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인기끈 중국산 중형 버스 비결…"더 넓고 고급스러워"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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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11 17:46
소리없이 인기끈 중국산 중형 버스 비결…"더 넓고 고급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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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10시쯤 금색이 칠해진 미끈한 버스가 올림픽대로를 달렸다. 멋드러진 버스에는 현대차나 타타대우 같은 낯익은 브랜드 대신 SUNLONG이라는 낯선 회사명이 적혀있다. 사실 이 차는 중국산 자동차로 이미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 선롱버스 25인승/사진=선롱코리아 홈페이지 캡쳐
▲ 현대 카운티 25인승/사진=현대차 홈페이지 캡쳐

최근 국내 중형버스(탑승인원 16∼35인) 시장에 중국산 '선롱(Sunlong) 버스'가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5월에 판매를 시작했지만 최근 입소문을 타고 판매가 크게 늘어 벌써 200여대가 팔려 나갔다. 그동안 국산 25인승 버스가 독과점을 믿고 방만하게 만들어져 왔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그동안 현대 카운티가 독점해왔고 지난해부터 자일대우 레스타가 합세 했지만 여전히 실내가 좁고 불편해 승객들의 불만을 받아왔다. 

반면 선롱버스는 대형버스와 소형버스의 중간급이다. 크기가 훨씬 크고 접이식 의자 대신 대형 버스나 우등형 의자 배치를 할 수 있어서 승객들의 반응이 좋다. 트렁크도 갖춰져 있는 등 편의사양도 비교적 나은 편이다. 값은 비슷한데 상품이 훨씬 우월해 인기를 끈다. 

이 버스는 비록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선롱버스코리아가 디자인을 맡고 엔진은 미국의 커미스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변속기는 아직 수동6단만 제공된다. 국토부의 안전규정을 따르고 있어 안전 또한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제조사 측은 밝히고 있다. 

▲ 현대차 카운티 25인승의 실내/사진=홈페이지캡쳐
▲ 선롱버스 우등버스형 배열/사진=선롱코리아 홈페이지 캡쳐
▲ 선롱버스 4열 배열/사진=선롱코리아 홈페이지 캡쳐

선롱버스코리아는 하반기에는 약 400대를 국내에 들여오고, 내년에는 수입 대수를 1천500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또 내년에는 15인승 버스도 국내 도입해 자가용 등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선롱버스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별다른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실내외가 고급이고 넉넉한 25인승이라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게 된 것 같다"면서 "국내 업체와 겹치지 않는 틈새시장을 겨냥해 판매를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 25인승 버스의 품질이 낙후된 까닭을 묻자 "국내 상용차 시장은 독과점인데 국내 자동차 회사가 뭐하러 상용차 개발에 돈을 투입하겠냐"고 반문했다. 

이 버스를 구입한 청룡관광의 관계자는 "선롱버스는 경쟁 국산 버스들에 비해 훨씬 공간이 넉넉하고 편리해 손님들 반응이 비교적 좋다"면서 "비록 비교 대상은 못되지만 작은 25인승에 비해 연비가 약간 떨어지고 서스펜션이 좀 출렁거리는 등 단점도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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