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폭발·화재 위험 끝? 삼성·LG·SK 뛰어든 '전고체 배터리'
  • 권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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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20 15:18
전기차 폭발·화재 위험 끝? 삼성·LG·SK 뛰어든 '전고체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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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열린 '2023 인터배터리'에서 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온 등 국내 기업들은 전동화 시대에 맞춰 다양한 미래 신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많은 관람객들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 행사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될 만큼 주목을 받은 전고체 배터리는 무엇일까? 

# 전고체 배터리, 리튬이온이랑 뭐가 달라?

전고체 배터리 구조
전고체 배터리 구조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전기차 등에는 주로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크게 양극과 음극, 분리막, 전해질 등 4가지로 구성된다. 양극과 음극 사이를 리튬이동이 이동하며 전기를 발생시키는 원리다. 전극 사이에는 리튬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전도도가 높은 액체 형태의 전해질(전해액)을 사용된다. 여기에 양극과 음극의 직접적인 접촉을 막아주는 분리막이 추가된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상태의 전해질을 쓴다. 액체 전해질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데 유리할뿐 아니라, 분리막 역할까지 대신 해줘 공간 확보에도 도움을 준다. 에너지 효율이 좋은 데다가 들어가는 부품도 적다 보니, 같은 크기의 배터리에 더 큰 용량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 폭발 위험 없는 꿈의 배터리

현대차그룹 전기차전용 플랫폼 'E-GMP'. 차량 하부를 리튬이온 배터리가 가득 채우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 등 한정된 공간에서 배터리 용량을 늘리기에 유리하다.
현대차그룹 전기차전용 플랫폼 'E-GMP'. 차량 하부를 리튬이온 배터리가 가득 채우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 등 한정된 공간에서 배터리 용량을 늘리기에 유리하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은 온도 변화에 약하다. 당장 추운 날씨에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는 이유는 전해액이 얼어 이온의 이동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고온에서는 더 큰 문제다. 전해액이 기화해 팽창하면 분리막이 제 역할을 못 하게 되고, 양극과 음극이 만나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전해액 자체도 휘발성 물질이다. 외부 충격으로 인한 누액 등 배터리가 손상될 경우 화재 위험이 높아진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단단하고, 구조적으로도 안정적이다. 고체인 만큼 외부 충격에 강하고, 온도 변화에 따른 증발이나 팽창으로 인한 폭발 위험에서 자유롭다. 사막이나 극지방 등 극한의 환경에서도 에서도 정상 작동할 수 있다. 기술력 측면에서 가장 앞선 형태라고 볼 수 있는 이유다.

# 상용화는 언제쯤?

문제는 시간과 기술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소형 전지를 만드는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도 상용화 시기를 2027년 전후로 보고 있다. 아직 해결해야 할 다양한 문제들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SK온이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 모형
SK온이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 모형

전고체 배터리는 출력이 떨어진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해액은 액체 상태여서 이온의 이동이 매끄럽고, 이는 출력 상승으로 이어진다. 반면 고체형 전해질은 액체에 비해 전도도가 낮다. 이온의 이동 속도가 충분치 않아 출력이 하락한다. 리튬입자가 음극 표면에 달라붙어 성능이 떨어지는 덴드라이트 현상도 골칫거리다.

결국,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은 전해질의 높은 이온 전도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소재 결정성을 높이는 방식이 활발히 연구 중이다. 물론, 생산 비용을 낮추고 열화 방지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기술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삼성SDI는 올 상반기 수원연구소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 라인 준공을 마치고 소형 셀 제작에 나설 예정이다. 2025년에는 셀을 대형화해 2027년 양산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분자계 배터리는 2026년까지, 황화물계는 2030년까지 상용화 목표다. SK온은 지난 1월부터 미국 조지아 공대와 협력해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또 미국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 '솔리드파워'에 약 350억원을 투자해 전고체 배터리를 공동 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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