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트럭 "전기트럭, 인프라가 먼저…한국 출시는 2024년 이후" [인터뷰]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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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17 11:29
만트럭 "전기트럭, 인프라가 먼저…한국 출시는 2024년 이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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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단연 전동화다. 나날이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 속에 전동화 바람은 승용차를 넘어 상용차 까지 미치고 있다. 만트럭버스그룹도 유럽에서 전기 버스를 공급하고, 2024년 대형 전기 트럭 출시를 예고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들의 전동화 여정에 한국은 어느정도 중요도를 갖고 있을까. 지난 14일 한국을 방문한 만트럭버스그룹의 로만 시테 글로벌 세일즈 총괄 수석 부사장과 크리스토퍼 쿤스트만 고객 서비스 매니지먼트 총괄 수석 부사장에게 직접 물었다. 

(왼쪽부터) 만트럭버스그룹 로만 시테 부사장, 크리스토퍼 쿤스트만 부사장
(왼쪽부터) 만트럭버스그룹 로만 시테 부사장, 크리스토퍼 쿤스트만 부사장

Q. 지난 2019년 한국 시장에서 전기 밴이나 전기 버스를 도입하고 싶다고 밝혔는데 아직도 전기차가 도입되지 않았다.

A. (로만 시테) 전기 트럭은 탈탄소화의 핵심이자 우리 사업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개발하는 중이다. 작년 IAA에서는 전기 트럭 실차를 공개하기도 했다. 2024년쯤 글로벌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우리는 유럽 시장에서 전기 버스를 공급하고 있고, 점차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 전기 버스를 공급하고 싶지만, 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규제 때문이다. 한국법상 버스의 폭은 2.5m 미만이어야 하는데, 우리 전기 버스의 폭은 2.55m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으로서 한국 도입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전기 트럭의 경우 2024년 독일에서 런칭한 이후 한국 출시 시기를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전기 트럭을 공급하는 데 있어서 제품만을 고려할 수는 없고, 공급할 수 있는 환경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환경에는 여러 가지 예가 있다. 우선, 전기 트럭의 경우 기존 디젤 트럭보다 비싸기 때문에 금융 상품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경우 개인 차주들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금융 상품이 매우 중요하다. 이외에도 가동 시간을 최대화하기 위해 충전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하는데, 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2024년 독일 출시 이후 한국에 출시될 때쯤이면 배터리 기술이 거의 최종 완성 단계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때쯤이면 우리 트럭이 메가 차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 전기 트럭
만 전기 트럭

Q. 한국은 전기 승용차 충전 인프라는 잘 구축된 편이지만, 대형 상용차를 위한 충전 시설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한국에서 전기 트럭이 통할 것이라고 보는가?

A. (로만 시테) 전기 트럭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가 매우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다른 제조사와 협업해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모임 혹은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다만, 이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정치적인 부분은 물론, 고객들도 이러한 부분에서 많은 지원을 해줘야 한다.

충전 인프라가 없다면 한국에서 전기 트럭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제한적인 동선 안에서 직접 충전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좀 더 넓은 범위의 동선을 가진 고객이라면 어렵다. 제품 공급과 충전 인프라는 동시에 가야 할 수밖에 없다.

Q. 볼보의 경우 전기 트럭과 함께 향후 수소 트럭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만트럭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A. (로만 시테) 우리도 수소 트럭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다. 독일 바이에른 지역에서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기도 하다. 수소 내연기관 이외에 연료전지 부문에서도 검토 중이다. 다만, 앞으로 몇 년간은 다양한 이유로 전기 트럭이 더 우세할 것이다. 

사진=만트럭버스코리아
사진=만트럭버스코리아

Q. 만트럭이 한국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A. (로만 시테) 지금까지 몇 년간 고객들과 많은 이슈가 있었던 것은 모두가 알 것이다. 현재 리콜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 1순위다. 우리 제품에 초점을 맞춰서 더 좋은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그다음이다.

현재 리콜 이외에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여러 기관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점을 봤을 때 우리는 다시 판매 부문에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연간 1000대 정도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Q. 한국에서는 특장차가 많이 팔리는 것 같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로만 시테) 지금 당장 창밖을 보더라도 한국에는 많은 건설 현장이 있다. 독일에서도 예전에는 건설 현장이 많았기 때문에 건설에 맞는 특장차가 점유율이 높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 건설 환경이 축소됐고, 온라인 배송이 확대되며 운송용 트럭의 비중이 훨씬 높아졌다. 한국에서도 시간이 지나며 운송용 트럭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판매하는 중대형 트럭 TGM이 한국 시장에 더욱 매력적이다. 장거리 운송에 최적화된 트랙터 또한 매우 중요하다.

