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WRC] 폴란드 랠리, 현대차 3위 “노력 결실봤다”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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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6.30 22:20
[2014 WRC] 폴란드 랠리, 현대차 3위 “노력 결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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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 랠리 3위에 오른 티에리누빌과 그의 코드라이버 니콜라스길소울.

현대차 WRC팀이 폴란드 랠리에서 포디움에 올랐다. 또 보란듯 세대의 경주차가 모두 완주에 성공하며 포인트를 획득했고, 전부 상위권에서 경쟁을 펼쳤다. 자잘한 머신 트러블은 있었지만 대세에 큰 영향을 주진 못했다.

총 68명이 참가한 이번 랠리에서 에이스 티에리누빌은 3위에 올랐고,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유호하니넨은 7위, 신인 드라이버 헤이든파든은 8위를 기록했다. 특히 파든은 지난 이탈리아 랠리부터 현대차 WRC팀으로 뛰고 있으며 이번 랠리까지 모두 완주하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 WRC팀이 크게 선전했지만 우승은 폭스바겐팀의 차지였다. 폭스바겐팀은 WRC 역사상 최초의 11연승을 기록했다. 이번 랠리 역시 그들의 집안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으며 초반부터 상위권을 유지하던 세바스찬오지에가 우승을 차지했다. 오지에는 이번 랠리까지 총 다섯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 종합 1위를 차지한 세바스찬오지에의 폴로R WRC.

◆ 폴란드 랠리, “간 큰 사람이 승리한다”

26일부터(현지시간) 3박 4일의 일정으로 폴란드 북동부에 위치한 ‘미콜라키(Mikolajki)’ 지역에서 2014 WRC 7차전이 열렸다. 폴란드 랠리는 총 24개의 스페셜스테이지(SS)로 구성됐으며 경기 구간은 362.48km에 달한다. 대부분이 비포장 도로로 구성됐음에도 포장도로 랠리보다 빠른 평균속도가 기록되는 것이 특징이다.

폴란드 랠리는 2009년을 끝으로 경기가 중단됐었고, 올 시즌을 통해 다시 부활했다. 2009년에 사용되던 경기 구간은 대부분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완전히 새로운 코스로 구성됐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매우 생소한 랠리가 됐다.

도심에 마련된 간이 서킷을 달리는 슈퍼스페셜스테이지가 매일 한번씩 진행되며, 35.17km의 미끄럽고 좁은 도로을 달려야 하는 ‘골다프’ 코스도 두번이나 지나야 한다. 미끄러운 노면은 둘째치더라도 잔디 속에 감춰진 바위로 종종 큰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 첫째날, SS1~SS3 "현대차 WRC팀의 산뜻한 출발"

폴란드 랠리는 연습 경기 쉐이크다운(Shakedown)과 본 경기가 같을 날 치뤄졌다. 연습 경기부터 폭스바겐팀의 1위, 3위, 4위를 기록하며 산뜻하게 랠리를 시작했다. 현대차 WRC팀의 누빌은 6위, 하니넨은 9위, 파든은 10위에 올랐다.

SS1에서도 폭스바겐팀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오지에와 안드레아스미켈센이 1위와 2위에 올랐다. 오지에는 올 시즌 비교적 ‘슬로우 스타터’의 성격이 강했는데 이번 랠리에서는 초반부터 선두를 달렸다. 하니넨은 6위, 누빌은 7위에 올랐다.

▲ 오지에, 누빌과 치열한 승부다툼을 벌였던 안드레아스미켈센의 폴로R WRC.

SS2에서는 하니넨이 현대차 WRC팀에게 7번째 스페셜스테이지 우승을 선물했다. 지난 경기부터 하니넨은 뛰어난 초반 페이스를 기록하고 있다. 누빌과 파든도 별다른 문제없이 스페셜스테이지를 끝마쳤다. F1 출신 드라이버이자 폴란드 태생의 로버트쿠비카는 전복사고를 겪었지만 열렬한 갤러리들이 몰려와 차를 원상복귀 시켜주기도 했다.

