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수동변속기, 원한다면 계속 제공할 것"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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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01 17:27
BMW, "수동변속기, 원한다면 계속 제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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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수동변속기를 가능한 오랫동안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결정이라는 게 그 이유다. 

BMW M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프랭크 반 밀 CEO는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소비자들과 M의 팬들은 수동변속기를 매우 선호한다"며 "우리가 중요하게 여겨야 할 부분이며, 이것(수동변속기 옵션)을 최대한 지켜내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BMW M2 구매자 중 50%는 수동변속기 옵션을 선택하고 있다. 수동변속기를 선택하는 이유가 "야수를 제어해내고 싶은 운전자들의 본성이자 BMW의 감성적 매력의 일부"라고도 진단했다. BMW가 지향하는 '진정한 운전의 즐거움(Sheer Driving Pleasure)'이란 가치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경쟁사의 추세와도 대비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수동변속기 신규 개발을 중단한 데 이어, 내년부터 수동변속기 탑재 차량들을 순차적으로 단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메르세데스-AMG 등 고성능 모델에서도 더이상 수동변속기를 만날 수 없을 전망이다. 

경쟁사만의 일은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수동변속기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8단 이상 고단화 추세와 듀얼클러치(DCT) 및 자동화 변속기(AMT) 등의 등장으로 그 인기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서다. J.D.파워에 따르면 2019년 미국 내 수동변속기 신차 점유율은 1%대에 머물러 있다. 

더욱이 최근의 전동화 흐름과 주행 보조 시스템 첨단화도 발목을 잡고 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CC)과 같은 능동형 주행 보조 시스템의 적용 범위가 제한적인 데다, 전기차에서는 변속이 필요 없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와 자율주행 고도화 흐름에 비춰보면 수동변속기는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제어의 어려움은 물론 환경 규제가 날로 강화되고 있는 만큼 설 자리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본다"라고 평가했다. 

BMW는 전동화 흐름과는 별개로, 브랜드의 가치인 '운전의 즐거움'과 관련한 소신을 지속적으로 밝혀오고 있다. 그룹을 이끌고 있는 올리버 집세 회장이 '완전 전동화'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밝힌 데다, 연구개발 분야의 고위 임원들도 내연기관과 고배기량 엔진 개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BMW M2 시험주행차량 (사진제공:  S. Baldauf/SB-Medien)
BMW M2 시험주행차량 (사진제공: S. Baldauf/SB-Med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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