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 하이브리드 엔진오일 증가, 리콜이 아니라 무상수리 '왜?'
  • 박홍준
  • 좋아요 0
  • 승인 2022.08.04 11:24
쏘렌토 하이브리드 엔진오일 증가, 리콜이 아니라 무상수리 '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아가 쏘렌토 하이브리드 엔진오일 증가 문제에 대해 무상수리를 결정했다. 엔진 교체 및 리콜을 요구한 차주들의 목소리와는 달리,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무상수리에 그쳐 논란이 예상된다. 

 

기아 측이 공식적으로 밝힌 엔진오일 증가 원인은 '저온 시 응축된 물질의 증발 지연'이다. 엔진 온도가 충분히 상승하지 못해 불완전 연소된 연료가 오일에 스며들었다는 것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차주들은 엔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사안 아니냐며 즉각 반발했다. 업계 한 전문가 역시 "엔진오일에 연료가 섞이면 점도가 달라지는데, 엔진 설계 당시 설정한 적정한 유막이 형성되지 않아 금속 간의 마찰이 증가하게 되고, 결국 엔진 내부 손상까지 발생할 수도 있는 문제"라며 "엔진 수명이나 내구성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아가 리콜 대신 무상수리를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무상수리가 리콜보다 시간과 비용을 훨씬 더 아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무상수리 대상은 쏘렌토 하이브리드 전량으로, 약 7만9600대 수준이다. 여기에 같은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K8을 비롯해 현대차 투싼 및 싼타페 하이브리드까지 추가된다면 투입해야 할 시간과 비용은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리콜은 차량의 구동에 문제가 생기거나 운전자의 안전에 위해가 갈 수 있는 사안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최근 불거진 팰리세이드의 시동 꺼짐 현상, BMW 디젤차 화재 가능성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 무상수리는 '불편'을 주는 결함을 다룬다. 싼타페(DM) 창문과 썬루프 등에서 누수가 발생했던 일, 그랜저(IG) 시트에서 주름이 생긴 일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관련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안내하는 방식도 다르다. 리콜은 우편물, 문자메시지 등을 소비자들에게 발송하도록 되어있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주기적으로 리콜 사실을 종합해 언론 보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있다. 반면 무상수리는 차주들을 대상으로한 우편물 발송과 홈페이지 공지가 전부다. 

서비스 캠페인 시행 기간과 보상 방식도 다르다. 무상수리는 제조사가 특정한 서비스 기간 내에만 받을 수 있고, 동일 문제로 유상수리를 진행한 소비자들에겐 보상이 제공되지 않는다. 반면 리콜은 마지막 1대까지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유효 기간을 두고 있지 않는 데다, 동일 문제로 유상수리를 받은 차주들에게 수리비를 환급해주도록 하고 있다.

게다가 무상수리는 법적 처벌에 대한 부담도 덜어낼 수 있다. 무상수리의 근거가 되는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49조의 7은 리콜의 근거 법령(자동차관리법 31조)보다 하위 개념이기 때문이다. 리콜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징금과 형사 고발까지 이뤄지지만, 시행규칙은 단순 벌금형에 그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