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르노삼성차 SM7 노바, “차별성이 곧 생명”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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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9.04 22:55
[시승기] 르노삼성차 SM7 노바, “차별성이 곧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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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는 줄곧 차별성에 대해 강조했다. 마치 경쟁 차종과 비교되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듯 했다. 실제로 SM7의 포지션은 유별나다. 르노삼성차에선 가장 크고 비싼 플래그십 모델이지만 현대차나 기아차와 비교하면 중상급 정도 모델이다. 르노삼성차의 라인업이 다양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심사숙고한 모습이 엿보이고, 경쟁 모델이 갖지 못한 몇가지 장점도 두드러진다.

 

부산과 포항 인근에서 르노삼성차의 대들보, SM7 노바를 시승했다. 시승한 모델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4.8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VQ25 RE로 가격은 3490만원이다. SM7 노바의 판매가격은 3040만원부터 3870만원까지다.

◆ 패밀리룩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르노삼성은 기존 SM7의 판매 저조 원인을 묻는 질문에 "절대 디자인 때문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이번 SM7 노바는 디자인 변경된 핵심인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판매 부진의 이유가 디자인이 아닌데, 디자인만 변경한 모델을 내놓았다니 조금 아이러니하다.

 

디자인 변경은 한정적으로 진행됐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등이 중점적으로 변경됐다. 르노 디자인에서 유래한 르노삼성차만의 패밀리룩이 적절하게 녹아들었다. 르노삼성차가 연이어 내놓은 ‘네오’ 시리즈부터 이번 ‘노바’까지 점점 디자인 완성도는 높아지고 있다. 불륨감 넘치는 보닛이나 범퍼 하단에 적용된 LED 주간주행등, 새로운 휠 디자인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르노삼성차의 디자인 역량이 부쩍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실내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됐다. 독특한 위치와 디자인을 자랑하는 패들시프트나, 스티어링휠 뒷편에 붙은 엔터테인먼트 조절 노브 등도 여전하다.

 

최근 대형차들은 실내를 넓게 보이기 위한 수평구조의 디자인이 유행인데, SM7 노바에는 고려되지 않았다. 준중형차의 레이아웃과 그리 다르지 않다. 보조석에 앉으면 대시보드가 썰렁하다고 느껴진다. 간단한 장식이라도 적용하면 밋밋함을 없앨 수 있겠다. 조금 과장스러운 실내 디자인을 적용해서라도 고급스러움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 차별화된 뒷좌석 공간, 대형 세단의 면모

크게 변경된 것은 없지만 SM7의 실내 공간은 애초부터 부족함이 없었다. 또 경쟁모델에 비해 가장 차별화된 부분 중 하나였다. 특히 플래그십 모델에 걸맞게 꾸며진 뒷좌석 공간은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다.

SM7 노바의 차체 크기는 현대차 제네시스와 비슷하고 실내 공간을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는 쏘나타와 비슷하다. 휠베이스가 긴 편은 아니지만 실내 공간은 결코 좁지 않다. 시트 배치와 등받이 각도 등이 최적화됐다. 특히 뒷좌석 공간은 시트가 움직여지는 등 최고급 세단에서나 볼 법한 사양이 적용됐다. 

 

시승차는 2.5리터 V6 엔진이 적용된 중간급 모델임에도 뒷좌석에는 앞좌석 시트를 조절하거나, 뒷좌석 시트 방석을 앞으로 밀고 등받이를 기울여 편안한 자세를 만들어주는 편의사양을 갖췄다. 방석을 놔두고 등받이만 뒤로 기울어지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 경우 트렁크 공간을 침범하게 된다. 경쟁차종은 레그룸이 지나치게 넓어 공간이 버려지는 경우도 있는데, SM7은 단순히 실내 공간이 넓은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셈이다. 

 

외관 디자인 변화와 함께 주목되는 부분은 와이파이를 통해 스마트폰의 화면을 모니터로 전송할 수 있는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 동영상, 음악 등 이용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하지만 아직 어플리케이션의 완성도는 그리 높지 않고, 안드로이드가 아닌 iOS 운영체제에서는 제약이 많다. 그래도 최근엔 구글 카플레이라든지 여러 미러링 시스템이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고, 르노삼성차의 시도는 경쟁 브랜드를 자극하기 충분하다.

