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회장, "​​​​​​​한국에 수천억대 투자…전기차 생산 열려있어"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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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0.12 15:07
르노 회장, "​​​​​​​한국에 수천억대 투자…전기차 생산 열려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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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그룹의 루카 데 메오 회장이 11일 한국을 찾아 르노코리아자동차의 미래 전략을 소개했다. 지리와 추진중인 오로라 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진행하는 한편, 부산공장을 중·대형 세그먼트 수출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수천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전기차 생산 가능성을 열어놓는 한편, 국내 판매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르노코리아자동차의 '리스크'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답변을 내놨다. 최근까지 이어졌던 노사갈등 문제에 대한 질문에는 "다른 사업장도 파업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고, 저조한 부산공장의 가동률 문제와 관련한 지적에는 "향후 생산 능력의 100%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아래는 르노그룹 루카 데 메오 회장과 르노코리아자동차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의 기자회견 질의응답 전문.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

Q. 수억 유로(수천억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시점은 언제로 예상하고 있는지

(드블레즈 사장) 지금부터다. 이미 지리와 르노 엔지니어들이 플랫폼 도입을 위한 작업을 시작했고, 이에 따른 투자도 진행되고 있다. 

Q. 투자에 앞서 전제조건을 깔았다. 어떤 내용인가

(데 메오 회장)르노와 지리 간의 조인트벤처가 계획대로 잘 운영되어야 한다는 게 전제조건이다. 수출에도 집중해야할 것으로 본다. 아르카나(XM3)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데, 일단 아르카나는 유럽에서 굉장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기대했던 것 보다 실적이 좋고, 품질도 뛰어나다. 전적으로 부산공장의 노력 덕분이다. 

Q.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 있나

(데 메오 회장) 르노는 순수 전기차를 개발한 최초의 자동차 회사 중 한 곳이다. 제너럴모터스(GM)보다도 10년 앞서 LG를 포함한 한국의 환상적인 기업들과 협업한 전례가 있다. 한국 시장에 전기차를 소개한다면 우리만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에서 이미 트위지와 플루언스(SM3 Z.E.) 조립 노하우를 쌓아왔고, 지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플랫폼도 들여오게 됐으니 다양한 카드를 쥐고 있는 상황이다. 수요가 증가한다면 그에 맞춰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전기차 생산 가능성과 관련해서는)문을 닫아두지만은 않겠다.

Q. 오로라 프로젝트는 잘 진행되고 있는지

(데 메오 회장)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오늘 부산 공장에서 관계자들을 만났는데, 상당히 동기부여가 잘 되어있는 느낌이었고, 기대도 높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로라 프로젝트가 잘 가기 위해서는 행정적으로 풀어가야 할 부분도 있고, 물류와 관련된 어려움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지만, 이 정도의 어려움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당연히 있는 일이다. 

Q. 부산공장은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데, 가동률이 너무 저조하다. 신차 투입도 너무 소극적인건 아닌가

(데 메오 회장) 반드시 물량에만 치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물량을 생산하는 것 보단 수익과 가치가 더 중요하다. 총 20만대를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이게 B세그먼트냐, D세그먼트냐는 전혀 다른 사안이다. 중요한건 부산이 중·대형차를 생산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부산공장을 안정적으로 가동시키고자 하고 있고, 향후 생산 능력의 100%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지리가 르노코리아자동차 지분 34%를 인수했는데, 추가 인수 계획이 있을까

(데 메오 회장) 지리를 오로라 프로젝트에 더 깊게 참여시키기 위한 방법이었을 뿐이다. 지리가 단순 파트너 관계를 넘어 주요 주주로서 르노의 프로젝트에 참여해주길 원했다. 

Q, 미국과 중국의 무역 장벽이 더 높아지고 있다. 르노 입장에서는 투자의 걸림돌이 되지 않는지

(데 메오 회장) 굉장히 위험한 경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같은 사업가들은 세계는 개방되어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수출을 할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이라고 본다. 많은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이를 기반으로 다른 국가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Q. 르노그룹은 르노코리아자동차의 노·사 관계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데 메오 회장) 다른 브랜드와 사업장도 파업이 없는건 아니다. 결국 노·사가 함께 나아가야 할 길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10년간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업계는 물론, 르노그룹 내에서도 가장 극적인 타결을 보여줬고,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어려운 시기를 잘 견뎌내준 임직원들에게 감사드리며, 이 노력이 장기적인 수익성을 추구할 수 있는 사업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 확신한다.

Q. 알핀 브랜드가 우리나라에 도입될 가능성은 있을까

(데 메오 회장) 알핀은 정말 많은 잠재력을 품고 있는 브랜드다. 넷플릭스(F1 분노의 질주)를 통해 알핀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알핀이 한국에서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를 지켜보고 있는 단계다.

(왼쪽부터)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 스테판 드블레느 르노코리아자동차 사장
(왼쪽부터)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 스테판 드블레느 르노코리아자동차 사장

Q. 한국 시장에서 직접생산과 수입 등 두가지 전략을 쓰고 있는데, 이 계획에 변화가 있을지

(드블레즈 사장) 데 메오 회장은 물론, 본사 관계자들과 함께 한국 시장 라인업을 보완할 방법에 대해 논의중이다. 유럽에서 판매중인 라인업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주요 어젠다인데, 현재로서는 어떤 모델을 들여오겠다고 결정한 바는 없다. 

Q. 르노와 오로베이(볼보·지리 파워트레인 합작사)간의 협력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데 메오 회장) 내연기관 기술과 관련해 파트너를 물색중이다. 미래의 파트너들과 협력해 시너지를 내고, 비용을 낮출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는 물론, 대체 연료, 클린 엔진 등 다양한 대안이 나오고 있는 만큼 내연기관은 아직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소식은 오는 11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Q. 이번 방한 일정 중 배터리 3사(LG엔솔, 삼성SDI, SK온)와도 만났는지

(데 메오 회장) 세 회사와는 주기적으로 대화하고 있다. 이들은 르노의 장기적인 파트너이며,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세 회사와 장기적으로 어떤 관계를 쌓아나갈지 논의중인데, 이는 이번 방한의 의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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