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의 마지막 골든타임…하이브리드 뚝심 통할까?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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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2.23 16:47
일본차의 마지막 골든타임…하이브리드 뚝심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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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불매 운동이 이뤄지는 동안 현대차와 기아는 눈부신 성과를 이뤄냈고, 볼보가 독일 프리미엄의 대안으로 성장했다. 테슬라와 폴스타 등 새로운 플레이어가 속속 등장하는 전기차 시대에 하이브리드를 앞세운 일본차의 존재감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토요타 프리우스
토요타 프리우스

# 시간이 없는 이유, '전기차'와 '국산차'

전기차는 말 그대로 무섭게 성장 중이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6만4482대로, 2019년(3만5046대) 대비 369.3% 증가했다. 하이브리드(102.9%)보다 3배 이상 높은 숫자다. 

누적 등록대수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3년 1464대에 불과했던 전기차는 2022년 39만대까지 늘었다. 지난해 9월에는 전기차 월간 등록대수(2만485대)가 사상 처음 하이브리드(1만9176대)를 추월하는 이변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대차 아이오닉6
현대차 아이오닉6

일본차를 더 이상 하이브리드 시장의 '절대 강자'라고 보기에도 힘들어졌다. 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종류가 한층 다양해졌고, 연료 효율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SUV=디젤' 이었던 국산 중형 SUV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소비자 인식도 바뀌었다.

# 하이브리드의 인기, 지금이 타이밍

그나마 다행인건 아직 하이브리드 시장이 건재하다는 것이다. 작년 국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27만282대로, 전년 대비 14.3% 늘었다. 점유율도 2.5%포인트(p) 늘어난 16.3%에 달했다.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를 선호하는 현상은 리서치 업체의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한국딜로이트가 발표한 '2023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의 하이브리드 선호도는 전기차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렉서스 ES
렉서스 ES

하이브리드 취득세 감면 혜택이 2024년까지 재연장된것도 호재다. 구매 시 최대 40만원 가량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공영주차장, 유료도로 할인 혜택 등 저공해자동차에 제공되는 각종 할인도 쏠쏠하다.  

디젤차의 대안으로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모은 점도 좋은 기회다. 진동과 소음이 심각한 디젤 엔진의 단점을 해결하면서도 우수한 토크와 저렴한 유지비 등의 장점을 살렸다. 더욱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과 역전됐고, 질소산화물 등 배출가스 문제에서도 나름 자유롭다. 

국산 하이브리드의 출고 대기 기간도 긴 점도 유리한 요인이다. 현대차 그랜저와 투싼 하이브리드가 10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고,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등 인기 차종은 여전히 1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수입차 특유의 빠른 출고가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겠다.

한국토요타자동차 콘야마 마나부 사장
한국토요타자동차 콘야마 마나부 사장

2019년 15%에 달했던 일본 브랜드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2020년 7.5%까지 줄었다. 작년에는 6%대로 떨어지며 2011년 이후 처음으로 2만대 선이 무너졌다.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한국토요타다. 더 늦으면 기회가 없다는듯 올해 8종의 신차를 쏟아내며 한국 시장을 다시 공략하겠다는 목표다. 토요타는 라브4 PHEV를 시작으로 알파드와 하이랜더, 크라운, 신형 프리우스, bZ4X를 선보인다. 렉서스는 신상 전기차 RZ와 5세대 RX를 내놓는다.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통해 점유율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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