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멀어지는 내 차 마련…차값에 이자까지 '눈덩이'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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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10 17:15
갈수록 멀어지는 내 차 마련…차값에 이자까지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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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차 계약 후 고객 인도 직전에 포기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반도체 부족 등으로 출고 적체가 심해져 차를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도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는 최근 여러 가지 이유로 신차를 구매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각국 정부가 경제 부양을 위해 풀었던 돈으로 인해 물가가 급등했는데, 이를 잡기 위해 앞다퉈 기준금리를 올리며 대출 및 할부 금리도 많이 오른 상태다. 

2022년 10월 기준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0%로, 작년 10월(0.75%)과 비교해 4배나 올랐다. 기준금리가 치솟으며 시장금리는 더 올랐다. 각 카드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신차 할부 최저금리는 롯데카드가 6.2%, 현대카드 6.4%, 국민카드 6.1%다. 올해 초만 해도 2% 중반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자 부담이 2배 넘게 늘었다. 

신차 구매를 망설이는 데는 차량 가격 인상도 한 몫을 하고 있다. 2022년형 그랜저의 시작 가격은 3392만원인데, 2021년형(3303만원) 대비 2.7%가 올랐다. 단순히 차량 가격을 전액 할부한다고 계산했을 때, 작년에는(2.5%, 36개월) 한 달에 95만3000원을 상환하면 됐지만, 올해(6.4%, 36개월)는 103만8000원을 내야 한다. 총 내야하는 이자는 작년 128만8000원에서 올해 345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전기차처럼 특수한 경우에는 더욱 심하다. 작년 말 기준 5680만원이던 기아 EV6 롱레인지 GT라인은 현재 5995만원이다. 작년보다 보조금이 100만원 줄었다는 것까지 고려하면 실구매가는 400만원 넘게 오른 셈이다. 여기에 오른 할부 이자까지 더하면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기아 EV6 GT라인
기아 EV6 GT라인

이에 따라 차량 구매 대신 저축으로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차 살 돈을 은행에 넣어두기만 해도 연간 수백만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차량 구매를 포기했다는 한 소비자는 "차량 가격도 오르고 할부 금리도 올라 그냥 지금 타던 차를 더 타기로 마음먹었다"라며 "차 사려고 모아뒀던 돈은 저축해서 이자를 받고, 나중에 이자가 내리면 그때 신차 구매를 고려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 한 전문가는 "환율과 금리가 안정될 때까지 신차 구매를 포기하는 소비자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중고차나 지금 타던 차를 더 타는 방향으로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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