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동 감병우 상무 "내년 e바이크 양산, 0.5톤 전기트럭도 준비"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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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08 10:00
[인터뷰] 대동 감병우 상무 "내년 e바이크 양산, 0.5톤 전기트럭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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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 기업 대동이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2025년까지 2234억원을 투자해 농업 및 비농업용 모빌리티 플랫폼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회사는 내년 전기 이륜차 양산을 시작으로, 퍼스널 부문은 물론, 레저, 가드닝 분야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장기적으로는 0.5톤급 전기 상용차 양산까지 염두하며 모빌리티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카이스트와 모빌리티 연구센터를 설립해 R&D 기반을 확장했고, 카카오모빌리티와 사업제휴 및 100억원 규모의 지분 참여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협력관계 구축도 활발하다. 대동은 앞으로 어떤 비전을 실현해나갈까. 대구에서 열린 2022 국제농기계자재 박람회에서 대동의 제품 연구개발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감병우 부문장(상무)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출품 차량을 보니 네 바퀴 달린 제품도 출시할 수 있을 것 같다

경형 차량 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목표 중 하나다. 사실, 2016년 르노 트위지, 마스터 등을 바탕으로 한 제품 개발을 진행한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가 '부산 생산'이라는 전제 탓에 동신모텍으로 넘어가면서 해당 사업은 포기했지만, 이와 별개로 0.5톤 트럭 개발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별도의 인증도 받을 계획이다.

Q. 전동화와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기초 연구보다는 탑재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전동화 부문은 전기 트랙터, 전기 UTV, 골프 카트 상품화에 성공해 기본적인 기술은 확보한 상태다. 사실 모터 제어 부분은 아직 완벽하지 않은데, 이 부분은 카이스트와 공동 연구센터를 마련해 내재화를 진행중이다.  

Q. e바이크의 경우 결국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 보급 여부가 관건일 것 같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것 같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이 있고, e바이크 배터리 공급사인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을 쓰는 다른 업체들과 함께 공동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물론 한계가 분명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자체적인 구축 계획도 가지고 있다. 

Q. 전기 이륜차는 유독 중국 제품들에 대한 비판이 많다

대부분은 중국산 제품을 그대로 들여오거나, 중국에서 생산된 부품을 국내에서 조립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다. 전기 오토바이의 80% 가량이 품질 문제로 운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Q. 대동이 내놓을 e바이크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

개발 초기 단계부터 배달 라이더 시장을 겨냥해 만들었다. 제품의 90% 가량이 국산화 된 것도 특징인데, 대동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350개 정도의 공급망을 활용해 대부분의 구성 요소들을 국산화했고, 품질도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 나머지 부품의 경우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는데, 휠이나 타이어 정도다. 이 부분은 국내 바이크 산업이 몰락하며 아예 없어진 사업이라 어쩔 수 없는 영역이다. 

Q. 스마트팜과 관련된 부분은 모빌리티와 어떤 연관성이 있나

대동의 사업 전략 핵심은 스마트 농기계, 스마트 파밍, 스마트 모빌리티다. 자율주행 트랙터를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는 단순 농기계의 자율주행화를 넘어 농업의 디지털화를 위한 일부라고 봐 주면 될 것 같다. 농업은 농민 개인의 노하우로만 전수되어오고 있지만, 이를 데이터화 해서 생산량을 올리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고 있고, 스마트 농기계는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전체적인 농업 기술력 확보가 목적이라고 봐주면 되겠다.

Q. 농기계는 일관성이 있는데, 잔디깎기는 연관성이 낮아보인다

해외시장에서는 잔디깎는 작업이 상당한 노동으로 여겨진다. 잔디를 깎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하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 대부분의 잔디깎기는 내연기관을 기반으로 가동되다보니 소음 등의 문제가 있는데, 유럽이나 북미에서는 이 시장이 전동화되며 로봇화된 잔디깎기가 등장하는 추세다. 해외 수출의 경우 농기계 뿐 아니라 가드닝 부분 장비도 판매하고 있는 이유다.