Q. 만트럭은 다양한 최신 기술을 보유 중이다. 한국 고객들이 이러한 신기술을 잘 받아들인다고 생각하는가?

A. (로만 시테) 전반적으로 한국은 신기술을 매우 잘 받아들이는 시장이다. 한국 고객들은 매우 개방적이고 현대적이며 최신 기술을 바로바로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것 같다. 또한, 한국 고객들은 이러한 기술들을 본인의 트럭에 탑재하기 위해서 비용을 낼 의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한국 시장을 오스트랄라시아(Austria + Asia) 클러스터의 핵심 리드 시장으로 선정했다. 이처럼 고객들의 경험과 시장 자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 중 하나다. 

만 전기 버스 '라이온스 시티 E'
만 전기 버스 '라이온스 시티 E'

Q. 한국 운수 업체들이 국산 버스 이외에도 수입 버스를 활발하게 도입하고 있다. 특히, 2층 버스나 전기 버스 도입에 적극적인데, 한국에서 버스 사업을 재개할 계획은 없나?

A. (로만 시테)버스와 관련해서는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다. 유럽에서는 전기 버스를 계속해서 공급하고 있기도 하고, 아시아 시장에서 전기 버스의 섀시를 공급한 바 있다. 물론 한국에서도 버스 시장에 다시 진입하는 것을 계속해서 검토 중이다. 

Q. 승용차의 경우 온라인 판매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만트럭도 이를 고려하고 있는가?

A. (로만 시테) 온라인 판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 그 비중은 상당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100% 온라인 판매를 할 생각은 없다. 트럭은 고객의 니즈가 반영된 상품이기 때문이다. 각 고객이 원하는 스펙을 갖춘 차량을 공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약간 하이브리드 개념으로 온라인 판매를 운영하고 있다. 차량 색상이나 원하는 스펙 등을 온라인으로 정하면, 영업사원과 연결해서 개별 맞춤화하는 그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도 이에 발맞춰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추후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검토가 필요하다. 

만트럭버스그룹 로만 시테 부사장과 크리스토퍼 쿤스트만 부사장이 인터뷰 중인 모습
만트럭버스그룹 로만 시테 부사장과 크리스토퍼 쿤스트만 부사장이 인터뷰 중인 모습

Q. 수입차 업계에 인증 중고차가 유행이다. 트럭 부문에서도 인증 중고차가 도입될 수 있나?

A. (로만 시테) 트럭의 상태는 첫 번째 고객이 사용할 때보다 두 번째, 세 번째 고객을 거쳐 갈수록 좋지 않아진다. 이런 차들을 위해 유럽 시장에서는 인증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인증 프로그램을 원하는 고객이 많아진다면 당연히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 2차 3차 고객에게 트럭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크리스토퍼 쿤스트만) 이런 부문에 있어서 '만 디지털 서비스(MDS)'가 엄청난 역할을 해줄 수 있다. 고객의 정보를 우리 시스템과 연동해 트럭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도록 할 수 있다. 

(로만 시테) 새로운 고객이든 기존 고객이든 상관없다. 모두 우리의 고객이다. 우리는 항상 고객 옆에 있을 것이다.

리콜 접수 중인 만트럭 서비스센터
리콜 접수 중인 만트럭 서비스센터

Q. 한국에서 대규모 리콜을 발표한 지 2년 정도 흘렀다. 고객들의 신뢰를 되찾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는지?

A. (로만 시테) 고객 신뢰를 얻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현재 기준 리콜은 약 3분의 2정도 완료된 상태다. 올해 안에 리콜을 모두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의 트럭을 모두 다 돌봐 드리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리콜을 발표하며 한국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만트럭 신차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소비자들이 꽤 많다. 이러한 잠재 고객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 것인지?

A. (로만 시테) 우리는 현재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후에도 좋은 제품을 공급하고, 좋은 팀과 협업해 장기적으로 고객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크리스토퍼 쿤스트만) 차와 함께 서비스 패키지를 통해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고객들에게 차에 대한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케어 프리'라고 불리는 이 서비스 패키지에는 우리가 무엇을 달성하고자 하는지가 담겨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고객이 걱정 없이 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로만 시테) 이 밖에도 '만 디지털 서비스'가 있다. 이것을 통해서 나의 차 상태가 어떤지 서비스센터가 먼저 나서서 전달해 고객들이 유지보수를 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 부문이 고객의 신뢰를 한 번 더 얻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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