▲ 야간에 펼쳐진 슈퍼스페셜스테이지. WRC 관중들에게 확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SS3은 미콜라키 아레나에서 진행됐다. 2.5km에 달하는 독특한 구조의 서킷을 두대의 차가 동시에 달려 승자를 가린다. 폭스바겐팀이 1위부터 3위까지 휩쓸었다. 오지에는 짧은 코스에서 1.5초나 간격을 벌이며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했다. 현대차 WRC팀은 첫날 별다른 사고 없이 전부 완주에 성공했다. 언제나 초반엔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이번엔 사뭇 진지하다.

◆ 둘째날, SS4~SS10 "브레이크 과열로 화재가 발생한 누빌의 랠리카"

27일(현지시간), 새벽부터 내린 폭우로 노면 상태가 악화돼 SS4는 절반 넘게 코스가 단축됐고, 리투아니아를 달리는 SS7과 SS8는 아예 취소됐다.

SS4는 미켈센이 우승을 차지했다. 파든이 2위에 오른 것은 주목할 일이다. 파든은 지난 이탈리아 랠리부터 현대차의 세컨드팀인 ‘현대 모터스포트 N’으로 경기에 참가하고 있다. 신인 드라이버지만 지난 첫 랠리에서 안정적인 운영으로 완주에 성공하기도 했다.

▲ 유호하니넨의 i20 WRC가 맹렬하게 질주하고 있다.

SS5는 시트로엥팀의 매즈오스트버그는 1위를 차지했다. 오지에는 0.5초 차이로 2위에 올랐다. 누빌은 6위에 오르며 꾸준히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SS6는 오지에가 1위에 올랐다. 하니넨은 꾸준하게 페이스를 유지했지만 누빌과 파든은 다소 주춤했다. 특히 파든은 오일 누유로 페이스를 잃고 13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SS9에서는 누빌 랠리카에 이상이 생겼다. 왼쪽 뒷바퀴 브레이크 캘리퍼에 이상이 생겼고, 이로 인해 32초나 손해를 봤다. 스페셜스테이지를 겨우 통과한 후 차를 정비하는데 브레이크에 불이 붙기도 했다. 핸드브레이크가 잠겨 있는 상황에서 주행을 계속했고 결국 브레이크 과열로 이어진 것이라고 현대차 WRC팀은 밝혔다.

▲ 티에리누빌은 셋째날부터 뛰어난 실력으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미콜라키 아레나에서 열린 SS10에서는 임시방편으로 뒷바퀴 브레이크 시스템을 정비했지만,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며 10위를 기록했다. 오지에는 1위를 차지했다.

둘째날까지 오지에는 종합선두를 달렸고, 미켈센이 뒤를 바짝 쫓았다. 둘의 격차는 불과 0.9초에 불과했다. 뿐만아니라 10위를 차지한 누빌까지 오지에와의 차이가 대략 1분 20초 정도에 불과한 치열한 상황이 전개됐다.

◆ 셋째날, SS11~SS20 "사고가 속출한 지옥의 랠리"

10개의 스셜스테이지를 소화해야 하는 셋째날에는 사고가 속출했다. 대부분 타이어 문제였고, 이로 인해 순위가 급격하게 변했다. 다행히 현대차 WRC팀의 모든 랠리카는 타이어 관리를 잘했고, 누빌은 점차 페이스를 높였다. 이와 중에서도 오지에는 발군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챔피언 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SS11에서는 미켈센과 오지에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0.4초 차이로 미켈센이 1위에 올랐다. 누빌은 6위에 올랐는데, 새로 정비한 브레이크 상태가 매우 좋다고 말했다. SS12에서는 누빌은 6위를 기록했다. 누빌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SS13에서는 5위에 올랐다. 오지에는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다.

SS14는 이번 랠리에서 가장 혹독한 구간이었다. 여러 대의 랠리카가 타이어 펑크로 시간을 허비했고, 바위에 충돌해 전복되거나 서스펜션이 파손되는 사고가 속출했다. 오지에는 1위, 누빌은 3위, 하니넨은 4위를 기록했다. 

