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내수 '빨간불', 점유율 6.2% 폭락…수입차 방어 어려워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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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9.04 16:26
현대기아차 내수 '빨간불', 점유율 6.2% 폭락…수입차 방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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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70%대를 굳건히 유지했던 내수시장 점유율이 불과 2년 만에 6.2%나 떨어졌다. 야심 차게 출시한 신차의 효과가 예전만 못한 데다가, 급증하는 수입차를 방어할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분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총 91만1345대로, 전년(85만6896대) 대비 6.35% 증가했다(상용차 제외). 

▲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변동표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 등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국산차 브랜드와 수입차 판매량은 모두 증가했다. 한국GM은 9만4973대로 18%, 르노삼성은 4만7758대로 30.9%, 쌍용차는 4만4420대로 10.5% 늘었다. 수입차 역시 올해 8월까지 12만8817대를 판매해 전년(10만3417대) 대비 26.6% 성장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59만5344대로 전년(59만6310대) 대비 0.12%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는 작년 말부터 신형 제네시스를 비롯해 K7·그랜저 하이브리드, K3 디젤, 신형 쏘나타, 신형 카니발, 신형 쏘렌토 등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며 점유율 회복을 노렸지만, 실적을 반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현대기아차 신차 판매 변동표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올해 들어 65.4%까지 하락했다. 현대기아차는 2012년 71.6%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작년 68.7%로 2.9% 내려간 데 이어 올해는 65.4%로 3.3%가 더 떨어졌다. 

현대기아차의 줄어든 점유율은 대부분이 국산 브랜드가 아니라 수입차에 쏠렸다. 현대기아차 점유율이 2.9% 떨어진 작년, 수입차는 2% 올랐다. 3.3% 하락한 올해에도 수입차는 2.1%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줄어든 점유율을 수입차가 가져갔다기 보다, 수입차 점유율이 늘며 현대기아차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특히, 고급차와 디젤차 등 현대기아차에 취약한 차급에서는 이미 상당 부분 잠식이 진행된 상황이어서 앞으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4000만원 이상 고급차 판매량

실제로 모터그래프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 판매되는 4000만원 이상 고급차 중 수입차 점유율은 70%에 달했다(2014 1~6월). 또, 수입차 전체 판매량 중 디젤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모았다.

▲ 2014년 1~8월 브랜드별 시장 점유율 변동표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이 낮아진 이유는 기아차 탓이 크다. 기아차는 올해 25만7159가 판매돼 전년(26만9894대) 대비 4.7% 줄어 전체적인 점유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 

기아차의 경우 RV 모델 판매량은 8만6132대로 5% 증가했지만, 승용 모델 판매량이 17만1027대로 8.9% 줄었다. 모델별 판매량도 레이와 스포티지R, 모하비를 제외한 전 차종의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총체적인 부진을 겪었다. 

▲ 기아차 신형 카니발

특히, 기아차를 대표하는 세단 라인업인 K시리즈(3·5·7·9)가 8만1805대 판매돼 전년(9만8221대) 대비 16.7% 하락했다. 새롭게 출시된 신형 카니발 역시 7월 8740대가 판매돼 기아차 실적을 반등시키는 듯했으나 8월에는 파업, 영업일수부족, 물량부족 등의 이유로 4841대로 떨어졌다. 기아차의 올해 시장 점유율은 28.2%다.  

▲ 현대차 아슬란

현대차는 33만8185대로 전년(32만6416대)보다 3.6% 늘었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승용 모델 판매량은 24만4630대로 4% 증가했지만, 쏘나타와 제네시스를 제외한 전 차종의 판매량은 줄었다. 게다가 최근 출시된 신형 쏘나타·제네시스 역시 신차 효과가 끝난 듯 판매량이 점점 줄고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의 실적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RV 모델 역시 9만3555대로 2.6% 늘었지만, 그 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현대차의 점유율은 37.2%다.

▲ 한국GM 쉐보레 말리부 디젤

한국GM은 전 차종의 판매량이 모두 증가해 전년(8만464대) 대비 18% 늘어난 9만4973대를 판매했다. 경차 스파크는 4만329대로 여전히 베스트셀링카 TOP10에 들어갈 정도로 꾸준히 팔렸고, 기아차 카렌스와의 MPV 경쟁에서 승리한 올란도도 1만2400대로 34.9% 늘었다. 특히, 디젤 모델을 추가한 말리부는 1만1341대로 판매량이 63.6%나 뛰어올랐으며, 크루즈도 1만2184대로 12.4% 증가했다. 작년 10.1%의 점유율도 10.4%로 소폭 증가했다. 

▲ 르노삼성 QM3

르노삼성 역시 SM5를 제외한 전 차종의 판매량이 늘어 전년(3만6493대) 대비 30.9% 증가한 4만7758대를 판매했다. 점유율도 4.65%에서 5.15%로 늘었다. 다만, 르노삼성의 성장률은 수입 모델인 QM3(9204대)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아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낮고, 디젤 모델을 추가했음에도 SM5(1만5809대)의 판매량이 더욱 줄어들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또, 최근 SM7 노바를 출시했지만, 판매량 자체가 워낙 적어(2330대) 실적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 쌍용차 코란도 스포츠

쌍용차는 전년(4만212대)보다 10.5% 증가한 4만4420대를 판매했지만, 성장률은 점차 정체되고 있는 분위기다. 쌍용차는 1월 5445대를 시작으로 4월에는 6010대까지 판매했지만, 5·6월에는 5157~5271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7월에는 6027대로 회복하는 듯했으나 8월에 다시 5158대로 내려갔다. 체어맨H·W 등 세단 판매량이 20%가량 줄었고, 코란도 투리스모도 16% 감소한 상황에서 코란도C와 렉스턴W, 코란도 스포츠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 독일 빅4(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수입차는 올해 8월까지 12만8817대를 판매해 전년(10만3417대) 대비 24.6% 증가했다. 2012년 10.1%였던 시장 점유율도 2년 만에 14.2%로 껑충 뛰어올랐다. 다만, 국내 수입차 시장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빅4가 전체 70%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어 이들을 제외한 다른 브랜드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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