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 레트로 전기차가 온다 "MZ에겐 힙함을 기성세대에겐 추억을"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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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09 10:23
탐나는 레트로 전기차가 온다 "MZ에겐 힙함을 기성세대에겐 추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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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시대를 맞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내연기관 시대에는 후발 주자가 선발 주자를 따라잡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모두가 동일한 출발 선상에서 다시 경쟁해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모터와 배터리 성능은 엔진 만큼 차별화하기 힘든 영역이다. 

전기차에서 구현되는 기술 측면에서도 신생 전기차업체들이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은 물론, '탱크턴'으로 불리는 360도 회전 기능들이 테슬라, 리비안 등에서 구현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가 마냥 새로워보이지만은 않는다. 

결국 이들은 테슬라와 리비안은 할 수 없는, 자신들의 '역사'에서 해답을 찾았다. 레트로 감성을 전기차에 다시 불러들이기로 한 것이다. 전기차는 무조건 미래 지향적이어야 한다는 편견을 깨버릴 수 있는 데다, 전기차가 익숙치 않은 이들에겐 심리적 안정감까지 줄 수 있다. 

#'지바겐은 계속 되어야 한다' 메르세데스-벤츠 EQG

EQG는 정통 오프로더 G클래스를 기반으로 제작된 순수 전기차다. G클래스 특유의 아이코닉한 외관을 계승했고, EQ 브랜드 특유의 디자인 요소와 전동화 기술 그리고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등을 갖췄다.

외관은 G클래스의 특징을 대부분은 계승한 모습이다. 각진 실루엣을 비롯해 동그란 헤드램프, 오버 펜더, 차체 측면을 가로지르는 금속 바 등이 적용됐다. 후면부 스페어 타이어 커버는 충전 케이블을 수납할 수 있는 사각형 박스로 바뀌었고, 루프랙에 내장된 LED 스트랩은 오프로더 감성을 한층 높인다. 

오프로더를 지향하는 만큼, 차체 패키징도 차별화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VA가 아니라 정통 SUV에 통용되는 프레임 아키텍쳐를 사용한 점이 대표적이다. 각 액슬에는 독립형 서스펜션이 적용됐고, 4개의 전기모터를 부착해 사륜구동을 구현한다. 오프로드 상황에서 모터 출력을 제어할 수 있는 전기차용 2단 변속기는 물론, 제자리에서 회전할 수 있는 탱크턴 기능도 겸비했다. 

소비재는 물론 콘텐츠 시장에서도 레트로가 주목받고 있는 지금. 자동차 시장에서도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익숙한 차들이 미래를 달릴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미래의 도로 풍경은 여전히 익숙한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 

#'깜찍한 마이크로버스의 부활' 폭스바겐 ID.버즈

폭스바겐 ID.버즈(ID.BUZZ)는 2017년 공개된 동명의 콘셉트카를 양산화한 모델이다. 외관은 '마이크로버스' 혹은 '불리'로 잘 알려진 1세대 트랜스포터 T1(1950~1967)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계승했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바탕으로 넉넉하고 다양한 공간 활용 능력을 갖췄다.

ID. 버즈와 ID. 버즈 카고의 전장은 4712mm, 휠베이스는 2988mm다. 이는 캠퍼밴 모델인 T6.1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장 대비 넉넉한 휠베이스 덕분에 차량의 공간을 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전고는 1938mm이며, 전폭은 T6.1보다 81mm 넓은 1985mm다. 회전 반경은 11.1m로 매우 작은 수준에 이른다.

인테리어 전반을 구성한 소재도 특별하다. 폭스바겐에 따르면 ID.버즈는 가죽 등의 동물성 소재 사용을 배제한 폭스바겐그룹 최초의 모델이다. 대부분은 재활용소재를 활용해 지속 가능성을 높였고, 가죽 질감이 필요한 곳에도 대체 소재를 활용해 비슷한 느낌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배터리팩 용량은 77kWh다. 11kW급 AC 완속충전을 통해 월 박스 및 공공 충전소에서 충전할 수 있으며, DC 급속 충전소 CCS 플러그 커넥터 활용 시 충전 전력은 170kW까지 증가한다. 이 경우 약 30분 안에 5%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 '상남자를 위한 괴물 전기차' GMC 허머 EV

허머 EV는 미국 방위산업체 AM제너럴이 생산했던 ‘험비’를 원류로 삼고 있다. 2002년 GM이 민수용 사업권을 인수했지만, 2009년 파산 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단종됐고, 단종 10년만인 2019년 들어 부활이 공식화됐다.

