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프리우스 택시는 3000원, SM5 디젤은 2100원 받는 까닭?
  • 김한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4.08.21 00:26
[기자수첩] 프리우스 택시는 3000원, SM5 디젤은 2100원 받는 까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도요타가 2600만원에 내놓은 프리우스 택시

마침내 프리우스가 국내서도 택시로 등장했다. 세계 각지에서 택시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차종이 우리나라선 이제야 택시로 등장한게 오히려 의외다. 하이브리드차의 연비 우수성이 초기 가격 차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는 업체들도 생겼다는 얘기고, 경제적인 면에서도 이제 국산차와 직접 경쟁하게 됐다는 의미도 되겠다. 

도요타는 최근의 부진했던 판매고를 택시로 어느 정도 해소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라인업 활성화에 불을 지핀다는 전략이다. 또 입소문이 빠른 택시의 특성상 기사들이 우수한 품질을 손님들에게 전달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도요타는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은 적이 없다며 나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반면 비슷한 '저연비 택시' 전략을 세운 르노삼성은 분위기가 아직 나아지지 못했다. 연비가 업계에서 가장 좋다는 SM5 디젤모델을 택시용으로 내놓았지만, 업계에서 내세운 장벽이 너무나 높아서다.

우선 우리나라는 택시의 구분이 소형, 중형, 대형으로 나뉘는데, 모두 배기량이 중심이다. 1000cc-1600cc는 소형, 1601-2000cc는 중형 택시다. 

▲ 르노삼성이 택시를 위해 내놨지만, 법규상 어려움에 부딪친 SM5 D

따라서 1.8리터 엔진을 장착한 프리우스 택시는 크기가 작아도 중형 택시라서 기본요금 3000원을 받게 되지만, 1.5리터 디젤 엔진을 장착한 르노삼성 SM5 디젤은 크기가 커도 분류상 소형 택시여서 기본요금 2100원에 동결된다. 요금이 적으니 연비가 아무리 우수해도 수지가 맞을 수 없고 이를 선택할 택시 사업자는 아무도 없다. 

낮은 배기량의 터보 차나 하이브리드차도 택시로 나온다면 역시 소형 택시가 되고 만다. 미국서 판매되는 '현대차 쏘나타(LF) 1.6 터보'도 한국에선 소형 택시다. 반면 전기차는 여객사업자운수사업법에 규정이 아예 없어서 SM3 전기차 택시는 또 중형차 요금을 받고 있는 묘한 상황이다.  
 
친환경 정책에 따라 낮은 배기량으로도 성능이 좋은 다운사이징 엔진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아직 구태의연한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