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에 밀린 싼타페 '판매량 굴욕'…이게 다 못생긴 탓?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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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2.28 13:30
쏘렌토에 밀린 싼타페 '판매량 굴욕'…이게 다 못생긴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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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

형님 '싼타페'가 동생 '쏘렌토'에 완전히 밀렸다. 이에 현대차는 올해 풀체인지된 5세대 싼타페를 투입할 예정이다. 극적인 외모 변화와 상품성 개선을 통해 쏘렌토에 밀린 중형 SUV 1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작년 싼타페 판매량은 2만8705대까지 떨어졌다. 2018년만 해도 10만대를 넘어서며 승승장구했지만,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4년전 실적의 27%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싼타페의 빈자리는 쏘렌토가 빠르게 채웠다. 2020년 8만2275대로 싼타페(5만7578대)를 앞지르더니 계속 격차를 벌여나갔다.  

싼타페가 부진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일단 디자인이다. 현대차는 지난 2020년 6월, 싼타페의 부분 변경을 단행한다. 당시 현대차는 세 달 먼저 출시된 4세대 쏘렌토를 견제하기 위해 페이스리프트임에도 '풀체인지급' 외모 변화를 선택했다.

그러나 새로운 디자인은 불호로 극명히 갈렸다. 단정하면서도 엣지를 살린 기존 모델과 달리 괴이한 모양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다. 특히, 신규 적요된 그릴은 '마스크를 쓴 것 같다', '메기를 닮았다'는 등 놀림을 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쏘렌토가 절제된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은 것과는 반대되는 반응이다. 

하이브리드 판매가 늦은 것도 급격한 하락의 원인이다. 작년 싼타페 실적 중 하이브리드 비중은 47.3%로 절반에 육박했다. 그러나 쏘렌토(71.7%)와 비교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절대적인 판매량에서도 싼타페는 1만4000대 수준인 반면, 쏘렌토는 5만대에 육박할 정도로 차이가 크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된 이후 무려 13개월이 지난 2021년 7월에서야 출시됐다. 2020년 3월 풀체인지된 쏘렌토가 출시와 동시에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함께 내논 것과 비교된다. 한마디로 쏘렌토가 16개월간 별다른 경쟁 없이 하이브리드 중형 SUV 시장을 선점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쏘렌토는 70%가 넘는 하이브리드 점유율을 만들어내며 전체 판매량에서 싼타페를 훌쩍 넘을 수 있었다. 

현대차 싼타페 로고
현대차 싼타페 로고

이에 현대차는 올해 새롭게 나올 싼타페를 통해 이를 뒤집는다는 계획이다. 페이스리프트 때 삼각떼 논란으로 고생했던 아반떼(AD)가 풀체인지를 통해 환골탈태한 것처럼 싼타페 역시 완성도 높은 신규 디자인을 통해 전작의 수모를 만회하겠다는 목표다. 

출시 전 노출된 싼타페 테스트카를 보면, 상당한 수준의 디자인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 현대차가 추구하고 있는 패밀리룩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반적인 외모가 마치 갤로퍼처럼 각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양쪽 주간주행등을 얇고 길게 잇는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 대신 H모양의 주간주행등이 적용된다. 

차체도 커진다. 차량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모듈형 방식인 3세대 플랫폼의 장점이 발휘되는 부분이다. 휠베이스 역시 이전보다 길어져 실내 거주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아의 1.6 터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기아의 1.6 터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디젤 모델이 단종될 가능성도 있다. 대신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그만큼의 인력과 설비를 하이브리드에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018년 89.2%에 달했던 디젤 비중은 지난해 절반 이하로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싼타페 디젤은 계약 후 2개월이면 받을 수 있지만, 하이브리드는 1년 반을 기다려야 한다. 

현대차는 올해 4분기 신형 싼타페를 투입할 예정이다. 올해 중반쯤 페이스리프트되는 쏘렌토와 다시 한번 진검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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