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살아나나?…후속타 '절실'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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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7.30 17:32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살아나나?…후속타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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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르노삼성·쌍용차가 올 들어 전년 대비 10~4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새롭게 출시한 신차 판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속타가 부족하다는 점이 여전히 불안요소로 지적된다. 

한국GM의 경우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명확한데도 도입에 미온적인 태도다. 트랙스 디젤과 크루즈·말리부 페이스리프트 등은 소비자들이 꾸준히 요구해오는 차종들이다. 또, 알페온 대신 임팔라를 출시한다는 난데없던 계획도 지지부진한 데다가 신형 크루즈의 국내 출시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르노삼성은 QM3의 활약으로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지만, QM3는 수입 모델인 탓에 수익성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특히, 르노삼성은 5종에 불과한 라인업을 보완하는 것이 시급한데, 이 역시 국내 생산이 아니라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수익성 개선 효과는 낮다.

쌍용차 역시 세단 모델인 체어맨H·W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SUV 전문 브랜드'라고는 하지만 경쟁 SUV와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량이 적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모델 출시나 기술 혁신에 소극적이게 됐다"면서 "시장 대응이 늦어져 다시 판매량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국내 브랜드별 자동차 판매량 분석

올해 1~6월까지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총 80만1631대로, 전년(74만7900대) 대비 7.27% 증가했다. 국산차는 70만7368대, 수입차는 9만4263대로 각각 5.14%, 26.55%씩 늘었다(상용차 포함). 

이 중 한국GM은 7만1958대를 판매해 10.4% 성장했다. 르노삼성도 40.5%나 늘어난 3만6977대를 판매했으며, 쌍용차는 3만3235대로 13.5% 증가했다. 여전히 56만5198대의 현대기아차에 비해 판매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내수 점유율은 각각 9.0%, 4.7%, 4.2%로 전년보다 조금씩 상승했다.

◆ 한국GM, 내수 점유율 10% 회복한다…발 빠른 시장 대응 필요

한국GM이 올해 1~6월 사이 판매한 7만1958대는 창립이래 한국GM의 상반기 실적 중 가장 우수한 수준이다. 특히, 전 차종의 판매량이 모두 증가해 점유율 10%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 쉐보레 말리부 디젤

차종별로는 디젤 모델을 추가한 말리부가 8423대 판매돼 전년 대비 69.4% 늘었으며, 다양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 크루즈도 8961대로 26.4% 증가했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하고 유일한 베스트셀링카 TOP10에 들어가는 경차 스파크도 3만686대로 11.3% 늘며 여전히 높은 인기를 모았다. 판매량이 많지는 않지만, 아베오(1956대)와 알페온(2521대)도 각각 17.3%, 22.9% 증가했다. 스포츠카인 카마로와 콜벳도 27대로 28.6% 늘었다. 

RV에서는 기아차 카렌스와의 경쟁에서 압승한 MPV 모델 올란도가 8531대로 37.4% 증가했으며, 캡티바도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차 쏘렌토R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전년 대비 57.1% 늘어난 4594대가 판매됐다. 한국GM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초소형 SUV 트랙스는 4812대로 15.1% 성장했다. 

▲ 쉐보레 크루즈 페이스리프트

게다가 28일, 한국GM 노사가 '2014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잠정합의를 이끌어내며 신형 크루즈의 국내 생산·판매 가능성도 높아져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다.

