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WRC] 우여곡절 핀란드 랠리, “현대차, 폭스바겐 못막아”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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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05 14:53
[2014 WRC] 우여곡절 핀란드 랠리, “현대차, 폭스바겐 못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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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WRC팀이 힘든 상황 속에서도 완주에 성공하며 포인트를 획득했다. 특히 핀란드가 고향인 유호하니넨은 홈 관중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심어줄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까지 겪으면서 얻어낸 포인트기 때문에 더욱 값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현대차팀의 에이스인 티에리누빌은 제대로 달려보지도 못하고, 경기를 포기했다. 롤케이지 손상 때문이다. 롤케이지는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규정은 무척 엄격하다. 6월 열린 이탈리아 랠리부터 추가된 현대차 세컨트팀의 헤이든파든은 이번에도 완주에 성공하며 포인트 획득에 성공했다. 아직 랠리카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지만 어려움을 잘 이겨내는 모습이 신예답지 않다.

이번에도 우승은 폭스바겐팀이 차지했다. 특히 이번 랠리는 세바스찬오지에와 야리-마티라트발라의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폭스바겐팀은 이번 우승으로 WRC 역사상 최초의 12연승 기록했다.

 

◆ 핀란드 랠리, “공포스런 속도감을 즐겨라”

지난달 31일부터 3일(현지시간)까지 핀란드 중남부 유바스클라(Jyväskylä) 인근에서 2014 WRC 8차전이 열렸다. 핀란드 랠리는 총 26개의 스페셜스테이지(SS)로 구성됐으며 경기 구간은 360.82km에 달한다. 도심에 마련된 몇몇 스페셜스테이지를 제외하면 전부 비포장도로다. 하지만 핀란드 랠리는 일반 포장도로 랠리보다 더 빠른 평균 속도가 나온다. 그래서 핀란드 랠리는 ‘핀란드 그랑프리’로 불리기도 한다.

핀란드 랠리의 비포장도로는 부드러운 자갈로 구성됐다. 비포장도로를 빠른 속도로 달리기 때문에 드라이버의 집중력과 코드라이버의 정찰 임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부각된다. 한순간의 실수만으로 차가 완전히 파손되는 일도 허다하다. 또 점프구간과 블라인드 코너가 산재하고 있다.

◆ SS1~SS4, 고향에서 물 만난 폭스바겐 라트발라

31일, 오전에는 연습경기가 진행됐다. 폭스바겐팀의 라트발라는 가장 빠른 기록을 세우며, 고향에서 산뜻한 출발을 시작했다. 핀란드가 고향인 현대차팀의 하니넨 또한 순조롭게 연습 경기를 마쳤다.

SS1은 핀란드 랠리에서 가장 긴 구간이다. 또 도로는 넓었다가 좁아지고, 내리막과 오르막이 반복되며, 종종 나오는 점프구간까지 섞여있다. 핀란드 랠리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구간인 셈이다. SS1에서도 라트발라가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다. 하니넨은 4위에 올랐고, 누빌은 8위, 파든은 14위를 기록했다.

 

SS2가 시작되기 전부터 내린 비에 도로 상태는 악화됐다. SS2에서도 라트발라는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고, 하니넨은 3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하니넨은 “최대한 부드럽게 주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는 그쳤고, 노면은 비교적 단단해졌다. SS3에서는 오지에가 1위에 올랐다.

도심에 마련된 SS4는 일종의 팬서비스다. 많은 팬들은 치열하게 달리는 랠리카를 지켜봤다. 역시 이 구간에서는 오지에가 1위를 차지했고, 라트발라가 뒤를 이었다.

 

첫날 종합 순위는 폭스바겐팀 라트발라가 29분17초9로 1위를 달렸다. 같은 팀의 오지에가 4.5초 차이로 2위를 기록했으며 현대차팀의 하니넨은 5위에 올랐다. 라트발라와의 격차는 27초, 4위와의 격차는 불과 0.7초. 좋은 성적이 기대됐다.

◆ SS5~SS13, 현대차팀의 우여곡절

둘째날, 현대차팀은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SS5에서는 하니넨이 2위를 차지했고, 신예 파든은 오일 누유가 발생했음에도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누빌은 코너에서 미끄러지면서 나무와 충돌했고, 이로 인해 리어 스포일러가 파손됐다. 그래도 7위로 SS5를 마쳤다.

