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은 독일차도 예외 없다'…자본주의가 낳은 특이한 중국차들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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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02 09:15
'콧대 높은 독일차도 예외 없다'…자본주의가 낳은 특이한 중국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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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그 어떤 브랜드도 '갑'일 수 없다. 연간 2600만대의 신차가 팔리는 세계 최대 시장인 데다, 무려 600만명에 달하는 백만장자들은 세계 각국의 고급차를 사들이는 '큰 손'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자존심 강한 자동차 회사들도 고개르 숙이고 '뭔가 조금은 어색한' 현지 전략 모델들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콧대높기로 유명한 독일차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과 전혀 다른 차를 내놓거나, 단종된 모델의 명맥을 유지하면서까지 중국 소비자들의 비위(?)를 맞추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서 중국에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특이한 자동차가 많다. 

# 아우디 A7 롱휠베이스…우리가 사랑하던 A7은 어디로

중국인들이 큰 차를 선호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SUV나 대형 세단은 물론,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나 E클래스 같은 중형·준대형급 세단에서도 롱휠베이스 버전이 생산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차량의 본질마저 흐려지게 만드는 차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아우디 A7 L 같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A7 L은 아우디가 '스포트백' 이라고 칭하는 4도어 쿠페를 정통 세단으로 바꿔놓은 모델이다. 그 자체로 퓨전이었던 스포트백을 정통 세단으로 바꿔놓은 셈이다. 이 과정에서 휠베이스는 98mm 늘었는데, 3026mm에 달하는 휠베이스는 A8 기본형 모델 보다도 길다.

A7 L의 압권은 후면부다. 특유의 유려한 라인에 자연스레 내장되어있던 해치 도어는 사라졌고, 정통 세단에서 볼 수 있을 법한 툭 튀어나온 트렁크가 추가됐다. 아우디는 세단 선호도가 높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파생 모델을 구성했다는 입장이지만, 얼마나 많은 선택을 받을지는 의문이다.

파워트레인은 3.0리터 V6 TFSI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최고출력은 335마력, 최대토크는 51.0kg.m이며, 7단 S트로닉 변속기와 콰트로 시스템이 결합됐다. 더 커진 차체를 떠받칠 수 있도록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 적용됐고, 회전반경을 줄일 수 있도록 후륜 조향 기능도 추가했다. 

# 폭스바겐 페이톤…단종? 중국에서는 아니다!

2002년,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의 직접 경쟁을 위해 야심차게 등장한 폭스바겐 페이톤은 2016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물론 이건 글로벌 시장에 한정된 이야기다.

폭스바겐은 2016년 페이톤 단종 직후, 페이톤의 중국 전략 후속 차종인 피데온을 출시했다. 당시로선 최신 아키텍쳐였던 MLB 플랫폼을 적용한 최초의 모델로, 독일 폭스바겐이 설계하고 중국의 상하이 폭스바겐에서 생산했다. 전장은 5004mm, 전폭 1869mm로 전반적인 차체 크기는 이전 페이톤보다 작아졌지만, 휠베이스는 2997mm에 달해 이전 모델(2880mm)보다 117mm나 길어졌다. 

외형은 이전의 페이톤보다 더 화려해졌다. 전체적으로 직선이 강조된 모습을 갖췄으며, 라디에이터 그릴을 비롯해 범퍼, 측면 캐릭터 라인, 테일램프 등은 브랜드의 최신 디자인을 따른다. C필러를 완만하게 처리해 큰 차체에도 불구하고 날렵한 이미지를 갖추도록 했다.

실내는 수평 기조의 레이아웃을 바탕으로 앰비언트 라이트, 퀼팅 장식이 내장된 가죽 시트, 마사지 기능 등을 탑재했다. 뒷좌석은 비즈니스 라운지 스타일로 디자인됐고, 3D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폭스바겐 최초로 적용된 나이트 비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오토 하이빔, 차선 이탈 경보 및 방지 시스템 등으로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면모도 갖췄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 4기통 TSI 및 3.0리터 V6 TSI 등 두 종류의 엔진을 바탕으로 7단 DSG 변속기 조합으로 구성된다. 가장 강력한 성능을 내는 6기통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4.9kg.m의 성능을 발휘하고, 사륜구동 시스템인 4MOTION이 더해졌다. 

