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가장 먼저 멕시코에 터를 잡았고,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BMW도 멕시코에 생산 공장을 설립할 계획을 세웠다.
BMW는 3일(현지시간), 멕시코 산 루이스 포토시(San Luis Potosi)에 연간 15만대 규모의 생산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BMW를 이를 위해 10억달러(1조11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약 1500명의 인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BMW그룹 하랄드크루거 총괄사장은 “멕시코 인근 지역은 성장 잠재력이 뛰어나다”면서 “북남미 지역은 BMW그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장”이라고 밝혔다.
BMW의 멕시코 공장은 2019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1시리즈와 3시리즈가 생산될 계획이며 미니의 생산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임러그룹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지난달 멕시코시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멕시코에서의 공동 생산 계획을 밝혔다. 다임러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메르세데스-벤츠와 인피니티의 소형차 플랫폼 및 엔진 공유 등을 통해 생산 원가를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임러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닛산이 지난해 11월부터 가동한 현지 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다.
2017년부터 인피니티의 신차가 본격 생산되며 메르세데스-벤츠는 2018년부터 생산이 시작될 계획이다. 두 그룹은 약 10억유로(1조373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연간 15만대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폭스바겐은 1967년부터 멕시코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폭스바겐의 멕시코 푸에블라 공장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생산 공장이며 비틀, 제타 등을 생산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7세대 신형 골프의 생산도 시작됐다. 현재 이 공장에서 생산된 비틀과 제타는 국내에 수입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달리 아우디는 별도의 북미 생산 공장이 없었다. 하지만 북미 지역에서 SUV 판매가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미 지역 공장 설립은 불가피했다. 이에 지난해부터 공장 지역을 물색했고, 멕시코 산 호세 치아파로 결정했다. 지난해 8월부터 착공이 시작됐으며 2016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된다. 신형 Q5를 시작으로 Q3 등 북미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SUV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독일차 업체가 앞다퉈 멕시코에 진출하는 이유는 여전히 자동차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북미 시장과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브라질 등에 모두 인접해 지리적 특징이 크다. 또 멕시코의 저렴한 인건비도 현지 공장 설립의 한 요소다.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인 독일 브랜드의 신차는 대부분 국내서도 인기가 높은 모델이다. 이에 물량 수급 부족을 겪고 있는 국내 수입사가 굳이 독일 생산차량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이미 폭스바겐코리아는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비틀과 제타 등을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도 국내에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신차를 충분히 내놓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BMW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BMW는 독일과 미국에서 생산된 모델 뿐”이라며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에 대한 국내 도입 여부는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