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폭스바겐·BMW·크라이슬러, "뻥연비 판정, 억울해"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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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7.26 12:42
아우디·폭스바겐·BMW·크라이슬러, "뻥연비 판정, 억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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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로부터 연비 부적격 판정을 받은 수입차 업체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결과라며 일제히 불만 섞인 목소리를 쏟아냈다. 

산업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은 25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한 '자동차 연비 사후관리 조사 결과 공개토론회'에서 아우디·폭스바겐·BMW·크라이슬러 등 수입차 업체들은 정부의 연비 측정 방식이나 결과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석유관리원 연비 측정 시험장

크라이슬러코리아 윤시호 전무는 "2012년 정부 지정 기관인 석유관리원에서 연비 사전 인증을 받은 그랜드 체로키가 작년 진행된 사후 관리 결과에서는 13%나 미달되는 것으로 나왔다"면서 "다른 시험기관도 아니고 같은 시험기관에서 이렇게 큰 차이가 발생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결과"라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본사에서 온 크라이슬러 에릭 클락 수석엔지니어 역시 "미국에선 정부가 연비 문제를 다룰 때 자동차업체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데 한국은 그런 과정이 부족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 산업부로부터 수입차 모델 4종이 연비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또, 아우디폭스바겐그룹 슈텐델 데틀레프 기술이사는 “똑같은 차량이라도 배터리 충전 상태나 외부 온도, 운전자의 습관 등 사소한 차이가 중첩되면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면서 “다양한 변수를 제대로 조절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BMW 토퍼 라인홀트 기술이사도 "세계 120개국에서 차량을 팔고 있지만 연비 이슈가 불거진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역시 산업부의 조사에 강한 의혹을 나타냈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국장은 “2002년 산업부가 사후조사를 시작한 이후 10년이 넘도록 부적합 차량이 없다가 작년에 갑자기 4종이나 부적합 판정 결과가 나온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 연비 측정 모드

그러나 산업부 측은 시험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오히려  수입차 업체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박성우 에너지관리공단 부장은 “수입차 업체들이 연비가 우수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허용오차 한계에 근접하게 신고하거나, 일부는 실수로 처음 연비를 신고한 차량보다 더 무거운 차량을 사후 연비 측정차량으로 제공해 연비가 나빠졌다”고 밝혔다.  

김승렬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센터장은 “국내에서 사용하는 연비 측정 장치는 미국과 유럽 등과 동등하며, 국제인증을 받았다”면서 "차량의 문제이지 시험기관의 문제는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지난달 26일, 총 33개 모델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 양산차 연비 사후관리' 결과 아우디 A4와 폭스바겐 티구안, 미니 컨트리맨, 크라이슬러 그랜드 체로키 등 4개 모델이 허용오차범위(-5%)를 초과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우디 A4 2.0 TDI는 도심 -5.4%, 고속 -6.5% 차이가 났으며,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도심 -3.9%, 고속 -5.9%)와 미니쿠퍼D 컨트리맨(도심 -6.0%, 고속 -5.4%), 지프 그랜드 체로키(도심 -12.4%, 고속 -7.9%) 등도 인증 연비와 큰 차이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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