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마이바흐 계약'…늘어나는 자동차 온라인 판매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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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2.28 10:00
'안방에서 마이바흐 계약'…늘어나는 자동차 온라인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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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온라인 판매가 점차 늘고 있다. 영업 일선의 반대로 좌절됐던 과거와 달리 각 브랜드들은 다양한 명분과 색다른 방법을 내세우며 새로운 판매 루트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결제 문화 확산은 자동차 온라인 판매까지 그 영역을 넓혔다. 딜러에 의존해왔던 영업 구조를 개선하고, 영업 비용을 줄이는 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각 딜러사의 서로 다른 프로모션에 의해 들쑥날쑥한 가격의 투명화에도 도움이 된다.

르노코리아 구매청약 페이지
르노코리아 구매청약 페이지

국산차 업계에서는 르노코리아가 눈에 띈다. 2017년 e-쇼룸을 열고 신차 견적 및 카카오페이를 이용한 차량 계약금 결제, 카카오톡 원격 상담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는 캐스퍼를, 한국GM은 타호와 시에라 등 일부 차종을 홈페이지에서 팔고 있지만 전 차종을 계약할 수 있는 건 르노코리아가 유일하다.

수입차는 더 적극적이다. 각 딜러사는 차량 설명을 비롯해 구매 조건과 출고 업무만 담당하면 되니 필요 이상의 과도한 내부 경쟁으로 발생할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수입차 중 온라인 세일즈를 가장 먼저 도입한 건 폭스바겐코리아다. 2018년 카카오 스토어를 통해 파사트와 티구안 사전 계약을 진행했고, 이후 11번가에 2020년형 티구안을 내놓기도 했다.

BMW 샵 온라인 메인 페이지
BMW 샵 온라인 메인 페이지

BMW코리아는 'BMW 샵 온라인'을 열고 각종 스페셜 에디션을 판매하고 있다. M 스페셜 모델과 옵션이 강화된 SUV 등 희소성 있는 모델뿐 아니라 7시리즈와 XM 등 주요 신차들의 사전 계약도 이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들어 인터넷 영업을 본격화했다. 출범 20주년을 기념해 매달 20일 스페셜 모델을 내놓고 있다. 벤츠는 이를 통해 계약금 결제 및 전시장 선택 기능을 지원하고,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매달 출시 소식을 안내하고 있다. 지난달 인터넷에 처음 나온 마이바흐는 불과 하루만에 모든 물량이 완판되기도 했다.

폴스타코리아는 차량 주문은 물론, 시승 신청·문의·결제 과정 등을 모두 온라인화했다. 이를 위해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연결성을 갖춘 인터페이스를 구축했다. 2024년까지 총 10곳의 오프라인 전시장 구축을 추진하는 등, 차량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는 공간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혼다도 온라인을 위한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 계약부터 차량 대금 결제 등 모든 과정을 웹에서 진행하고, 정찰제를 도입해 소비자들의 불만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혼다는 이를 위해 2년간 5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580 4매틱 블루 스타 더스트 나이트
온라인으로 판매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580 블루 스타 더스트 나이트

2018년 정부가 관련 규제를 철폐한 이후부터는 홈쇼핑도 활성화되고 있다. 주요 채널에서는 장기렌터카 상품을 비롯한 여러 자동차 브랜드의 출연이 부쩍 늘었다. 이미 르노삼성, 쌍용차, 혼다, 재규어 등이 홈쇼핑 판매를 진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딜러 간 출혈 경쟁 없이 자동차 업계가 큰 틀에서 모객을 대신한다면 영업사원의 수익 보전과 업무 용이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수입차 업계의 신뢰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온라인 판매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딜러 사이의 경쟁이 없어지면 그만큼 할인 혜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수천만원 이상을 내야 하는 제품을 실물도 안 보고 구매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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