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니로 EV의 배터리 원산지를 놓고 온라인 상에서 치열한 논박이 오가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현대차와 기아차 중 최초로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했다는 이유에서다.

20일 국내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시장에서 판매에 돌입한 기아 니로 EV(SG2 EV)에는 중국 CATL이 제조한 리튬 이온 배터리가 적용됐다. 국내 시장에 판매되는 현대차·기아 전기차 중 CATL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는 니로 EV가 처음이다. 

온라인에서는 니로 EV의 CATL 배터리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LFP 배터리(리튬 인산철 계열) 분야에서 CATL의 경쟁력이 뛰어난 건 맞지만, 이른바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제조 능력은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의 국내 제조사 대비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또, 니로 EV를 시작으로 중국산 배터리 탑재 차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반론도 있다. CATL이 글로벌 2차전지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근거다. 시장조사기관 SNE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CATL의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9.0%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중국 내수 판매량을 제외하더라도 놀라운 숫자다. 다음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22.2%)이 2위, SK이노베이션(5.7%), 삼성SDI(4.8%)는 각각 5위와 6위에 머물렀다. 실제로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 테슬라 등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이 CATL 배터리 채택 비중을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아 측은 "그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활용해왔던 건 맞지만 이쪽(LG엔솔·SK이노) 생산 라인 여건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며 "공급 여력과 내부적으로 요구하는 품질 기준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CATL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현대차·기아는 중국 현지 판매 차종에 CATL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자국 배터리를 탑재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중국 당국의 규제 때문이다. 현지 전략형 모델인 위에둥(아반떼) EV와 라페스타 EV는 물론, 엔씨노(코나) EV에도 CATL 배터리가 탑재된다. 중국 현지 생산을 앞둔 아이오닉5에도 같은 배터리팩이 적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논란은 최근 부산 남해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아이오닉5 화재 사고로 인해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탓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제품이라는 점에서 거부감이 들 수 있겠지만, CATL 제품도 각 제조사가 요구하는 수준의 품질과 성능을 충족시켜서 판매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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