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영혼있는 선택, 벤츠 방탄차 대신 쏘울 선택한 까닭은?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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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12 12:10
교황의 영혼있는 선택, 벤츠 방탄차 대신 쏘울 선택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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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작은 한국차를 타고 싶다”

14일부터 18일까지 한국을 방한하는 교황 프란치스코는 지난달 6월 30일 한국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를 통해 이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이로 인해 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서둘러 여러 소형차를 준비했다. 기아차 모닝, 레이, 쏘울, 쉐보레 스파크 등이 후보에 올랐고 최종적으로 쏘울이 교황의 의전차로 결정됐다.

쏘울이 국내서 가장 작은 차는 아니지만, 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경호 문제와 경차는 너무 작은 차체가 문제될 것을 감안해 쏘울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쏘울은 유럽이나 북미에서 복지차량으로 개조돼 사용되기도 한다. 일반적인 해치백에 비해 차체가 높아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미니밴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복지차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 현대차가 만우절 때 공개한 i10 포프모빌. 현대차도 교황이 쏘울을 선택할 줄은 상상도 못했을 거다.

교황들은 으레 ‘포프모빌(Popemobile)’로 불리는 특수제작 방탄차를 이용했다. 포프모빌은 교황의 퍼레이드나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차를 모두 얼컫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로 카퍼레이드에서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를 개조한 차를 이용한다. 일상 생활에서는 운전기사를 따로 두지 않기를 희망해 직접 포드 포커스를 운전하고 다닌다고 한다.

▲ G클래스를 개조한 포프모빌.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7월 바티칸을 순례하던 신부들과 가진 세미나에서 “사제나 수녀들이 새 차를 가진 것을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며 “자동차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사제 여러분은 더 많이 봉사하고 많이 움직이되 검소한 차를 갖기 바란다”고 말한 적도 있다.

기아차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택으로 의도치 않게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종교적인 지도자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한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교황은 5일간 브라질을 방문했고, 이로 인해 브라질은 약 5500억원에 가까운 경제 효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 포프모빌은 주로 메르세데스-벤츠가 만들어왔다. 메르세데스-벤츠 외에도 도요타, 피아트, 랜드로버 등이 포프모빌을 제공했다.

광화문 광장을 지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색적인 쏘울 포프모빌은 국내는 물론, 전세계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하지만 정작 기아차는 이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다. 기아차는 종교 행사를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이번 교황의 쏘울 선택에 있어서 기아차는 아무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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