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왜…' 주차하기 힘든 앞쪽 충전구, 실내 공간 때문?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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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30 09:05
'현대차는 왜…' 주차하기 힘든 앞쪽 충전구, 실내 공간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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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내연기관차를 기반으로 만든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충전구가 전면부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주차 공간이 협소한 국내 환경상 후면 주차가 더 쉽고 편한데, 전면 주차를 강요하는 충전구로 인해 불편한 상황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을 비롯해 기아 니로EV·니로 플러스, 제네시스 GV70·G80 전동화 모델 등 대부분의 차량이 앞쪽 그릴에 충전구가 자리하고 있다. 

충전구가 앞에 배치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충전구가 앞에 배치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이에 대해 신형 코나 일렉트릭 개발에 참여한 현대차 책임연구원은 27일 모터그래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통합 충전 관리 장치 등이 차량 앞쪽에 위치하기 때문"이라며 "전기차용 고전압 전선은 두께가 상당한데 수준 높은 방수·방진 처리가 더해져야 해 충전구를 뒤쪽에 설치한다면 실내 공간에 손해를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의 많은 도시들은 전면 주차가 활성화된 곳이 많다"라며 "코나 일렉트릭과 같은 소형차 수요가 많은 유럽에서는 전면 충전구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고도 말했다.

충전 중인 BMW iX3
충전 중인 BMW iX3

그러나 소비자들은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한 누리꾼들은 "내연기관 베이스의 전기차를 파는 게 현대차그룹만 있는 것도 아닌데 변명 같다"면서 "그냥 비용 때문에 재설계를 하는게 싫은것 아니냐"는 등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실제로 BMW iX1·iX3을 비롯해 폴스타2와 볼보 C40 리차지·XC40 리차지, 푸조 e-208·e-2008 등은 내연기관차 기반임에도 충전구가 뒤쪽에 있다. 개발 단계부터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모두 고려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코나와 GV70 역시 내연기관은 물론, 전기차와 수소차까지 염두해 만든 3세대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같은 3세대 플랫폼에 엔진, 수소 탱크, 배터리를 각각 장착하고 나란히 질주하는 광고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특히, 신형 코나 개발 단계부터 전기차 모델을 고려음을 강조했다. 현대차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신형 코나는 신차 디자인 초기 단계부터 전기차 모델을 먼저 디자인해 기존 모델의 독특한 캐릭터를 계승하면서도 마치 전기차만의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구현해 낸 것이 특징이다"라고 적극적으로 밝혔다. 

현대차의 3세대 플랫폼 홍보 영상(캡처=현대차 공식 유튜브)
현대차의 3세대 플랫폼 홍보 영상(캡처=현대차 공식 유튜브)

전면 주차가 활성화된 유럽을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도 납득하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한 누리꾼은 "코나 일렉트릭이나 니로EV의 주요 수출국이 유럽인건 사실이지만, 한국과 미국 판매량이 압도적인 제네시스 G80·GV70 전동화 모델까지 충전구가 앞쪽에 있다"면서 "유럽 선호도와 관계없는 제조사 의지의 문제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일본에서 판매 중인 BMW iX3를 살펴보면, 오른쪽 뒤편의 DC콤보 충전구와 별도로 왼쪽 앞 펜더에 차데모 충전구가 별도로 마련됐다. 일본의 급속 충전 규격이 차데모이기 때문이다. 즉, 제조사의 의지만 있다면 충전구를 다양한 위치에, 심지어는 여러개를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물론 현대차의 설명대로 고전압 전선을 배치하면 실내 공간이 줄어드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라면서도 "그것보다는 설계 및 부품 변경, 추가되는 전선과 방수·방진재 등으로 인해 높아지는 비용 문제 때문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일본형 iX3를 소개 중인 BMW그룹재팬 마크 애플턴 제품 매니저. 왼쪽 앞 펜더에 별도로 마련된 차데모 포트가 보인다(캡처=BMW재팬 공식 유튜브)
일본형 iX3를 소개 중인 BMW그룹재팬 마크 애플턴 제품 매니저. 왼쪽 앞 펜더에 별도로 마련된 차데모 포트가 보인다(캡처=BMW재팬 공식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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