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자전거, 더 재미있는 세상을 연다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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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27 17:19
전기 자전거, 더 재미있는 세상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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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직원이 만도 풋루스를 장만한다고 했을때는 좀 만류했다. "아니 그 돈이면 오토바이를 살 수 있는데 왜 굳이..." 그런데 한두달 정도 회사에 두고 타보니 그제야 이해가 됐다. 라이프사이클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비록 속도는 좀 느리지만 훨씬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은행이나 편의점에 가기 위해 오토바이 시동을 걸고 차도에 나가는건 좀 부담스러운데 풋루스라면 그저 쓱 올라타 사람들 사이로 슬슬 달려도 누구하나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신기하다면서 말을 걸어오는 사람도 있었다. 자전거처럼 힘이 들지 않으니 코앞에 갈때도 풋루스를 탔고, 편의점을 갈것도 마트를 가고 점심을 먹을때도 좀 더 그럴듯한 맛집을 찾아가는 등 생활 반경 자체가 이전에 비해 훨씬 넓어졌다. 

◆ 만도 풋루스 - 사용법 간편하고 디자인 수려해

최근 레저 스포츠 열풍과 맞물려 자전거는 국가적 관심의 핵심이 된 듯 하다. 세계 정부에서도 적극 권장하는 친환경 탈 것이기도 하다. 그런 가운데 풋루스는 '끝판왕'급으로 여겨진다. 다른 전동 자전거들에 비해 완성도가 높고 디자인이 우수해서다.

사용법은 아주 간단했다. 손잡이의 가속 스위치를 밀거나 페달을 슬쩍 돌리기만 해도 쭉 발진한다. 생각보다 빠르게 튀어나가 처음 타는 이는 좀 당황할 수도 있겠다. 

비록 페달은 체인이 없는 타입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페달을 돌릴 수록 배터리가 충전되기 때문에 운동삼아 페달을 밟으며 달리는 것도 재미있다. 

 

손잡이에 붙은 액정 화면을 통해 배터리와 속도, 주행모드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이걸 떼면 자전거가 출발하지 않는다. 액정 화면이 열쇠 역할까지 하는 아이디어는 세그웨이에서 가져온 것이지만 매우 유용했다. 

접이식 차체도 인기 비결인데, 다른 자전거들과 달리 스텐드는 페달 한쪽에 자그마하게 만들어졌다. 디자인 덕분인지 값싼 중국 제품들을 제치고 유럽 시장에서도 이미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선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2세대 풋루스의 출시도 코앞에 왔다. 사실 1세대 풋루스는 다 좋은데 무게가 너무 무거워 충전할 장소까지 들고가기가 쉽지 않았다. 2세대는 베터리팩만 쏙 빼서 실내에 가져와 충전할 수 있다고 한다. 자동차 트렁크에 매번 넣고 빼는 것도 힘든 일이었는데 2세대에선 이런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겠다. 디자인도 개선되고 가격도 낮춘다고 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식으로 바뀔지 사뭇 기대가 크다. 

풋루스는 만도의 기술력이 똘똘 뭉쳐진 제품이다. 모터와 컨트롤 유닛은 모두 자동차 부품용으로 납품하는 제품을 개조해 만든 것으로 저소음, 고성능을 충족 시킨 제품이라고 했다. 더구나 디자인, 설계 기술, 조립품질 등 제품성이 여간 아니다. 만도니까 만들 수 있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아우디가 만든 하이브리드 자전거 콘셉트

BMW, 포르쉐, 벤츠 등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사들은 모두 자동이 아닌 '순수 이륜차'만 만들어왔다. 그런데 아우디는 독특한 전기 자전거 콘셉트를 만들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우선 전기모터와 페달을 이용해 시속 80km라는 놀라운 속도까지 주행이 가능해진다. 그저 달리는데 그치는게 아니라 익스트림 스포츠 기능도 대단하다. 앞바퀴를 들어올린 채로 뒷바퀴만으로 중심을 잡으며 주행하는 윌리 모드도 탑재했다. 세그웨이가 스스로 중심을 잡는 점을 응용한 것이라고 한다. 물론 자전거가 아무리 도와준다고는 해도 라이더의 기술 또한 필요해 보인다. 그래선지 '라이더 트레이닝' 모드까지 제공된다. 

▲ 아우디 E바이크

트릭을 미리 입력해놓고, 이를 성공시킬 때마다 점수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게임 기능도 제공된다. 모든건 스마트폰에 와이파이 접속을 해서 동작된다.

비록 시제품이지만 주행 가능한 모델이 제작 됐고, 테스트와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고 있다. 비록 매우 비싸겠지만 조만간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편리한 세그웨이, 그 복사품 '나인봇'

풋루스가 속한 400만원의 가격대는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어서 비슷한 가격대라면 여러가지 대안 제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특히 중국산 '나인봇'이라는 제품 가격이 420만원 정도인데, 1000만원 가까이 한다는 세그웨이의 염가 카피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형태의 제품이 하나의 장르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들을 가리켜 '셀프 밸런스 이륜차'라고 총칭한다.

조종법이랄 것도 없고 그저 올라서면 된다. 앞으로 기울이면 앞으로, 막대를 옆으로 기울이면 옆으로 회전하며 달려간다. 물론 이론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세그웨이의 복제품, 나인봇. 가격대 성능비가 비교적 좋은 편이다. 

실제 나인봇을 타보고는 적잖이 당황했다. 올라서는 순간 중심이 앞으로 기울어지니 앞으로 전진한다. 이걸 막기 위해 뒤로 기울이면 또 뒤로 움찔 밀려난다. 극심한 공포속에서 앞뒤로 휘청휘청거리다가 간신히 내려올 수 있었다. 잡고 있지 않으면 그대로 서있을 줄 알았는데, 손을 놓으면 앞으로 마구 달려가버린다. 이 부분만 개선해도 훨씬 편리할 것 같았다. 앞으로 기울이면 최대 시속 20km까지 가속되고 그 이상 기울이면 승객을 일으켜 세우며 반발을 하는데, 만일 더 기울이면 넘어져서 사고가 난다고 했다. 이래저래 셀프 밸런스 진영은 아직 발전중이다.

이렇게만 들으면 뭔가 불안한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이보다 편한게 없다. 걷는 것과 매우 유사하고, 마치 생각대로 움직여지는 기분이어서 전기 자전거와는 또 다른 차원의 편리함이다. 손으로 잡는 막대도 하루이틀만 연습하면 떼버리고 주행할 수도 있다. 

업체들이 이런 편리하고 재미있는 탈 것을 만들어주는건 참 고마운 일이다. 조금만 더 개선되고 가격이 낮아진다면 보행의 개념이 완전히 바뀌는 것도 머잖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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