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때까진 끝난게 아니다", 애스턴마틴 ‘라곤다’ 부활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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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29 14:26
"끝날때까진 끝난게 아니다", 애스턴마틴 ‘라곤다’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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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영국에서 열린 런던모터쇼에서 애스톤마틴은 전세계 자동차 마니아에게 관심과 혹평을 동시에 받았다. 유려한 디자인의 쿠페가 아닌 기괴한 세단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애스턴마틴의 부드러운 선과 고풍스런 느낌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이 세단에 많은 마니아들은 실망했다.

 

애스톤마틴의 정체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이 세단의 이름은 라곤다(Lagonda). 애스톤마틴이 인수한 회사 '라곤다'를 기리는 이름이었다. 5.2리터 V8 엔진은 최고출력 280마력의 빈약한 힘을 냈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8.8초에 달했다. 당시로선 혁신적인 LED 디스플레이, 터치 패드 등이 적용됐다. 하지만 기술력은 높지 않았고, 수많은 전자장비는 잦은 고장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애스턴마틴은 투자한 비용이 아까웠는지 각별한 애정이 있었는지 판매가 부진했던 라곤다를 꽤 오래 팔았다. 하지만 라곤다는 12년 동안 645대 판매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쓸쓸하게 사라졌다. 블룸버그는 라곤다를 가장 못생긴 차로 뽑았고, 타임즈는 최악의 차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런 애스턴마틴의 역사적인 실패작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애스턴마틴은 수년 전 라곤다 브랜드를 되살린다는 계획을 내놓더니 급기야 지난달 중동 시장을 겨냥해 제작한 라곤다 세단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며 최고급 세단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이 쯤 되면 오기로 보이거나 혹은 집념으로도 보인다. 라곤다 브랜드를 실패작으로 남기고 싶지 않다는 의미다. 

 

애스턴마틴 수석 디자이너 마렉라이크만은 “라곤다는 중동 시장을 겨냥한 최고급 세단”이라며 “라곤다가 One-77, V12 자가토처럼 뛰어난 예술작품으로 남길 희망하며 제작했다”고 말했다.

라곤다는 애스턴마틴의 새로운 VH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스포츠카에 적용되는 기술력이 동원됐다. 카본파이버의 활용으로 차체 강성을 높였고, 경량화를 꾀했다. 애스턴마틴은 세부적인 제원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지만 라피드S에 적용되는 5.9리터 V12 엔진이 탑재될 것으로 외신은 보도했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550마력, 최대토크 61.6kg.m의 힘을 낸다.

 

베일에 가려진 라곤다는 오만 항공을 통해 그 모습이 최초로 공개됐다. 오만 항공이 중동으로 배송되는 라곤다의 사진을 공개한 것. 라곤다는 애스턴마틴 DB9, 뱅퀴시 등의 강렬한 디자인을 물려받았고, 화려한 실내 마감 소재가 사용됐다.

 

라곤다는 내년부터 중동 지역에서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며, 애스턴마틴은 분위기를 살펴 전세계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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