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줄 모르는 공급망 위기…'유럽차 생산 중단 될지도'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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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0.17 14:47
끝날 줄 모르는 공급망 위기…'유럽차 생산 중단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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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장기화로 유럽 완성차 업계가 연간 680만대에 이르는 생산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S&P 글로벌모빌리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완성차 업계는 에너지 위기로 인해 분기당 37.8%의 생산 감소 피해가 발생할 전망이다. 이는 올 연말부터 본격화돼 2023년 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보복하기 위해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잠그고 있다. 유럽이 이에 대비해 가스를 비축하고,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나섰지만, 한계치는 분명하다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렇다보니 해당 보고서는 일부 브랜드들의 생산 중단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유럽의 연간 자동차 생산량은 400~450만대 수준이지만, 에너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연간 680만대 가량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차량 한대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 비용은 대당 7만원 선이지만, 이는 100만원까지 치솟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렇다보니 완성차 업계에서도 에너지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게 일어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에너지 위기가 내년까지 계속될 경우 독일과 동유럽에 있는 생산시설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BMW는 자체 발전 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외부 전력 회사와의 계약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다. 

유럽 자동차 업체만의 문제는 아니다. S&P는 현지 부품업체들의 공장 가동이 어려워질 경우, 유럽은 물론 아시아와 미주 지역의 자동차 제조사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부품은 물론, 수급난에 시달리고 있는 배터리와 반도체 공급도 더욱 늦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S&P 글로벌모빌리티 측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동차 공급망 위기는 점차 심화될 것으로 본다"며 "자동차 제조를 넘어 부품 등 기초소재 분야로 갈 수록 압박 규모가 더 심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의 자동차 수요도 얼어붙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OECD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의 전쟁 여파로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치를 1.3%에서 0.3%로 고쳐잡았고, 이에 따라 소비 심리 전반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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