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일본서 1년간 648대 '처참한 성적표'…끝까지 간다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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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5.19 13:00
현대차, 일본서 1년간 648대 '처참한 성적표'…끝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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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일본 재진출 1년간의 성적표가 나왔다. 처참할 정도로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장기적인 전략으로 천천히 브랜드를 알리며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현대차 아이오닉5 일본형
현대차 아이오닉5 일본형

일본 자동차수입협회(JAIA)에 따르면,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648대를 판매했다(승용차 기준). 

현대차는 지난 2009년 철수 이후 무려 13년 만에 일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과거와 달리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상품성을 갖춘 현대차가 일본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1년 동안 1000대도 팔지 못했다. 전체 판매 순위도 22위로, 벤틀리(641대)와 람보르기니(563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은 자국차 선호 현상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비단 현대차뿐 아니라 수입차가 공략하기 쉽지 않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같은 기간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수입차인 메르세데스-벤츠도 5만2726대에 불과하다. 인구가 일본의 절반도 안 되는 한국에서 연간 8만대가 팔리는 것을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수입차가 고전하는 분위기는 확실하다. 

현대차 역시 판매량을 급격하게 끌어올리기 위해 무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판매되는 차종도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수소차인 넥쏘 단 두 종뿐이다. 내년까지 예정된 신차는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5 N 정도다. 국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아이오닉6는 아직 계획에도 없다. 마케팅 용도로 도입해 전시 및 시승회를 열며 현지 반응부터 살핀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 넥쏘
현대차 아이오닉5, 넥쏘

대신 브랜드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6월에는 도쿄 마루노우치 소재 아스코트 마루노우치 도쿄 호텔에 '현대 모빌리티 마루노우치'를 열었고, 7월에는 일본 내 첫 직영 고객센터이자 오프라인 거점인 '현대고객경험센터'를 개관했다. 이어 10월에는 나고야와 후쿠오카에 도심형 소륨 '현대 시티 스토어'를 열었고, 올해 초에는 일본 간사이 지역에 첫 상설 거점 '현대 모빌리티 라운지 교토 시조'를 열기도 했다. 2009년 철수 이후 13년간 접점이 없었던 만큼 고객과 친근해지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나름의 성과도 있다. 지난해는 일본 교토 지역에서 운행하는 MK택시에 아이오닉5 50대를 대량 공급하기도 했고, 2022 일본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올해의 수입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산차가 일본 올해의 차에서 수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은 아이오닉5가 처음이다. 아이오닉5는 BMW iX,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르노 아르카나 등 전기차부터 럭셔리카까지 다양한 경쟁자를 누르고 수상했다.

(왼쪽부터) 현대차 조원상 일본법인장, 마츠모토 토모유키 세일즈 디렉터, 유원하 부사장, 카토 시게아키 매니징 디렉터
(왼쪽부터) 현대차 조원상 일본법인장, 마츠모토 토모유키 세일즈 디렉터, 유원하 부사장, 카토 시게아키 매니징 디렉터

한편, 현대차는 17일 일본 재진출 1주년을 맞이해 도쿄 시부야에서 현지 언론 및 구매자를 초청해 현대 브랜드 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5 N 출시 예정임을 밝히고, 일본 고객을 대상으로 3년간 무상 정기 점검 및 3년간 연 100만원의 외관 수리비를 지원하는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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