▲ 티에리누빌은 "랠리카의 상태가 매경기 마다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SS15에서도 오지에의 독주는 계속됐다. 언제나 그랬듯 오지에는 후반에 특히 강한 집중력을 보였다. 누빌도 이에 질세라 3위를 유지했다. 오지에를 맹추격하던 누빌은 SS17에서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 WRC팀의 통산 8번째 스페셜스테이지 우승이다. 하지만 하니넨과 파든은 스티어링휠에 약간의 문제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SS19는 SS14와 같은 코스다. 많은 드라이버들에게 트라우마를 안겨주기 충분했다. 현대차 WRC팀은 이번에도 이 험난한 코스를 무사히 넘겼다. 여러 가지 악재가 있었던 폭스바겐팀 야리마티라트발라가 오랜만에 1위를 차지했고, 누빌은 3위를 유지했다.

▲ 정비가 한창인 현대차 WRC팀 센터.

SS20는 미콜라키 아레나에서 진행됐고, 오지에가 역시 1위를 차지했다. 오지에는 슈퍼스페셜스테이지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누빌도 3위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셋째날까지 종합순위는 오지에가 1위, 미켈센이 2위를 차지했다. 누빌은 하루만에 일곱계단이 상승한 3위를 기록했다. SS14에서 속출한 사고와 누빌의 상승세가 잘 맞물린 결과다. 

◆ 마지막날, SS21~SS24 "무서운 상승세, 현대차 WRC팀 최종 3위"

2위와 1분 정도로 격차를 벌린 오지에는 별도의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는 파워스테이지를 위해 페이스를 조절했다. 이변이 없는 이상한 2위를 유지하고 있는 미켈센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이에 반해 3위 싸움은 몹시 치열하게 전개됐다. 3위 누빌부터 6위까지 차이는 26초에 불과했다.

SS21에서 라트발라가 1위에 올랐다. 이번 랠리에서 오지에와 우승을 나눠먹고 있는 라트발라의 각성이 다소 늦은 감이 있어 보인다. SS22에서도 라트발라가 1위를 차지했다. 라트발라는 포디움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듯 하다. 다행히 누빌도 스페셜스테이지 2위를 기록하며 종합 3위를 지키기 위한 안간힘을 섰다.

SS23에서도 라트발라의 무서운 추격전은 계속됐다. 누빌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주행에 집중했고, 약 20초의 격차를 유지했다.

마지막 SS24 파워스테이지. 몸을 사리던 오지에가 1위에 오르며 추가 포인트까지 획득했다. 미켈센도 2위에 오르며 포인트를 획득했고, 누빌은 아쉽게 4위를 기록했다.

▲ 멕시코 랠리에 이은 두번째 포디움이다. 브레이크 디스크 과열만 아니었어도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

최종결과 폭스바겐팀 오지에는 2시간34분2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제 그의 우승은 놀랍지도 않다. 오히려 우승을 못하는게 놀라울 정도다. 2위도 폭스바겐팀의 미켈센이 차지했다.

현대차 WRC팀의 누빌은 혼전 속에서 페이스를 잃지 않으며 3위에 올랐다. 지난 3월에 열린 멕시코 랠리에 이어 이번 시즌 두번째로 포디움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특히 누빌 외에도 하니넨과 파든이 모두 완주에 성공하며 포인트를 획득한 점도 괄목할 성과다.

현대차 WRC팀 미쉘난단 감독은 "완벽한 랠리카를 만들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며 "그동안 발견됐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랠리의 결과는 매우 만족스럽고, 출전한 3대 모두 큰 문제없이 완주해 기쁘다"고 말했다.

▲ 폭스바겐팀은 언제나 포디움의 두자리는 기본으로 차지하는 것 같다.

현재까지 폭스바겐팀은 262점을 획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절반이 지난 상황에서 이미 종합우승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트로엥팀은 115점으로 폭스바겐팀을 쫓고 있지만 다소 역부족으로 보인다. M스포트 팀은 90점, 폭스바겐 세컨드팀은 82점, 현대차 WRC팀은 이번 포디움 등극과 완주로 총 80점을 획득한 상황이다. 

2014 WRC 8차전은 내달 31일부터 8월 3일(현지시간)까지 하니넨의 고향인 핀란드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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