# 아우디 A8 호르히…마이바흐와 경쟁하는 초호화 아우디

아우디 A8 호르히(Horch)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를 직접 겨냥한 모델이다. 차명에 붙은 호르히는 아우디의 원류가 되었던 네 개의 회사(호르히, 아우디, 데카베, 반더러)중 한 곳으로, 당시 대형세단을 중심으로 한 최고급 브랜드로 군림해왔다. A8 호르히는 이 같은 지향점을 계승해 호화로운 사양을 갖추고, 휠베이스를 늘여 2열 거주성을 높였다. 

전반적인 외형은 A8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차체는 더 커졌다. 휠베이스는 A8 L 보다도 130mm나 길어졌고, 이를 통해 전장 5450mm, 휠베이스 3258mm를 갖췄다. 마이바흐 S580(전장 5470mm, 휠베이스 3396mm)보다는 짧지만, 제네시스 G90(전장 5275mm, 휠베이스 3180mm)보다 길다. 

실내는 A8 4인승 버전을 바탕으로 더욱 호화롭게 꾸며졌다. 2열 탑승객을 위한 조작부와 전용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안마시트, 최고급 가죽, 원목 트림 등이 적용됐고, 곳곳에는 아우디 엠블럼 대신 호르히 전용 로고를 더해 특별함을 더했다.

파워트레인은 생각보다 현실적이다. 3.0리터 V6 TFSI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51.0kg.m을 발휘하고, 8단 자동변속기와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 콰트로가 조합됐다. 덩치만 봐선 W12 엔진을 탑재해야 할 것 같지만, 이는 중국 현지의 세금 규제를 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방법이다.

# BMW i3…엥? i3는 전기차 아니에요?!

브랜드의 네이밍 체계 때문일까. 중국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차량들과 이름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차들이 판매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건 올해 초 공개된 BMW i3다. 해치백 형태의 소형 전기차였던 i3는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3시리즈 그란리무진의 전동화 모델로 재탄생했다. 정확한 명칭은 i3 eDrive 35L.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해 한층 긴 차체를 갖췄고, 브랜드의 첨단 사양들을 집약시켰다. 

차체도 한층 커졌다. 휠베이스는 기존 3시리즈 대비 110mm 늘어난 2966mm에 달한다. 단순 수치만 놓고 보면 5시리즈(2975mm)와 유사한 수준이다. 휠베이스를 포함한 전장은 총 162mm 증가한 4872mm다. 

i3는 70.3kWh 배터리팩과 싱글모터 기반 eDrive 35L 단일 트림 구성이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285마력, 최대토크는 40.8kg.m이며,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는 6.2초만에 주파해 320d(6.8초)와 유사한 가속력을 발휘한다. 완충시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중국 현지 측정방식 기준 526km다.

# BMW X5 롱휠베이스…이건 쫌 괜찮네!

여기까지만 보면 우리네 취향과는 도무지 맞지 않아 보이지만, 생각보다 탐나는 차들도 있다. BMW X5 기반의 롱휠베이스 버전이 대표적이다.

X5는 큰 차를 선호하는 우리나라에서도 괜찮아 보인다. 다행히(?) 외형이 기존 X5와 다르지 않다. 휠베이스를 130mm 늘리고 M 스포츠 패키지를 기본 적용했다. 휠베이스만 놓고 보면, 플래그십 SUV X7(3105mm)과 동일하다. 확장된 휠베이스는 온전히 뒷좌석만을 위해 활용됐다.

롱휠베이스 모델 특성상 기존 X5와 차별화된 뒷좌석 사양들도 눈길을 끈다. 2열 문짝 크기는 기존 X5보다 커져 탑승객 승·하차가 용이해졌으며, 후석 시트는 최대 4도까지 조절 가능한 리클라이닝 기능이 내장됐다. 컴포트 시트도 기본화해 착좌감을 키우고, 앰비언트 라이트,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등을 갖춰 감성 품질도 끌어올렸다. 

트림은 최고출력 261마력을 발휘하는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 기반 xDrive30Li를 비롯해, 329마력급 3.0리터 직렬 6기통 터보 엔진을 탑재한 xDrive40Li 등 두가지로 구성된다. 두 트림 모두 8단 자동변속기와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 xDrive가 조합되며, 전자제어 댐핑 시스템과 오토 레벨링 기능이 포함된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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