허머 EV는 GM의 최신 얼티엄(Ultium) 배터리와 GM이 자체 개발한 EV 드라이브 유닛인 ‘얼티엄 드라이브’를 탑재한 모델로, 총 3개의 전기모터가 최고출력 1000마력, 최대토크 1만1500lb.ft(약1590kg·m, GM 추정치 기준)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e4WD 시스템이 더해져 강력한 오프로드 퍼포먼스를 확보했다.

이외에도 험로에서 전·후륜 조향각을 같게 해 대각선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크랩워크 사륜 스티어링 시스템, 높이를 약 6인치(149mm)까지 들어 올릴 수 있는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35인치 굳이어 다목적 타이어, 언더 바디 아머, 울트라 비전, 오프로드 위젯 등이 제공된다.

#'MZ세대에 딱!' 혼다 e

혼다 e는 2017년 공개된 어반 EV 콘셉트를 양산화한 모델이다. 이는 1세대 시빅의 디자인을 오마주한 모델로, 후륜구동 기반의 도심형 전기차를 지향한다.

외관은 콘셉트카와 동일한 수준이다. 원형 램프와 팝업식 도어 핸들이 그대로 적용됐고, 보닛에는 충전 포드를 내장했다. 글라스 커버에는 LED를 내장해 웰컴 메시지나 충전 상태를 보여준다.

실내에는 우드 패널을 중심으로 다섯개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마련됐다. 사이드미러를 대체하는 양 끝단 패널을 비롯해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내장했다. 공간 확보를 위해 센터 터널을 삭제하고, 공간 활용능력을 극대화한 대목도 돋보인다. 

파워트레인은 35.5kWh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222km(WLTP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급속 충전 규격을 장착해 단 30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80%를 채울 수 있고, 완속 충전기를 이용해도 4시간이면 충전이 끝난다. 더욱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충전 상태 및 전력 관리 상황도 확인할 수 있다. 

#'50년 만의 부활' 르노 5

르노5는 지난 1972년 출시된 동명의 베스트셀링카 르노 5의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재구성한 모델이다. 이는 실제 양산을 앞둔 모델로, 향후 르노 조에를 대체하는 모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외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건 장난기 넘치는 노란색 컬러다. 여기에 전기차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구성한 프론트 디자인을 겸비해 르노5가 전달해왔던 위트있는 요소들을 그대로 녹여냈다. 

차량은 오는 2024년 르노5 E-TECH 일렉트릭 이라는 이름으로 2024년 양산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제원과 구성은 출시 시점에 맞춰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 '포니는 전설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

아이오닉5는 앞서 2019 프랑크푸르트모터쇼(IAA)를 통해 공개된 45 콘셉트의 양산형이다. 현대차 최초의 콘셉트카 포니 쿠페에서 영감을 얻은 모델로, 여기에 현대차의 최신 디자인 아이덴티티 파라메트릭 픽셀(Parametric Pixel)을 접목해 아날로그와 디지털간의 융합을 노렸다. 

실내는 전기차 특유의 공간감을 강조했다. 내연기관차의 구조적 한계였던 실내 터널부를 없앤 플랫 플로어,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콘솔인 유니버셜 아일랜드, 슬림해진 콕핏, 스티어링 휠 주변으로 배치한 전자식 변속 레버를 적용해 실내 이동 편의성을 높이고 내부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파워트레인은 72.6kWh 배터리팩을 바탕으로, 160kW(롱레인지 2WD) 및 225kW(롱레인지 AWD) 등 두 종류의 전기모터가 제공된다. 2WD 모델의 주행거리는 401~429km, AWD는 370~390km이며, 350kW 초급속 충전기 이용시 18분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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