 

SS6에서는 현대차팀에 시련이 닥쳤다. 잘나가던 하니넨이 코너를 돌다 빠른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고 전복됐다. 그나마 다행스러운건 핀란드는 하니넨의 고향이고, 그를 응원하는 관중들이 몰려 전복된 i20 WRC를 바로 세웠다. 하지만 차는 곳곳이 파손됐고, 심지어 앞유리가 없는 상태로 경기를 지속했다. 이 사고로 상위권을 유지하던 하니넨은 SS6에서 19위에 머물렀다. 

SS7에서도 사고의 여파로 하니넨은 17위를 기록했고, SS8에서는 비교적 페이스를 높여 7위에 올랐다. SS8이 끝난 후 하니넨은 서비스 파크에서 30분간의 수리를 받았다.

한편, 누빌의 i20 WRC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 서비스 파크에서 롤케이지의 손상이 발견됐으며 이로 인해 경기를 포기하게 됐다. 누빌은 이번 핀란드 랠리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도 못했다. 지난해 핀란드 랠리 준우승을 차지한 것과 크게 대조됐다.

 

현대차팀이 우여곡적을 겪는 동안 폭스바겐팀의 순항은 계속됐다. SS9에서는 오지에가 1위, SS10에서 SS12까지는 라트발라가 1위, SS13에서는 다시 오지에가 1위를 차지하며 둘만의 레이스를 펼쳤다.

둘째날까지 종합순위에서 여전히 라트발라가 1위를 달렸다. 라트발라는 1시간34분42초의 기록을 세웠으며 파든은 7위, 사고로 고생한 하니넨은 9위에 올랐다. 

◆ SS14~SS23, 완주를 목표로 삼은 현대차팀

라트발라의 질주는 계속됐다. 고향에서 우승하겠다는 의지가 강력하게 느껴진다. SS14에서부터 SS16까지 계속 1위를 달렸다. 셋째날은 땅이 충분히 건조해졌고, 까다로운 구간이 여럿 포진했다. 라트발라는 SS20에서 오른쪽 앞바퀴의 브레이크 캘리퍼가 파손되는 사고를 겪었고, 그 이후로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채로 경기에 임했다.

 

누빌이 빠진 후, 하니넨과 파든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감행했다. 이미 포디움에서 멀어졌기 때문에 완주에 목표를 뒀다. 셋째날 후반부터 조금씩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파든의 오일 누유는 계속됐지만, 파든은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라트발라와 오지에는 사이좋게 번갈아 1위를 기록했다. SS14~SS23까지 전부 폭스바겐팀이 1위를 차지했다. 셋째날까지 종합순위는 라트발라가 2시간40분33초로 1위에 올랐고, 페이스를 높인 오지에가 불과 3초 차이로 바짝 추격했다. 파든은 6위, 하니넨은 7위를 기록했다. 이제 스페셜스테이지는 단 세개만이 남았다.

◆ SS24~SS26, 폭스바겐팀의 치열한 경쟁

경기는 라트발라와 오지에의 치열한 1위 싸움으로 관전 포인트가 좁혀졌다. 또 파워스테이지에서의 개별 포인트 획득도 변수다.

SS24에서도 라트발라의 1위 지킴은 계속됐다. 올 시즌들어 컨디션이 가장 좋아 보인다. 특히 고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은 관중들을 흥분시키기 충분했다.

 

파든은 파워스티어링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약간의 시간 손실을 봤다. 파든과 하니넨도 라트발라-오지에 못지 않게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파든이 주춤하는 사이 하니넨은 시간차를 좁히며 추격에 나섰다.

오지에는 SS25와 추가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는 SS26 파워스테이지에서 1위를 차지하며 마지막 반전을 노렸지만 결국 이번 핀란드 랠리에서는 라트발라가 웃었다.

 

라트발라는 2시간57분23초의 기록으로 종합 1위를 차지했고, 오지에는 3.6초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하니넨은 6위, 파든은 8위를 기록하며 완주 포인트를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파든은 매 랠리마다 완주에 성공하며 현대차팀의 큰 힘이 되고 있다. 

현대차팀의 미쉘난단 감독은 “몇몇 문제가 발생했지만, 세대의 랠리카 중에서 두대가 완주에 성공했고, 하니넨은 꽤 좋은 기록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며 “우리는 다음 독일 랠리에 대해 매우 낙관적인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폭스바겐팀은 305점을 획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핀란드 랠리 우승으로 폭스바겐팀의 올 시즌 종합우승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시트로엥팀은 130점, M스포트팀은 106점, 폭스바겐 세컨드팀은 94점, 현대차팀은 88점을 기록하고 있다. 파든 혼자 속해 있는 현대차 세컨드팀은 12점을 기록하고 있다.

 

2014 WRC 9차전 독일 랠리는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현대차팀의 독일 랠리의 출전 멤버는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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