◆ 기존 SM7의 장점은 고스란히 남았다

파워트레인에서는 르노삼성차의 고집이 느껴진다. V6 엔진은 자존심과도 같다. 효율성이나 경제성보단 V6 엔진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르노삼성차는 설명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는 효율성이 강조된 우수한 엔진이 여럿 있다. 또 디젤 엔진 라인업은 더 풍족하다. 그럼에도 오래된 VQ V6 엔진을 사용하는덴 다 이유가 있다.

 

VQ V6 엔진은 여전히 쌩쌩하다. 현대차의 엔진들과는 분명 성질이 다르다. V6 특유의 매끄러운 회전질감은 4기통 엔진에선 좀체 느끼기 힘들다. 한없이 조용하고 부드러운 모습을 보이다가도, 때에 따라 앙칼진 목소리를 낸다. 엔진회전수를 높이면 또 다른 모습이다. 고회전에 능한 VQ 엔진은 경쾌하게 차를 이끈다. 출력에 대한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VQ 엔진에 대한 오랜 연구를 통해 출력을 어떻게 쓰느냐에 대한 충분한 노하우가 쌓여서다.

 

엔진이나 변속기, 서스펜션의 변화는 없다. 기존 SM7과 동일하다. 2011년 처음 올뉴 SM7을 탔을때 느꼈던 장단점은 여전했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정숙성은 단연 돋보인다. 엔진이나 변속기의 세팅 또한 평온하다. 마치 CVT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변속이 부드럽고, 소리없이 단수를 높인다. 반응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충분히 수긍할 수 있을 정도다.

서스펜션에 대해선, 차체 밸런스에 대해서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나뉜다. 너무 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압력 감응형 댐퍼(Dual Flow Damper, DFD)가 적용된 서스펜션은 상황에 따라 단단함을 조절한다. 그래서 코너에서는 차체의 롤링을 최소화한다. 요철이나 불규칙한 노면을 지날때도 최적을 승차감을 제공하기 위해 스프링과 댐퍼는 바삐 움직인다.

 

울렁거린다고 느껴지는 것은 서스펜션보단 차체 밸런스를 탓해야 한다. 긴 차체에 비해 유독 부족한 휠베이스 때문에 앞뒤 흔들림이 적지 않다. 잔진동이 금세 사라지지 않는 점은 르노삼성차가 풀어야 할 숙제다. 

 

또 허공에서 돌리는 듯한 스티어링의 반응도 아쉽다. 꽤 단단한 하체와 탄력적인 서스펜션을 갖추고도 스티어링의 느낌을 잘 살리지 못한 점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 '르노' 자동차인 QM3를 타보면 그 차이를 명확하게 느낄 수 있다. 쫀쫀한 핸들링으로 일가견이 있는 프랑스차의 역량을 더 효과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 유혹에 약한 소비자를 잡아라

SM7는 꽤 잘 팔리던 차였다. 1세대 SM7은 2004년부터 2011년 7월까지 약 12만대가 판매됐다. 매년 1만대를 훌쩍 넘는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1년 8월 올 뉴 SM7 출시 이후 판매는 절반 이상으로 곤두박질쳤다.

르노삼성차 박동훈 부사장은 “신차의 상품성이 떨어졌다기 보단, 당시엔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여러 가지 문제가 겹쳐서 신차가 빛을 보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르노삼성차가 소비자들의 빠른 취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분석된다. SM7이 처음 출시됐을 때만 해도, 준대형 세단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는 많았지만 대안이 많진 않았다. 하지만 경쟁 브랜드는 점차 세그먼트를 세분화시키고 다양한 대형 세단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또 수입차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현재는 독일 브랜드의 중형 세단을 3천만원 중반에 살 수 있는 상황까지 왔다. 여기에 비용을 조금만 더 보태면 미국 브랜드의 대형차까지 고려할 수 있다.

르노삼성차가 강조하는 SM7 노바의 차별성이 갖가지 유혹이 즐비한 준대형차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얼마나 붙들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또 최근 다양한 신차를 내놓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르노삼성차의 분위기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 장점

1. 부드러운 주행 감각과 정숙성

2. V6 엔진의 우월함 “플래그십에 4기통은 고려하지 않겠다”

3. 스마트 미러링, 어라운드 뷰, 어댑티브 하이빔 등의 편의사양

* 단점

1. 경쟁 모델이 너무 많다

2. 경쟁 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감과 소재 질감이 뒤떨어진다

3. 프랑스 브랜드는 대형차 경험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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