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올해 하반기에 신차 아슬란을 출시한다. 이 차는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급 모델로, 현대차는 아슬란을 통해 최근 늘어나는 수입차에 대응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아슬란은 현대차가 2011년 3월 벨로스터 이후 3년여 만에 들고 나온 완전 신차로, 지난 4월 열린 '2014 부산모터쇼'에서 프로젝트명 AG로 외관 디자인이 공개되며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그랜저와 제네시스 판매량이 높은 상황에서 중간급 모델인 AG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당시 현대차 관계자는 "AG를 통해 고급 세단을 희망하는 고객들의 선택 폭을 넓히는 동시에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개발 단계부터 차명 선정에 이르기까지 면밀한 시장분석과 고객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모델인 만큼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슬란은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 모델이지만 플랫폼은 그랜저와 공유한다. 후륜구동을 기본으로 하는 제네시스와 달리 아슬란은 그랜저처럼 전륜구동 세단 모델이기 때문이다. 차체 크기 역시 길이 4960mm, 너비 1860mm, 높이 1470mm로, 제네시스(4990×1890×1480)보다는 2015년형 그랜저(4920×1860×1470)에 가깝다.
그러나 외관 디자인은 플루이딕 스컬프쳐 1.0이 사용된 그랜저와 달리 플루이딕 스컬프쳐 2.0이 적용돼 제네시스처럼 간결하고 정제된 인상을 준다. 특히, 앞으로 쏟아질 듯한 볼륨감 넘치는 보닛을 커다란 세로 그릴이 든든하게 받쳐주며, 날렵한 모양의 헤드램프가 포인트를 살려줬다.
실내 역시 중장년층을 주요 구매 타겟으로 하는 만큼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도록 만들어졌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최대한 간결하게 만들어 실내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줬으며, 각종 버튼의 크기와 배치 등도 인체공학적 설계를 적용해 만들었다. 또, 고급 나파 가죽 시트를 기본으로 적용했으며, 센터페시아와 스티어링휠, 기어 노브, 콘솔 등에 'U'형상의 은색 마감재를 사용해 통일감이 느껴지도록 했다. 여기에 그랜저를 뛰어넘어 제네시스급 안전·편의 사양이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아슬란은 그랜저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파워트레인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로써 현대차는 그랜저(2.4, 3.0), 아슬란(3.0, 3.3), 제네시스(3.3, 3.8), 에쿠스(3.8, 5.0)의 고배기량 엔진 라인업을 균형 있게 완성 시킬 수 있게 됐다.
아슬란에 탑재될 예정인 3.0리터급 GDI 엔진은 그랜저에 장착돼 최고출력 270마력, 최대토크 31.6kg·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복합 연비는 10.4km/l다. 제네시스에 사용된 3.3리터급 GDI 엔진은 282마력의 최고출력과 35.4kg·m의 최대토크를 내며, 복합 연비는 9.4km/l다.
다만, 일부에서는 최근 현대차가 실용 영역에서의 주행 성능을 높인다며 최고출력을 낮추고 있어 아슬란의 제원상 동력 성능은 그랜저(3.0)와 제네시스(3.3)보다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또, 아슬란의 무게가 그랜저보다 무거울 것이기 때문에 연비를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의 출력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아슬란의 복합 연비가 10km/l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는 아슬란의 가격을 4천만원대 초중반으로 책정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 역시 그랜저 3.0 최고급 모델(3875만원)과 제네시스 3.3 기본 모델(4660만원) 사이로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또, 트림과 옵션 사양에 따라 제네시스보다 비싼 모델이 나올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년에 걸친 국내 고급차 고객 대상 심층 조사를 통해 든든하면서도 편안한 승차감, 아늑하고 우아한 실내공간 등의 요구사항을 아슬란에 반영했다"면서 "수개월에 걸친 정밀 튜닝 및 승차감 테스트 등을 통해 최적의 승차감과 소음·진동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