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캐딜락 신형 CTS…장점 셋, 단점 셋 살펴보니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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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28 17:08
[시승기] 캐딜락 신형 CTS…장점 셋, 단점 셋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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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S는 캐딜락의 글로벌 전략을 담당하는 4도어 후륜구동 스포츠 세단으로, 미국이 자존심을 되찾고자 독일에서 갈고 닦아 만든 글로벌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 정도 정보만으로 차를 시승하면 좀 충격을 받게 된다. 기능, 성능, 디자인 할 것 없이 심하다 싶을 정도로 가득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노력을 기울인 차를 과연 이 가격에 내놔도 되는걸까 싶은 생각도 절로 든다. 그럼에도 독일차에 쏠린 한국 시장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는 조금 의문이 들기도 한다. 

 

◆ CTS는 어떤차?

본래 캐딜락은 크고 호사스런 럭셔리 세단을 만드는 브랜드로 이름이 높았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미국이 고유가 시대를 맞이하고, 중소형차가 주를 이루게 되면서 어려움에 빠졌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내부 분위기와 함께 2000년대 들어서는 그동안 쌓아올린 노하우를 아낌없이 총동원하고 유럽 GM의 주행 기술력을 토대로 새로운 프리미엄 세단을 개발하기에 나섰다. 그렇게 나온 차가 바로 2003년 첫 등장을 한 CTS였다. 이전까지 캐딜락 브랜드의 모든 차는 전륜구동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변화였다.

이 차는 기존과 달리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개발에 집중하는 등 유럽 지향의 주행성 위주 차를 만들기로 하면서 더욱 관심을 끌어모았다.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와 경쟁하는게 목표였지만 캐딜락 CTS는 급기야 이를 뛰어넘어 버렸다. 당시 고성능 버전인 CTS-V는의 경우 뉘르부르크링을 8분 이내로 돌면서 벤츠 C 63AMG나 BMW M3에 비해 월등한 기록을 냈을 뿐 아니라 세단 중 가장 빠른 기록까지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초대 CTS와 2세대 CTS는 그만큼 주행성능을 강조하다보니 차체가 비교적 작았다. BMW로 치면 3시리즈와 5시리즈의 중간 정도였는데, 이제는 이전에 비해 커지면서 5시리즈나 벤츠 E클래스와 비슷한 크기가 됐다. 이전의 CTS 크기에는 한 등급 작은 ATS가 자리잡게 됐다.

◆ 276마력 고출력 터보...믿어지지 않는 2.0리터

이게 2.0리터 엔진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잘달려도 너무 잘달린다. 직렬 4기통이라 기대하지 않았지만, 굉장히 정숙하고 토크가 우수한 엔진이다. 최고출력이 276마력인데 5500rpm부터 나오니 높은 엔진회전수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최대 토크도 3000rpm부터 40.8kg-m를 내니 대단하다. 

 

보통 BMW 320i에 들어가는 2.0리터 가솔린 엔진이 184마력을 내는데 비하면 소형 엔진 하나를 추가로 장착한거나 다름없다. 사실 2.0리터로 내기에는 무시무시한 숫자라서 좀 우려도 됐다. 터보랙 같은게 심하진 않을까 했는데, 실제로는 전 영역에서 매우 매끄럽고 힘의 증가도 매우 부드럽게 이어진다. 트윈스크롤 터보를 적용한 엔진인데 기술력이 대단하다. 미국 자동차에 이런 엔진이 장착됐다는것은 충격적인데, 운전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설명이 어렵다. 세계 기준으로도 2.0리터로 이보다 강력한 엔진은 드물다. 메르세데스-벤츠 45 AMG 엔진(360마력) 정도 뿐이다. 

반면 무게는 1680-1700kg로 가벼우니 언제고 가속페달을 조금만 밟으면 머리가 뒤로 젖혀지는 가속감을 즐길 수 있다. 변속기는 6단 자동변속기인데, 물론 다단화 돼 있다거나 DCT를 적용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 정도라도 부족함이 없이 직결감 좋고 똑똑한 느낌이다. 

◆ 디자인과 주행이 잘 어울린다

얼핏 봐도 휠베이스가 엄청나게 길어지고, 프론트 오버행이 짧고 리어가 길어 단단하고 역동적인 느낌이 든다. 전체 디자인은 전통적인 캐딜락 CTS의 모습으로 미래지향적이고 사프하면서도 복고적인 느낌도 동시에 들게하는 묘한 디자인이다. 

 

인테리어는 이제 더 이상 자동차가 아니라 완전 비행기 콕핏을 연상케 한다. 독일 프리미엄과 비교해 디자인이나 질감 모두에서 손색이 없다. 계기반은 전체가 LCD 패널로 그래픽으로 바늘을 보여주는데, 디자인을 조금만 개선해도 훨씬 고급감이 증대될 것 같다.

 

시트 디자인과 쿠션감, 착좌감이 모두 우수하다. 하지만 유럽 스포츠세단처럼 사이드 서포트를 과격하게 세운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편안한 가운데 약간만 솟았다. 아마 체구가 큰  미국인들까지 고려한 듯 하다. 앞좌석 뒷좌석 모두 넉넉하고, 트렁크 용량도 충분하다. 사실 이 차에는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다. 

◆ 100kg 경량화에 좋은 핸들링

조향감각도 매력적이다. 신형 CTS의 보닛과 트렁크,휀더 등 알루미늄을 적극 활용해 이전 모델보다 훨씬 크기를 키우면서도 무게는 약 100kg 줄였다. 또 구조용 접착제를 118m 정도 사용하면서 차체 강성도 이전 대비 40% 증가시켰다고 한다. 고강성 차체에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조합됐으며 GM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기능까지 달았다. 승차감과 핸들링을 모두 만족시켰다는게 GM측의 설명이다.

 

이전 V6 엔진에 비해 엔진의 크기와 무게가 모두 작아졌을 뿐 아니라 차축 안쪽으로 더 들어가서 차량 중앙에 더 가까워졌다. 이래저래 핸들링이 좋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독일 프리미엄 세단과 직접 비교해 나은 부분은 찾기 쉬워도 부족한 부분은 찾기 어렵다.

이 차의 진가를 알아보는 이가 많지는 않겠지만, 제품력이 잘 알려진다면 시장의 판도에 어느정도는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장점

1. 주행감각 - 2.0리터 터보로 272마력을 내는 엔진의 강력한 힘이 매력적. 

2. 우수한 핸들링- 높은 강성, 경량화, 후륜구동이 결합된 탁월한 조향 감각.

3. 개성 넘치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 굉장히 독특하고 개성이 넘친다. 자꾸만 차종을 물어온다.

◆ 단점

1. 미국차다.

2. 연비가 아쉽다 - 276마력이라는 출력을 감안하면 3.0리터에 비교해야겠지만, 자꾸 2.0리터 급과 비교가 된다.

3. 과한 콕핏구조 - 몸을 감싸주는 느낌은 안정감이 느껴지지만, 경우에 따라 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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