Q. 그렇다면 전동 휠체어의 경우는 어떤가

단순히 휠체어를 만드려고 했다기보단,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차원에서 개발됐다. 자율주행 기술울 탑재해 공공장소의 이동 모빌리티로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구 미술관, 서울 DDP 등에서 실증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참고로 휠체어는 물론 잔디깎이나 e바이크 등은 모두 모듈화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의 PBV 처럼 다양한 제품을 제작하는것도 가능하다. 스케이트 보드 플랫폼의 축소판이라 보면 될 것 같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영역으로 확장이 가능할까

대동은 내부적인 사업 전략에 따라 초소형, 소형, 중형, 대형 등의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성하고 있다. 전동 휠체어의 경우 초소형 플랫폼에 해당하는데, 이는 단거리 이송, 배송용 모빌리티로도 발전시킬 수 있다. 의자를 떼고 운송 박스를 달면 실내 배송 플랫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Q. 플랫폼들을 기반으로 어떤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을까

초소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로봇모어(잔디깎기)를 내년 말 쯤 사업화할 계획이다. 소형 부문에서는 스마트체어를 준비중이고, 운반용 카트도 로봇화 하는 부분을 검토중이다. 이 외 물류 팔레트 시스템 등도 2023년 말 쯤으로 사업화를 예상하고 있다. 중형급에서는 북미 시장에 특화된 골프카트를 연구중이고, 대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0.5톤급 상용차를 개발중이다. 전기트랙터도 검토중이긴 한데, 가격이나 법규 등 실정을 파악하고 있는 상태다.

Q. 자율주행 분야에 대해서는 어떤 연구가 진행되고 있나

도로와 도로가 아닌 곳에서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방식은 다르다. 농지는 도로가 아니지 않은가. 이렇다보니까 지도 자체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한다. 지도 위에 경로를 생성하고 이를 추종하는 시스템인데, 차량 시스템에서 이를 제어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도로에서 구현되는 자율주행 기술은 0.5톤 차량에 탑재될 예정인데, 이 부분은 서울대학교와 협업중이고, 카카오모빌리티에서도 투자를 받아 향후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Q. 도로가 아닌 곳에서는 어떻게 자율주행을 구현하나

논에는 지도가 없다. 지금은 논의 테두리를 따라 트랙터를 운행하고, 컴퓨터가 궤적을 따라 땅의 면적을 계산해 효율적인 맵을 생성한다. 농민들마다 밭을 가는 방법이 다른데, 이 도한 계산을 통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다. 

Q. 논마다 면적이나 모양이 다 다른데, 이 부분에도 대응할 수 있나

아직 모든것을 구현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논마다 면적의 차이도 다른 것은 물론, 농기계마다 차폭이나 선회 반경도 다르다. 논의 모양은 사각형이나 오각형에 가까울수록 자율주행을 더 정밀하게 구현하는데, 이 외의 모양과 관련해서는 시스템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 

Q. 밭에서도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을까

당장은 논농사에 국한해 연구중이다. 논 농사는 현재 기계화율이 98%, 밭농사의 기계화율은 60%인데, 밭농업을 기계화하고 자율주행화 하려면 다양한 모델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가령 과수원의 경우 나무나 이를 받쳐주는 지주목을 피해서 주행해야 하니까, 현재의 트랙터에서 쓸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과는 다른 방식을 구현해야 한다. 

Q. 모빌리티를 브랜드 이미지에 연관짓기 어려운 느낌이다

전기 이륜차가 출시되고, 스마트체어 등 다른 제품들이 시장에 나오면 잘 자리잡아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와 관련된 부분은 지금 공개할 수는 없는데, 내부적으로 뭔가 확정되는 사안이 있다면 이를 공개할만한 자리를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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