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중국 전기차가 국내에서 다른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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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8.29 14:12
똑같은 중국 전기차가 국내에서 다른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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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늘어나며 동일한 차를 각기 다른 회사에서 수입·판매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29일 국내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동풍소콘(DFSK)의 소형 트럭 'EC31'이 국내에서 대창모터스의 '다니고 C'와 EVKMC의 '마시다 픽업'으로 각각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풍자동차가 설계한 트럭 '캡틴T' 역시 에디슨모터스에서는 '스마트 T1', 비바모빌리티에서는 '젤라 EV'란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EVKMC 마사다 픽업
EVKMC 마사다 픽업

EVKMC가 수입하고 있는 마사다 픽업은 현지에서 판매되는 EC31과 동일한 모델이다. 38.7kwh 인산철 배터리를 적용해 최대 167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최고출력 81마력(60kW), 최고속도 100km/h를 낸다. 적재중량은 1톤으로 현대차 포터 일렉트릭, 기아 봉고 EV와 동일하지만 보조금을 포함한 실 구매 가격은 900만~1000만원 초반대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대창모터스가 판매하고 있는 다니고 C는 EC31을 기반으로 별도의 디자인과 배터리팩을 갖춘 모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서 공급받은 57.9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되며, 주행거리는 217km로 마사다 픽업보다는 길지만, 최대 적재량(800kg)은 200kg 적다. 

이렇다보니 두 모델의 분류 체계도 다르다. EVKMC는 중국형 모델을 그대로 들여오는 반면, 대창모터스는 별도의 개조를 거쳐 최종 조립을 국내에서 마친다. 이렇다보니 마사다는 수입차, 다니고는 국산차로 분류돼 인증도 별도로 받았다. 

대창모터스 다니고 C
대창모터스 다니고 C

에디슨모터스와 비바모빌리티는 조금 다르다. 두 모델 모두 동풍 캡틴T의 차체를 활용하지만 에디슨모터스 국내에서, 비바모빌리티는 중국에서 전반적인 구성과 최종 생산을 마무리하고 있다. 

파워트레인 성능에도 차이가 있다. 스마트 T1은 51.07kW 리튬이온 배터리를 기반으로 최대 153km를 갈 수 있고, 176마력을 낸다. 반면 젤라 EV는 66.8kW 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194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136마력을 발휘한다. 주행거리 면에서는 젤라 EV가, 출력에서는 스마트 T1이 더 유리하다. 

에디슨모터스 스마트 T1
에디슨모터스 스마트 T1

같은 모델을 기반으로 하지만, 적재함 크기도 다르다. 스마트 T1의 적재함 길이는 2715mm, 폭은 1740mm 이며, 젤라 EV는 길이 3400mm, 폭 1670mm다. 최대 적재량은 1000kg으로 동일하지만 적재함 길이는 젤라 EV가, 폭은 스마트 T1이 앞선다. 

최종 조립 국가가 다름에도 가격은 비슷하다. 군산공장에서 조립되는 스마트 T1의 가격은 4290만원인 반면, 중국에서 수입되는 젤라 EV는 4180만원이다. 현대차 포터 일렉트릭(4190만~4374만원)과 겹치는 수준으로, 두 모델 모두 보조금을 수령하면 1500~17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비바모빌리티 젤라 EV
비바모빌리티 젤라 EV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공급 규모가 많지 않은 데다, 수요가 한정적이지만 향후 회사들에 따라 총판권을 두고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있어보인다"며 "소비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산 상용차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중국산 상용차는 966대가 판매됐다. 작년 같은 기간(101대)보다 856% 증가한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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