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대전 공장 화재에 모터스포츠 업계 '초비상'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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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17 09:00
한국타이어 대전 공장 화재에 모터스포츠 업계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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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대전 공장 화재로 모터스포츠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다음 달 개막을 앞둔 슈퍼레이스는 물론 다른 이벤트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가 후원중인 아트라스비엑스모터스포츠의 슈퍼6000 출전차량
한국타이어가 후원중인 아트라스비엑스모터스포츠의 슈퍼6000 출전차량

모터스포츠 업계에 따르면, 당장 한국타이어가 후원중인 레이싱팀 아트라스비엑스모터스포츠가 올해 CJ슈퍼레이스 불참을 결정했다. 레이싱용 타이어 제품 공급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시즌 내내 타이어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를 사용 중인 다른 레이싱팀도 대체품 물색 및 참가 여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문제는 경기가 당장 코앞에 닥쳐있다는 점이다. 슈퍼레이스는 오는 4월 4일 첫 오피셜 테스트를 시작으로 22일 에버랜드스피드웨이에서 개막전을 치른다. 재고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은 물론, 다른 타이어를 활용하더라도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여부도 고민이다.

모터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국산 타이어 3사가 경쟁하는 슈퍼6000 클래스가 문제"라며 "상위권의 많은 팀들이 한국타이어를 사용했던 만큼, 각 팀의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가 타이어 공급을 맡은 포뮬러 E

이는 비단 슈퍼레이스만의 걱정거리는 아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단일 내구레이스인 일본의 슈퍼다이큐시리즈는 물론 한국타이어가 후원하거나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는 80여개 레이스 대회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포뮬러E 경기에 쓰일 타이어는 이미 납품이 완료된 상태다.

일각에서 금산공장을 활용해 레이싱 타이어를 생산하는 안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타이어의 중앙연구소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레이싱 타이어 생산 설비가 대전 공장으로 이관됐기 때문이다. 생산 설비를 새롭게 세팅하고 타이어의 틀인 '몰드'를 만들어 내는 것도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한국타이어의 우선 순위도 완성차 납품용 타이어와 대리점 공급 물량을 정상화 하는 게 우선이다. 국내외 계약 물량을 소화하고 소매 판매점들에 공급할 물량이 먼저인 만큼, 마케팅과 연구개발 목적이 짙은 레이싱 타이어 공급은 후순위가 되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대전 시내에서 목격된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독자 제보)
대전 시내에서 목격된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독자 제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공급량이 제한적이어서 가격이 높아지는 현상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한국타이어 비중이 그리 높지 않은 자동차 회사들도 이번 사건을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2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오는 15일 완전히 진화됐다. 불이 난지는 58시간 만이다. 이번 사고로 근로자 10명과 소방대원 1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타이어 완제품 21만개가 모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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