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아이오닉5 기다리다 지쳐!"…니로 플러스 괜찮을까?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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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5.31 18:08
택시 "아이오닉5 기다리다 지쳐!"…니로 플러스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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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니로 플러스를 출시하고, 전기택시 시장 공략을 한층 가속화하고 나섰다. 사전계약을 시작한지 12일 만에 3800여대 예약이 몰리는 등 법인택시를 중심으로 시장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회사는 택시만을 위한 다양한 전용 사양과 특화 서비스를 마련한 게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법인택시를 넘어 개인택시 운전자 사이에서도 니로 플러스와 아이오닉5를 두고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아이오닉5 택시 모델이 극심한 출고 적체 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하루라도 빨리 전기택시 구입을 원하는 운전자들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오닉5, 더 크고 더 멀리 간다

기본적인 제품력은 아이오닉5가 앞선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덩치부터 한층 더 크다. 아이오닉은 전장 4635mm, 전폭 1890mm, 휠베이스 3000mm 등으로, 니로 플러스(전장 4385mm, 1805mm, 2700mm)와 한 체급가량 차이가 난다.

다만 아이오닉5의 전고는 1605mm로 니로 플러스(1640mm)보다 35mm 낮다. 긴 휠베이스 탓에 레그룸은 아이오닉5가 더 앞서지만, 니로 플러스는 하이루프 구조가 적용돼 승하차 편의성과 헤드룸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

주행거리와 배터리 용량, 충전 성능 등도 아이오닉5가 앞선다. 기본형 배터리(58.0kWh)는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336km에 불과하지만, 롱레인지 배터리(72.6kWh)를 탑재하면 429km까지 달릴 수 있다. 여기에 800V 초급속 충전도 지원한다. 반면, 니로 플러스는 64kWh 배터리팩을 적용해 최장 392km이며, 초급속 충전도 지원하지 않는다.

물론, 니로 플러스가 마냥 불리한 것은 아니다. 복합연비는 니로 플러스(5.3km/kWh)가 아이오닉5(5.1km/kWh)보다 근소하게 앞선다. 배터리 효율이 앞서는 만큼, 수익성이 더 높다. 더욱이 개인택시 운전자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가 300km 미만인 점을 감안한다면 니로 플러스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 택시 특화 기능, 아이오닉엔 없다

니로 플러스는 아이오닉5와 달리 다양한 택시 특화 기능이 마련됐다.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운전자 편의성을 높였고, 탑승객을 배려한 편의사양도 탑재됐다. 

가장 큰 차이는 올인원 디스플레이다. 이는 스마트폰 등 기기를 조작하며 산만해지는 운전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장치로, 센터 디스플레이에 내비게이션, 앱미터기, 디지털운행기록계 등을 통합 내장했다.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음성기반 서비스 'AI 어시스턴트'를 통해 길찾기, 전기차 관련 문의, 목적지 도착 후 예상 배터리 잔량 등도 안내받을 수 있다. 

2열에도 승객을 배려한 옵션들이 대거 추가됐다. B필러에 손잡이를 마련해 승하차 편의성을 높였고, 도어 반사판을 내장해 하차 시 자전거, 오토바이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동승석 시트백에는 C타입 USB 포트를 마련해 스마트폰 등을 충전할 수 있도록 했고, 가방걸이, 안전벨트 버클 조명 등도 마련했다. 

보증 서비스도 아이오닉5의 배터리 등 전기차 관련 부품 보증기간은 10년/20만km지만, 니로 플러스는 10년/30만km를 제공한다. 

이와 함게 기아는 개인택시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전용 멤버십 서비스 기아 EV멤버스 택시도 론칭했다. 이를 통해 회원가입 없이 다양한 충전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충전 로밍 서비스, 월 1400kWh까지 충전 요금을 최대 50% 할인해주는 기아 그린패스가 제공하며, 카카오T 블루 가맹비 10만원 지원, 주요 기사식당에서 쓸 수 있는 바우처 제공 및 건강검진 할인 혜택도 마련했다.

법인택시 사업자에게는 충전 인프라 구축까지 지원한다. 니로 플러스 구매 대수와 상관 없이 6000만원 상당의 100kW급 급속 충전기 최대 4대를 무상 제공하고, 약정 충전 사용량을 폐지해 사용 부담도 낮췄다. 더욱이 충전 요금도 환경부 표준 급속 충전 요금보다 낮게 책정됐다.

기아는 니로 플러스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배터리 리퍼비시 서비스도 도입할 방침이다. 이는 보증이 만료되거나 사고가 나서 배터리를 유상 교체해야할 경우 새 배터리 대신 신품급 재생 배터리로 교환해주는 서비스로, 교체 가격을  신품의 3분의 1 수준으로 설정해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 동일한 가격, '공간이냐 특화 사양이냐'

아이오닉5 택시의 판매 가격은 4495만원, 니로 플러스는 트림에 따라 4420만원(라이트), 4570만원(에어) 등이다(법인·개인택시 일반과세자 기준). 표면적인 가격만 봐서는 니로 플러스 상위 트림이 더 비싸지만, 풀옵션 가격은 두 모델 모두 4790만원으로 동일하다. 

두 모델의 선택사양도 주행 보조 시스템(현대차 스마트센스, 기아 드라이브와이즈), 컴포트(통풍시트, 전동시트), 하이패스 내장 ECM 미러 등으로 유사한 기조를 띈다. 다만 아이오닉5는 최대 429km를 주행할 수 있는 롱레인지 배터리를, 니로 플러스는 통합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제공하는 올인원 디스플레이를 옵션으로 제공한다는 점이 눈에 띄는 차이다. 

결국 두 차량의 지향점은 명확하게 나뉜다. 넉넉한 공간과 긴 주행거리를 원하는 운전자라면 아이오닉5를, 다양한 택시 전용 사양과 특화 서비스를 누리기에는 니로 플러스가 유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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