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현대차그룹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올해 2~8월 평균 2314대였던 아이오닉5는 지난달 1306대로 44.2%, EV6는 2303대에서 1440대로 37.5% 감소했다.

문제는 아직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시작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8월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직후 효력이 발생한 IRA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되어야 우리 자동차 업계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아 EV6 생산공장
기아 EV6 생산공장

IRA에 따르면 앞으로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만 보조금이 지급된다. 또한,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 등 원재료도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수급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현대차그룹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있지만, 가동은 2025년부터고 기아는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세울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오닉5와 EV6가 현지에서 호평받으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는데 난데없이 악재를 만난 셈이다.

게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물가와 원자재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차량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보조금까지 받지 못하게 되며 셈법이 복잡하게 됐다. 가격 인상을 강행할 경우 미국 소비자들의 체감 가격 인상 폭이 더욱 커져 판매가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내연기관 판매가 아직 굳건한 만큼, 일단 버티며 우리 정부의 대응책 및 미국 정부의 후속 조치 등을 기대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각각 5만9465대와 5만6270대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10.5%, 6.4% 늘어난 호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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