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F1] '대기만성' 페레스, 모나코 GP 우승…선두 굳히는 레드불
  • 권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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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5.30 17:34
[주간F1] '대기만성' 페레스, 모나코 GP 우승…선두 굳히는 레드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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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2022 포뮬러 원(F1) 월드챔피언십 7라운드 모나코 그랑프리(GP)에서 레드불 레이싱 세르히오 페레스가 1위를 차지했다. 그는 F1 데뷔 11년차에 뒤늦은 전성기를 맞은 대기만성형 드라이버다.

경기 승패는 궂은 날씨가 결정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시작 30분 전 트랙을 흠뻑 적셔놓은 폭우로 인해 대부분 경주차가 빗길용 웻 타이어를 장착한 채 그리드에 섰다. 포메이션 랩을 마친 뒤, 경기 진행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국제자동차연맹(FIA)은 결승 시작을 1시간 늦췄다.

비가 잦아들자, 예선 1위인 샤를 르클레르(스쿠데리아 페라리)의 리드 아래 롤링스타트로 경기가 시작됐다. 트랙이 좁고 직선 주로가 짧은 모나코 서킷 특성상, 다른 드라이버가 실수하지 않는 한 추월이 매우 어렵다. 즉, 한 번 선두를 차지하면 쉽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 경기다. 별 다른 변수가 없다면 르클레르의 우승이 점쳐졌다.

그러나 경기가 진행되면서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경주차들이 트랙의 온도를 높여갔고, 노면은 점점 말라갔다. 갈수록 웻 타이어 성능이 감소하자 각 팀의 타이어 전략이 갈리기 시작했다.

3위로 달리던 페레스가 가장 먼저 피트에 들어섰다. 충분히 마른 노면이라 판단한 레드불 팀은 드라이 하드타이어로 교체를 단행했다. 이번 교체로 끝까지 승부를 노릴 승산이었다. 여기에 반응한 페라리 역시 선두로 달리던 르클레르를 불러들였다. 다만, 페라리는 아직 드라이 타이어가 100% 성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 웻과 드라이의 중간인 인터미디어트 타이어를 택했다.

결과적으로 페라리의 인터미디어트는 오판이었다. 비가 완전히 그치자, 인터미디어트 타이어와 하드타이어의 성능은 극명해졌다. 결국, 페라리는 4랩이 채 지나지 않고 다시 한번 르클레르를 불러들였다. 그의 순위는 이미 4위로 내려간 상태였다.

더욱이 27랩에는 경주차가 두동강이 나는 큰 사고가 발생했다. 13~16번 코너가 연속된 스위밍풀 구간을 지나던 슈마허는 저우관유(알파로메오)를 추격하던 도중 중심을 잃고 방호벽과 추돌했다. 이 사고로 인해 레드플래그가 발생했고, 경기는 다시 한 번 멈췄다.

F1에는 '3시간 규칙'이 있다. 일단 경주차들이 그리드에서 한번 출발하면,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3시간 내 경기가 종료되어야 한다는 규정이다. 날씨로 인한 지연 출발에 이어 레드플래그로 또 다시 경기가 멈춘 상황, 정해진 3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사고 처리가 완료 된 후 경기는 재개됐지만, 시간적 여유는 많지 않았다. 당초 78랩이 예정됐으나 FIA는 3시간이 도래하는 64랩 시점에 체커기를 꺼내들었다. 결국 이른 타이어 교체를 시도하며 선두를 지킨 페레스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는 이날 온라인 인기 투표인 '드라이버 오브 더 데이'에도 선정됐다. 이어 카를로스 사인스(페라리)와 맥스 페르스타펜(레드불)이 차례로 포디움에 올랐다.

한편, 르클레르는 홈 그라운드 징크스를 깨고 드디어 피니시 라인을 밟았다. 모나코 출신인 르클레르는 2017년 F2 데뷔 이후 그간 각종 차량 문제 및 사고로 인해 단 한 차례도 모나코 GP를 완주하지 못했다. 다만, 이번 경기에서 전략 실패로 우승 기회를 놓친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할 말이 없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2022시즌 F1 월드챔피언십 8라운드 경기는 6월10일부터 12일까지 아제르바이잔 바쿠 시티 서킷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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