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형 LF쏘나타 충돌테스트, 등급 낮춰진 까닭?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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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7.21 17:11
현대차 신형 LF쏘나타 충돌테스트, 등급 낮춰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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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형 쏘나타의 충돌테스트 등급이 낮춰졌다. 사고 직후 축 쳐져 버린 안전벨트 때문이다.

21일 현재까지 현대차 신형 LF쏘나타의 충돌안전성 테스트 결과를 놓고 논란이 계속됐다. 현대차는 자체 측정 결과를 내세워 '최고 등급을 받았다'고 홍보했지만, 정작 실제 테스트에서는 한 단계 낮은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 지난 3월 24일 신형 쏘나타 출시행사에서 보여준 이 슬라이드는 '희망사항'이었던 셈.
▲ IIHS의 현대차 LF쏘나타 스몰오버랩 테스트 사진

현대차는 지난 3월 남양연구소에서 자동차 담당 기자 등을 초청, LF쏘나타 스몰오버랩 충돌 테스트를 시연했다.

현대차 측은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이하 IIHS)와 동일한 방법으로 자체 측정한 결과, 신형 쏘나타가 전 항목에서 최고 등급인 G(Good, 우수)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경쟁 모델인 도요타 캠리와 폭스바겐 파사트(Acceptable, 양호), 아우디 A4(Poor, 열등)를 직접 거론하며 이들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정작 IIHS는 17일(현지시각), LF쏘나타의 스몰오버랩 테스트를 실시 한 결과 'A'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G' 등급보다 한등급 낮아진 것이다. 

◆ LF쏘나타, IIHS 스몰오버랩 결과 자세히 살펴보니

이번 IIHS 스몰오버랩 테스트에서 LF쏘나타가 A등급을 받은 이유는 안전벨트가 더미(인체 모형)를 제대로 잡아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충돌 직후 쏘나타의 사진을 보면 안전벨트가 축 쳐저 버린 것을 볼 수 있다. 

▲ IIHS의 현대차 LF쏘나타 스몰오버랩 테스트 사진

IIHS의 스몰오버랩 테스트는 시속 64km의 속도로 차량 운전석 앞부분의 25%를 장애물과 충돌시켜 차체 구조와 상해 정도(머리·목, 가슴, 엉덩이, 다리), 구속장치&더미 거동 등을 G(우수), A(양호), M(미흡), P(열등) 등급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LF쏘나타는 차체 구조와 가슴·엉덩이·다리 상해 정도에서는 최고 등급인 G를 받았지만, 머리·목 상해 정도와 구속장치&더미 거동에서는 한 단계 낮은 A를 받아 총점에서도 A를 얻는데 그쳤다.

▲ IIHS의 현대차 LF쏘나타 스몰오버랩 테스트 사진

이에 대해 IIHS 측은 "충돌 시 안전벨트가 더미를 잘 잡아주지 못해 머리·목 부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더미의 얼굴이 정면·측면 에어백 사이로 들어가며 스티어링휠과 부딪혔다"고 설명했다.

◆ 성급한 자체 결과 발표…"소비자들 오인했어도 법규 위반은 아냐"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차가 자체 측정 결과를 마치 당연한 사실인 것처럼 섣불리 발표해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현대차가 내놓은 충돌테스트 결과를 그대로 믿은 상태에서 차를 구입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현대차 측은 IIHS 발표 이후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왜 IIHS에서 등급이 낮아졌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G등급이라는 자체 측정 결과는 언론에만 발표했고, 일반 소비자들에게 광고한 것은 아니어서 법규 위반까지는 아니다"라고 밝혔을 뿐이다. 

▲ LF쏘나타와 YF쏘나타의 충돌 테스트 결과 비교표

◆ YF쏘나타보다는 확실히 좋아져…가장 안전한 차(TSP+) 선정

그러나 LF쏘타나의 안전성이 기존 YF쏘나타에 비해 한층 향상된 것은 사실이다. 

작년 IIHS 시험에서 YF쏘나타는 정면 충돌, 측면 충돌, 지붕 강성, 헤드레스트&시트에서 G를 받아 탑 세이프티 픽(이하 TSP)에 선정됐다. 그러나 스몰오버랩에서 M(Marginal, 미흡)을 받았고, 충돌 회피 장치가 없어 '가장 안전한 차'에 해당하는 TSP+에 선정되진 못했다. 

반면 LF쏘나타는 정면 충돌, 측면 충돌, 지붕 강성, 헤드레스트&시트에서 G를 받았을 뿐 아니라 스몰오버랩에서 A를 받고, 충돌 회피 장치 테스트에서도 베이직을 받아 TSP+에 선정됐다.

▲ LF쏘나타와 YF쏘나타의 스몰오버랩 테스트 결과 비교표

특히, 스몰오버랩 테스트에서 YF쏘나타는 차체 구조와 다리 상해 정도에서 M을, 구속장치&더미 거동에서 A를 받는 등 전체적으로 미흡하다는 평가(M)을 받았지만, LF쏘나타는 머리·목과 구속장치&더미 거동(A)을 제외한 전 항목에서 G를 받았다.  

게다가 이번 스몰오버랩 테스트의 감점 요인이 차체 구조가 아닌 안전벨트 문제여서, 이를 해결하면 현대차 자체 측정 결과대로 G를 받을 가능성도 높다.

▲ IIHS의 현대차 LF쏘나타 스몰오버랩 테스트 사진

한편, IHS는 TSP 모델 중 스몰오버랩 테스트에서 G나 A를 받고, 충돌 회피 장치 테스트에서 기본(Basic) 이상을 획득한 차 TSP+ 등급을 부여한다. 올해 IIHS 충돌 테스트에서 TSP+를 받은 모델은 쏘나타와 제네시스를 비롯해 혼다 어코드와 폭스바겐 골프, 쉐보레 말리부(페이스리프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볼보 S80, 포드 퓨전 등 33개다.

▲ 역대 쏘나타의 안전성 평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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