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볼보트럭 사장 "전기트럭, 300km 달려도 충분해"
  • 독일 하노버=권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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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28 10:30
[인터뷰] 볼보트럭 사장 "전기트럭, 300km 달려도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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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IAA 상용차 박람회에 참가한 볼보트럭이 FM 전기트럭을 전시하고 있다.

이달 19일 독일 하노버에서 2022 IAA 상용차 박람회(IAA Transportation 2022)가 열렸다. 120년 전통을 가진 이번 박람회에서는 기후중립과 지속성, 에너지 전환 등 주제를 중심으로 친환경 상용차가 주요 무대를 장식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볼보트럭 역시 친환경 모델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2019년 중형 전기트럭 판매를 시작한 회사는 이달 업계 최초로 대형 전기트럭까지 양산하며 빠르게 치고 나아가고 있다. IAA 현장에서 볼보트럭의 로저 알름 사장과 박강석 볼보트럭코리아 대표를 만나 브랜드의 전동화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왼쪽부터) 박강석 볼보트럭코리아 대표이사, 로저 알름 볼보트럭 총괄사장
(왼쪽부터) 박강석 볼보트럭코리아 대표이사, 로저 알름 볼보트럭 총괄사장

Q. 볼보트럭이 한국시장에서 25주년을 맞이했다.

A. (알름 총괄사장) 볼보트럭은 25년동안 성공적으로 한국 내 비즈니스를 구축해 왔고, 앞으로의 25년 역시 또 다른 성공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처럼 중요한 한국 시장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준비 차원에서 친환경 트럭 출시 외에도 다양한 부문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소나 서비스 센터 등 볼보트럭 자체 시설에 태양광 설비를 도입해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절감하기 위한 프로젝트 역시 진행 중이다.

Q. 한국에 전기트럭을 보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충전 인프라가 필요해 보인다.

A. (알름 총괄사장) 전기트럭 보급이 가속화할수록 소비자가 전기트럭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한 주저나 어려움의 장벽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서비스와 다양한 충전 솔루션 등을 제공해 소비자들이 전동화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다양한 국가의 인프라를 개발한 경험이 있는 다른 기업들과 협력할 것이다.

(박강석 대표) 볼보트럭코리아는 총 5단계에 걸친 전기트럭 보급을 준비 중이다. 1단계는 전기트럭과 충전기를 판매하는 것이며, 2단계는 전국 31개소 볼보트럭 서비스 네트워크에 충전 인프라를 설치, 3단계는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기존 자동차 전용 충전기에 상용차 충전 설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어 국가적인 차원에서 투자를 통해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최종 단계다. 정비 기술 교육은 이미 진행 중이며, 전기트럭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판매되기에 앞서 기술적인 정비 기술 습득을 모두 완료할 계획이다.

볼보트럭 직원들이 예테보리 공장에서 전기 파워트레인을 조립하고 있다=볼보트럭
볼보트럭 직원들이 예테보리 공장에서 전기 파워트레인을 조립하고 있다=볼보트럭

Q. 볼보 전기트럭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300~350km 수준이다. 이같은 수치가 한국 시장에서 충분한 거리일까.

A. (알름 총괄사장) 볼보트럭은 이미 2019년부터 전기트럭을 판매해왔다. 우리가 얻은 데이터와 유럽 내 일일 평균 주행거리를 계산했을 때, 300km 미만 물류 수요가 전체 유럽 운송의 약 4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에 기반해, 한 번 충전으로 300km를 주행할 수 있다면 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수요를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드라이버의 휴식시간에 보충 충전을 한다면 최대 500km까지 도달할 수 있기에, 이를 기반으로는 물류의 대부분을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300km라는 수치는 마케팅을 위해 실제 진행된 시범 운행에 기반해 도출됐다. 다만 날씨나, 주행 환경, 지형, 물류 운송 목적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Q. 10년 후를 가정했을 때, 전기트럭을 비롯한 친환경트럭의 수요가 얼마나 늘어날 것으로 보는가.

A. (알름 총괄사장) 현재 시점에서 내연기관과 전기, 수소연료전지 등 각각의 니즈를 엄밀히 구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상황에서 보자면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증가하기 때문에 전체 시장 또는 트럭이 앞으로 몇 년 동안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자연스럽게 더 많은 기반 시설이 필요하고 중장비 운송에 투자를 이어가며 수요와 공급의 격차를 줄여가야 할 필요가 있다.

수소연료전지트럭은 한동안 전기트럭의 대체 및 보완재로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내연기관 역시 한동안 시장에서 지금과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륙별, 국가별로 수요, 환경, 정책 등이 다르기 때문에 볼보트럭은 시장 수요에 따라 배터리 전기, 수소연료 전지, 내연기관 등 세 가지 솔루션에 주력하고 있다.

볼보트럭이 개발한 전기트럭 전용 파워트레인 'e액슬'
볼보트럭이 개발한 전기트럭 전용 파워트레인 'e액슬'

Q. 전기트럭의 총소유비용(TCO)이 기존 디젤트럭에 비해 저렴해지는 시점은 언제로 예상되는지.

A. (알름 총괄사장) 지금 여러가지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 환경에 대한 가격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전동화는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배터리 전기트럭의 제품 가격 자체를 비싸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박강석 대표) 전기트럭의 TCO는 전기요금 및 정부 보조금에 따라 변화폭이 크다. 지금은 배터리 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됐지만, 상용화가 가속화할수록 배터리 가격 역시 낮아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전기트럭의 보급화 및 기술 개발, 정부의 지원 등 다양한 변수들에 따라 TCO 역시 유동적이라고 할 수 있다.

Q. 미국과 중국에서 자국내 생산을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정책이 볼보트럭에도 영향이 있는지?

A. (알름 총괄사장) 볼보트럭의 가장 중요한 주안점은, 소비자의 사업을 위한 알맞은 트럭을 제때에 공급하는 것이다. 우리는 전 세계 130개국에서 성공적인 판매를 하고 있다. 다양한 정치적 상황이 있더라도 특정 국가에 치우친 경영 방침 변화는 없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핵심 경영 가치인 품질과 안전 그리고 환경에 대한 배려 또한 확고하다.

마지막으로 전기트럭이 본격적으로 보급화하기에는 여러가지 해결돼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이런 부분들은 우리 볼보트럭 뿐만 아니라 전체 트럭 업계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정부를 비롯한 다양한 주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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