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과학관이 현대차 포니1, 기아 T-600, 시발택시 등 3개 자동차를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로 등록했다고 23일 밝혔다. 

현대차 포니1
현대차 포니1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는 과학기술과 관련한 역사·교육적 가치가 높고, 후대에 계승할 필요가 있는 자료를 보존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지난 2019년 시행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동의보감, 악학궤범, 신기비결 등 조선시대 의·과학 서적을 비롯해 최초의 국산 훈련기 KT-1, 삼성전자의 64M D램 등 다양한 기술들이 과학 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과학관 측은 포니1이 국내 자동차 산업 사상 최초의 독자 모델이라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1975년 등장한 1세대 포니는 엔진과 변속기 제조 기술을 모두 외국을 통해 도입됐지만, 모두 국내에서 자체적인 조립 과정을 거쳤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일본에 이어 아시아 두 번째로 자체 개발 자동차를 보유한 국가로 올라선 바 있다. 

해당 차량은 금호클래식카의 백중길 회장의 소유 모델로 국한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해당 차량은 포니 양산 첫해인 1975년식 모델로선 유일한 데다,  2013년 국가등록문화재 553호로 지정된 모델이기도 하다.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실제 운행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기아 경3륜트럭 T-600 (사진=문화재청)
기아 경3륜트럭 T-600 (사진=문화재청)

기아 T-600은 국내에서 생산된 마지막 삼륜 화물차였다는 게 지정 이유다. 현존하는 차량이 적어 희귀성이 높고, 자동차 기술이 삼륜에서 사륜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산업발전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는 설명이다. T-600은 대전에 위치한 교통문화연수원에서 보존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600 또한 등록문화재 400호로 지정되어있다. 

시발택시는 전쟁으로 폐차 처분된 미군용 지프의 부품을 개조해 조립한 자동차다. 과학관 측은 시발택시가 국내 기술자의 손으로 최초 제작된 국산차라는 점을 높게 산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관 측은 1955년에 등장한 실차가 없어 2000년 백중길 회장이 복원한 차량이 자료로 등록됐다고 언급했다. 

이석래 국립중앙과학관장은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등록제를 통해 우리나라의 위대한 과학 유산이 잘 보존되고 과학기술자들이 좀 더 존중받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학관 측은 등록자료 복제품을 활용한 순회전시를 열고, 다양한 국가 과학 자료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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