV 모델은 10만2189대로 2.1%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은 36.7%로 1.3% 감소했다.
기아차는 전년(29만8713대)보다 2.3% 줄어든 29만1802대를 판매했다. 승용 모델은 18만9162대로 9.3% 줄었지만, RV 모델(10만2640대)이 14% 늘어 전체적인 하락폭은 줄일 수 있었다. 점유율은 31.3%에서 28.5%로 2.8% 감소했다. 그러나 6월 신형 카니발에 이어 8월 쏘렌토를 출시하면서 점유율이 3달 연속 상승하는 등 희망이 보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년 판매를 돌파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한국GM은 10만6996대로, 전년(9만2099대) 대비 16.2% 증가했다. 차종별로는 스파크(4만4521대)와 크루즈(1만3687대)가 여전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디젤 모델을 추가한 말리부가 1만3721대로 무려 78.7%나 늘었다. 또, 올란도(1만3965대)와 트랙스(7443대), 캡티바(6852대) 등 RV 모델 판매량도 29.2%나 증가했다.
르노삼성은 전년(4만1450대) 대비 29.6% 늘어난 5만3712대를 판매했다. 주력 차종인 SM5의 경우 디젤 모델을 추가했음에도 1만8323대로 18.1% 줄어들었다. 그러나 SM3가 1만5391대로 16.3% 늘고, QM5도 6982대로 99.3% 증가했다. QM3는 9923대가 판매됐는데, 르노삼성의 월별 실적은 QM3 판매량에 따라 들쭉날쭉해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
쌍용차는 4만9532대로 전년(44644대)보다 11% 증가했지만, 점유율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판매 차종이 그리 많지 않아 신차가 출시되지 않는 이상 판매량을 늘릴 방법이 마땅히 없다는 분석이다. 승용 모델은 체어맨H와 W를 포함해 1934대가 판매돼 17.4% 감소했다. RV 모델은 코란도C와 렉스턴W, 코란도스포츠 등이 4만810대 팔려 18.7% 늘었다. MPV 모델인 코란도투리스모는 6770대로 14.5% 줄었다.
◆ 국산차 베스트셀링카 1위는?
올해 1~9월 국산차 베스트셀링카는 총 8만414대 판매된 현대차 쏘나타였다. 지난 3월말 출시된 LF쏘나타는 6개월 만에 4만7976대가 판매됐으며, YF쏘나타도 3만2438대나 팔렸다.
다음으로는 6만7745대의 기아차 모닝이 2위를 차지으며, 현대차 그랜저(6만6027대)와 현대차 아반떼(6만5075대)가 바짝 뒤쫓았다. 현대차 싼타페는 5만9942대로, SUV 중 가장 많이 판매됐다.
이밖에 한국GM 스파크가 4만4521대 판매돼 현대기아차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TOP10에 이름을 올렸으며, 기아차 스포티지R(3만7499대)와 기아차 K5(3만5971대), 기아차 K3(3만4613대), 현대차 투싼ix(3만2067대) 순으로 나타났다.
◆ 수입차 시장 점유율, '독일차=현대기아차?'…어떤 차가 많이 팔렸나
수입차는 올해 9월까지 총 14만5844대가 판매돼 전년(11만6085대) 대비 25.6% 증가했지만,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 독일 빅4가 70%에 달하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해 독일차 쏠림 현상이 더욱 굳어졌다.
BMW는 3만137대로 20.7%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메르세데스-벤츠(2만6596대, 18.3%)와 폭스바겐(2만3326대, 16%), 아우디(2만1507대, 14.8%)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반면, 재규어와 랜드로버, 푸조와 시트로엥 등 비 독일 유럽 브랜드 점유율은 9.3%였으며, 도요타와 닛산 등 일본 브랜드는 12.6%, 포드와 캐딜락 등 미국 브랜드는 8.2%로 매우 낮았다.
수입차 베스트셀링카는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으로 6255대가 판매됐으며, 메르세데스-벤츠 E220 CDI(4830대)와 BMW 520d(4713대)가 뒤를 이었다.
이밖에 폭스바겐 골프 2.0 TDI 3665대, 아우디 A6 3.0 TDI 콰트로 3453대, 아우디 A6 2.0 TDI 3359대, 메르세데스-벤츠 E250 CDI 4매틱 3143대, 렉서스 ES300h 3060대,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 3039대, BMW 520d x드라이브 2902대 등이 판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