한국GM은 25일 "GM 본사에서 2012년 11월, 군산 공장을 신형 크루즈 생산 기지에서 제외했지만, 꾸준한 협의를 통해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 냈다"면서 "임단협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신형 크루즈 생산·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의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성장세에 탄력을 받으려면 적절한 후속 모델을 신속하게 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GM은 최근 트랙스 디젤과 임팔라 출시 가능성을 적극 내비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 관심이 높을 때 적절하게 출시하는 것"이라며 "크루즈 페이스리프트와 말리부 페이스리프트 등 해외에서 출시된 신모델을 신속하게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GM 본사에서 '수요가 있는 곳에 생산도 있다'며 현지 생산·현지 판매를 강조하는 만큼, 국내에 신차를 빨리 들여오기 위해서는 시장성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내수시장 판매량을 더욱 늘려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 르노삼성, QM3롤 긴 침체 극복…라인업 확대 필요

르노삼성은 올해 상반기 3만6977대를 판매해 전년(2만6309) 대비 무려 40.5% 증가했다. 특히, 작년 말 출시된 QM3가 높은 인기를 모으며 전체적인 성장세를 이끌었다.

▲ 르노삼성 QM3

차종별로는 올해 초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된 QM5(네오)가 전년(2087대) 대비 142% 늘어난 5051대가 판매됐다. SM3 역시 4월 '네오' 모델 출시 이후 판매가 늘어 33.8% 증가한 1만539가 팔렸다. 또, 디젤 엔진을 앞세워 쉐보레 트랙스와의 초소형 SUV 경쟁에서 승리한 QM3는 8466대가 판매됐으며, SM7도 1848대가 팔려 22.8% 증가했다. 

다만, SM5 판매량은 1만953대로 전년(1만4842대)보다 26.2% 감소했는데, 지난달 디젤 모델인 SM5 D가 출시돼 하반기 판매량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르노 트윙고

업계에서는 르노삼성 성장률은 대부분 새롭게 출시된 QM3 때문이라며, 다양한 신차를 출시해 라인업을 확대하고 신차 도입 주기를 앞당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현재 국내에 판매하는 모델은 5종에 불과해 앞으로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SM3와 SM5, QM5 등 노후화된 모델들을 서둘러 교체하고, 다양한 라인업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QM3의 성공에 힘입어 트윙고와 클리오 등 소형차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쌍용차, SUV 인기 힘입어 부활…내년 출시 X100 기대돼

쌍용차는 올해 1~6월까지 3만3235대를 판매해 전년(2만9286) 대비 13.5% 성장했다. 쌍용차는 작년에 르노삼성보다 많이 판매됐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성장률이 더뎌 역전당했다. 

▲ 쌍용차 XIV-2 콘셉트카

쌍용차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국내 유일의 픽업트럭인 코란도스포츠로, 전년(1만597대) 대비 28.3% 늘어난 1만3595대가 팔렸다. 다음으로는 코란도C가 17.6% 증가한 9890대, 렉스턴W는 3662대로 9.2% 늘었다. MPV 모델인 코란도 투리스모는 4820대로 8.6% 줄었지만 RV 모델 전체 판매량은 15.7% 증가했다. 

반면 세단 판매량은 체어맨W가 15.3% 줄어든 783대, 체어맨H는 33.4% 감소한 485대가 팔리는 등 전체적으로 23.2% 줄었다. 

▲ 쌍용차 XLV 콘셉트카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랜드로버나 지프처럼 정통 SUV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서는 뉴코란도처럼 클래식한 디자인의 SUV와 정통 프레임 바디의 SUV 등 다양한 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쌍용차는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X100을 시작으로 소형에서 중형, 대형까지 SUV 라인업을 대폭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또, 세단의 경우 체어맨을 제외한 다른 모델을 만들지 않고 SUV에 전념할 것이라 밝혔다. 

▲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쌍용차 X100 스파이샷

X100은 쌍용차가 모터쇼 등을 통해 선보인 콘셉트카 XIV-1과 XIV-2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모델로, 운전자 중심의 차량 인포테인먼트 기술에 중점을 뒀다. 특히, 쌍용차 이유일 대표는 "X100은 유럽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춘 모델로, 성능과 상품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면서 "현재 출시된 트랙스, QM3보다 저렴하게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출시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쌍용차는 X100 출시 이후 내년 하반기에 콘셉트카 XLV를 기반으로 만든 중형 SUV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며, 새로운 프레임 바디 모델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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