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는 지난해 11월, 깨지지 않을 것 같던 뉘르부르크링 7분대의 벽을 돌파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918 스파이더는 21km에 달하는 뉘르부크르링 노르드슐라이페를 6분 57초로 통과했다. 일반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양산차 중에서 가장 빠른 기록이다.

이에 질세라, 맥라렌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P1으로 918 스파이더의 기록을 넘어서겠다고 장담했다. 아직 공식 기록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인데, 오히려 불똥은 페라리에게 튀었다. 많은 마니아들은 유사한 파워트레인을 갖춘 라페라리의 기록을 궁금해 한 것. 페라리는 라페라리의 고성능 모델을 준비 중인 것으로 밝혔고, 속도 경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뉘르부르크링을 둘러싼 스포츠카 브랜드의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비단 수억원대 스포츠카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은 아니다. 전륜구동의 최강자를 가리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르노는 16일(현지시간), 메간 RS를 기반으로 제작한 ‘메간 RS 275 트로피R’로 뉘르부르크링 노르드슐라이페에서 7분54초36의 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전륜구동차 중에서 가장 빠른 기록이다. 최근 출시된 BMW M4(7분52초)와는 2초 차이에 불과하며, 포르쉐 카이맨S 보다 빠르다.

전륜구동차의 뉘르부르크링 경쟁은 2000년대에 들어서부터 본격화됐다. 2001년 혼다는 시빅 타입R로 8분47초의 기록을 세우며 경쟁자들을 끌어들였다. 이후 쉐보레 코발트 SS가 2007년 8분 22초의 기록을 세워 새로운 고성능 전륜구동차의 대명사로 등장했다.

 

르노가 본격적으로 기록 경쟁에 뛰어든 것은 2008년이다. ‘메간 RS R26.R’로 8분 16초의 기록을 세웠고, 2011년에는 신형 메간을 기반으로 제작한 메간 RS 트로피로 8분7초의 랩타임을 기록했다. 르노를 자극한 것은 세아트다. 세아트는 2014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할 ‘레온 쿠프라 280’로 7분58초를 기록하며 8분대의 벽을 허물었다.

세아트의 기록 경신이 있은 후 불과 2달만에 르노는 ‘메간 RS 275 트로피R’을 공개했다. 순수하게 전륜구동 최강자를 차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르노스포츠의 튜닝을 거친 2.0리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36.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오직 달리기 위해 태어난 만큼 불필요한 뒷좌석 시트를 없앴다. 배터리도 가벼운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했다. 이밖에 차체와 배기시스템 등에서 무게를 줄였다. 결국 이전 세대 모델에 비해 무게는 100kg 가량 가벼워졌다.

 

서킷에서의 주행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LSD(Limited Slip Differential)도 기본으로 탑재했다. 또 람보르기니, 파가니 등에서 사용되는 올린즈의 서스펜션을 달았다. 아크라포빅과 함께 개발한 티타늄 배기 시스템과 미쉐린의 파일럿 스포트 컵2 세미슬릭 타이어도 적용돼 서킷에서의 성능을 극대화시켰다. 르노가 F1을 통해 얻은 에어로 다이내믹이 응용됐으며 실내에는 레카로 버킷 시트가 적용됐다. 

르노 메간 RS 275 트로피R은 전세계에서 250대만 한정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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