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국산차 판매…토레스, 보름 만에 3000대 '가뿐한 출발'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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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8.01 17:48
2022년 7월 국산차 판매…토레스, 보름 만에 3000대 '가뿐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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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국내 완성차 업계는 지난해 같은 달(14만4422대)보다 15.4% 줄어든 12만2134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계속되는 반도체 공급난과 경기 침체, 물가 인상 등으로 공급과 수요 모두 크게 줄어든 상태다.

기아는 하반기 시작과 함께 월 판매 1위 자리에 복귀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더불어 기아는 올해 누적 판매량도 현대차를 앞질렀다. 하위권에서는 신차 효과를 제대로 받은 쌍용차가 모처럼 반등에 성공한 반면,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은 끝없는 부진을 겪고 있다.

기아 쏘렌토
기아 쏘렌토

기아는 전년대비 6.6% 증가한 5만1355대를 판매하며 4월 이후 석 달 만에 국산차 1위 자리를 되찾았다.

기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쏘렌토(6940대)다. 쏘렌토는 포터에 이어 전체 판매 2위 자리에 올랐다. 이어 봉고(6407대)와 카니발(4901대)도 각각 4·5등을 차지하며 탑5에 3종이나 이름을 올렸다.

스포티지(3406대)가 주춤한 사이 K8(4807대)이 반등하며, 그 틈을 메꿨다. 두 차종 모두 하이브리드 비중이 높다. 구체적으로 K8은 하이브리드가 64.4%, 스포티지는 45.0%에 각각 달한다. 

반면, K3·K5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K5는 높이 날았던 만큼 더 낮게 떨어지는 중이다. 지난달 K5 판매량은 2859대로 작년대비 50.5%나 줄었다. 택시 모델을 제외한 쏘나타(2901대)보다도 판매량이 낮다.

EV6(3049대), 니로EV(623대), 니로플러스(923대) 등 전기차는 사실상 판매 대수가 아닌 생산 대수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외 현대차 캐스퍼가 태풍을 일으킨 경차 시장에서 레이(4125대, +24.1%)는 오히려 판매량이 늘고 있다.

현대차 캐스퍼
현대차 캐스퍼

현대차는 4.4% 줄어든 4만5793대로 2위를 기록했다. 포터(8986대)와 그랜저(6777대)가 전체 판매 1·3위를 차지하며 자존심은 지켰지만, 나머지 차종이 이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그랜저는 연말 풀체인지 모델이 공개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영업 일선에 따르면 다소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가 예고되며 현행 모델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도 꽤 많이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아반떼(4697대, -12.8%)가 신차 효과가 사라지며 다소 주춤했지만, 쏘나타(4412대, +18.9%)는 나름대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택시 모델(LF) 1511대를 빼놓고 계산(2901대)하더라도 동급 경쟁 모델인 K5보다 우위다. 한때 K5에 크게 밀려났던 설움을 말년에 푸는 모양새다.

SUV 라인업에서는 팰리세이드(3113대)가 주춤한 사이에 새로 투입된 캐스퍼(4478대)가 브랜드 내 SUV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캐스퍼는 쏘렌토에 이어 SUV 2위에 올랐다. 하이브리드 부품 부족으로 인해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투싼(1548대)과 싼타페(1361대)는 크게 부진했다. 

(왼쪽부터) 제네시스 G90 롱 휠베이스, G90
(왼쪽부터) 제네시스 G90 롱 휠베이스, G90

제네시스 브랜드는 1만512대로 살짝 주춤했지만, 여전히 월 1만대선을 웃돌고 있다. 작년 7월과 비교하면 12.0% 감소세다.

가장 비싼 국산차 G90이 2274대로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G80(2966대, -41.0%)과 GV70(2231대, -41.2%), GV80(1931대, -10.6%) 등 기존 볼륨 차종들은 신차 효과가 사라지며 판매량이 줄고 있다. 대신 GV60(536대)과 GV70 전동화 모델(337대), G80 전동화 모델(208대) 등 전기차 라인업이 그 자리를 메우는 모양새다.

쌍용차 토레스
쌍용차 토레스

토레스 효과를 제대로 받은 쌍용차는 7.9% 증가한 6100대로 4위에 올랐다. 쌍용차 내수 판매가 6000대를 넘은 것은 작년 11월(6277대) 이후 8개월 만이다. 

토레스는 지난달 15일 1호차가 전달된 이후 보름 만에 2752대가 판매되며 쌍용차 상승세를 이끌었다. 영업일만 따진다면 단 열흘 만이다. 또한, 렉스턴 스포츠(칸 포함)가 2267대로, 신차 효과를 든든하게 뒷받침했다.

그러나 티볼리(539대, -68.6%)와 코란도(218대, -71.0%)가 여전히 부진했다. 두 차종의 경우 가격이나 고객층 등이 토레스와 겹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한, 쌍용차 평택공장의 경우 한 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생산하는 '혼류 생산'이 이뤄지는 만큼, 토레스 생산이 늘어날수록 다른 차종은 줄어들게 된다.

한편, 배터리 수급 문제를 겪고 있는 코란도 이모션은 지난달에도 단 한대도 출고되지 않았다. 올해 누적 판매 대수는 108대에 불과하다. 사전 계약 물량 3500대를 출고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르노코리아 XM3
르노코리아 XM3

르노코리아는 14.1% 줄어든 4257대를 판매하며 5위로 밀려났다. 부품 수급 차질로 부진했던 지난 5월(3728대)과 비교하면 나은 수준이지만, 깜짝 반등했던 6월(7515대)과 비교하면 43.4% 내림세다.

QM6(2517대)가 여전히 브랜드 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QM6의 경우 LPe가 전체 판매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스포티지가 지난달 LPG 시장에 발을 들였기 때문이다. 최근 고유가 여파에 따라 LPG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온 QM6 LPe의 판매량에 귀추가 주목된다.

쿠페형 SUV XM3는 다시금 10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1254대). 세부적으로 1.6 GTe 모델이 990대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TCe 260은 265대로 뒤를 이었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XM3 e-테크 하이브리드를 투입해 분위기를 반전시킨다는 계획이다. XM3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르노그룹 F1 머신에서 운영 중인 하이브리드 노하우를 접목해 개발한 만큼 이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다만, 수입 라인업은 여전히 사실상 전멸 상태다. 르노 마스터가 27대로 명목만 유지했다. 한때 QM3, 클리오, 캡처, 트위지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며 꽤 큰 지분을 차지했지만, 가격경쟁력 등에서 밀리며 부진하자 다시 국산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한국GM은 4117대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1% 감소세다. 다만, 지난 6월에 이어 2달 연속 월 4000대 흐름을 이어가는 데는 성공했다.

트레일블레이저(1870대)와 스파크(1005대)가 실적을 떠받들고 있지만, 예전 명성과 비교하면 두 차 모두 초라한 수준이다.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돌아온 이쿼녹스도 136대로 수입 모델 특유의 들쭉날쭉한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볼트EV 페이스리프트 모델(34대)과 볼트EUV(150대)가 출고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당초 2분기 내 출고될 예정이었던 차량이 이제서야 인도된다는 점에서 '물량 확보도 없이 성급하게 출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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