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연비 최강 트랙터?” 벤츠 ‘악트로스 블루 이피션시’를 타다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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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7.29 16:10
[체험기] “연비 최강 트랙터?” 벤츠 ‘악트로스 블루 이피션시’를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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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을 운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확히 얘기하면 '트랙터'다. 이름이 좀 낯설게 수 있겠지만 트랜스포머의 옵티머스 프라임이 바로 '트랙터'다. 쉽게 말하자면 트레일러를 끌고 다니는 머리라 할 수 있다. 거대한 트레일러를 끌고 다니는 만큼 일반적인 자동차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힘이 세고, 디젤 엔진을 사용하지만 연비는 상상을 뛰어 넘을 정도로 떨어진다 . 하지만 적어도 요즘 고급 수입트럭들은 장거리 주행에 적합하도록 운전석 환경이나 편의사양은 최고급 세단 부럽지 않게 만들어졌다. 아주 짧은 시승이었지만, 트럭 혹은 트랙터의 세계는 완전히 새로웠다.

 

다임러트럭코리아가 28일 송도 컨벤시아에서 공개한 ‘악트로스 6x2 2641 LS 블루 이피션시 트랙터’는 뛰어난 연료효율성이 강조된 모델이다. 디자인부터 효율성을 위한 다양한 기술과 부품 등이 적용됐다. 또 최고급 모델인 악트로스 블랙라이너에도 탑재되지 않은 몇몇 편의사양도 눈길을 끌었다. 

다임러트럭코리아 관계자는 “악트로스 블루 이피션시 트랙터는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효율성을 겸비한 모델”이라며 “악트로스는 기네스북에 기록된 가장 뛰어난 연비를 갖춘 40톤 트럭”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기네스북 어떤 기록에 등재됐는지 확인은 되지 않았다. 

 

연료효율성을 위한 몇가지 기술을 살펴보면,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A필러 패널와 사이드 스커트, 내장형 에어혼, 썬필터가 적용된 전면유리 등으로 공기저항이 최소화됐다. 엔진 온도에 따라 팬회전 속도가 달라져 효율적인 엔진 구동 환경을 만들며, 주행 조건에 따라 최적의 엔진회전수와 기어단수를 적용하는 MPS2 변속기, 구름저항을 최소화한 에코 타이어 등이 탑재됐다.

 

대부분의 트럭이 그렇지만, 무척 높다. 촬영을 위해 몇번 트럭 운전석에 올라 앉은 적은 있지만 매번 오르고 내리는 상황이 쉽진 않았다. 안쪽 손잡이를 잡고 사다리에 오르듯 발판을 오르면 넓은 공간이 펼쳐진다. 넓은 시야와 높은 지상고가 시원한 느낌을 준다. 시야가 좋다는 것은 변수가 많은 실 도로에서 많은 도움을 줄게 분명했다.

장거리 화물운송에서는 운전석의 사소한 불편이라도 운전하는 내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트럭이나 트랙터의 장점은 크기가 거대한 만큼 다양한 첨단 기술과 편의사양을 아낌없이 집어넣을 수 있는 것. 우리가 흔히 승용차에서 사용하는 편의사양 대부분이 트랙터에도 고스란히 있고, 트럭이나 트랙터에 신기술이 먼저 접목되는 경우도 흔하다.

 

악트로스 블루 이피션시 트랙터는 엔트리 모델이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대부분의 편의사양은 운전석에 집중됐다. 보조석는 넓은 것을 제외하면 편한 구석이 그다지 없다. 그보다는 좌석 뒤에 자리잡은 폼 매트리스 침대가 더 편해 보인다. 그래도 국내는 대부분 혼자 운전한다고 하니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 같다.

트럭이야 말로 진정한 ‘드라이버스 카’다. 대부분의 편의사양은 운전석에 집중됐고, 실내 디자인 자체도 운전자만을 배려했다. 장거리 주행 시 탑승자의 피로감을 최소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는 에어 서스펜션 시트도 운전석에만 적용됐다.

 

엔진 성능은 어마하다. 배기량은 1만1946cc. V6 디젤 엔진이며 메르세데스-벤츠의 블루텍 기술이 적용됐다. 유로5를 만족시키며 ‘애드블루’ 요소수를 넣어야 한다. 최고출력은 408마력, 최대토크는 무려 204kg.m에 달한다. 무시한 수치지만 그만큼 무게도 많이 나가니 빠르게 나가는 것을 기대해선 안된다. 차체 무게만 무려 9145kg에 달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90km에서 제한됐다.

 

발진 느낌은 독특하다. 전진 12단 자동변속기는 자동 모드에서 출발 시 3단으로 맞춰진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몇몇 단수는 그냥 건너뛴다. 3단에서 5단, 5단에서 7단 이런 식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가속페달에서 밟을 떼면 꽤 강력한 엔진 브레이크가 걸린다. 이때도 기어 단수는 두어 단계씩 떨어진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수동 모드를 사용한다고 하지만 다임러 측은 ‘메르세데스-벤츠 파워시프트2’가 다양한 주행 모드를 제공하기 때문에 수동모드가 필요 없다고도 했다. 또 주행중 중립을 넣는 '에코롤' 모드에서는 관성 에너지를 활용해 연료 소비를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장치가 적용됐음에도 악트로스 블루 이피션시 트랙터의 연비는 대략 4~5km/l 정도다. 연비가 좋다고 말하기는 커녕 승용차로 치면 가장 연비가 나쁜 슈퍼카에 버금가는 연비지만 이 정도가 트럭 세계에서는 훌륭한 편이라고 한다. 또 연료통이 400리터나 되기 때문에 한번 가득 채우면 서울-부산 왕복을 두어번 정도는 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다임러트럭코리아는 정확한 연비에 대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른 트럭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트랙터에 실리는 화물의 무게가 천차만별이고, 일반 자동차에 비해 운전자의 습관과 능력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임러트럭코리아 관계자는 “화물도 화물 나름이지만, 운전자의 주행 성격에 따라 연비가 크게 달라진다”며 “자동 모드와 수동 모드의 차이도 큰 편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수동 모드로 차를 몬다”고 말했다.

악트로스 6x2 2641 LS 블루 이피션시 트랙터6x2는 DD2 캡, L 캡 등 두가지 모델로 판매되며, 가격은 각각 1억4900만원, 1억57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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