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부터 G70까지…현대차 왜건 명맥을 잇는다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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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5.27 14:22
스텔라부터 G70까지…현대차 왜건 명맥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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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가 드디어 국내 시장에 투입된다. G70 슈팅브레이크는 지난해 출시된 유럽전략형 모델로, 2019년 현대차 i40 단종 이후 3년 만에 등장한 국산 왜건이다. '왜건의 무덤'이라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 과연 어떤 반응이 나올까.

왜건은 미국 및 유럽 시장과 달리 국내에서는 찬밥 신세였다. 과거 나의 생각보다 타인의 시선을 중요시하는 고객 성향은 왜건의 실용성보다 세단의 디자인을 더 우선시했다. 이후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공간 활용성이 대두됐지만, 이 같은 수요는 다양한 SUV가 차지했다.

그럼에도 국산 왜건은 현대차를 중심으로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다.

# 스텔라 왜건 경찰차는 봤니?

현대차 고유 모델이었던 포니와 스텔라도 왜건 모델이 있었다. SUV 시장이 아직 제한적인 시절, 두 왜건은 넉넉한 적재 공간을 바탕으로 다양한 고객층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포니 왜건은 1977년 등장했다. 4도어 모델을 바탕으로 전장을 10mm가량 늘려 트렁크 공간을 넓혔고, 엠뷸런스와 같은 특수차량은 물론, 상용차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수행해냈다. 실제로 현대차는 당시 포니 왜건 광고에서 '고급 화물 수송'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스텔라 왜건은 국산 왜건 중 가장 희귀한 모델로 평가된다. 일반인에게는 판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스텔라 왜건은 1980년대 약 400여대가 생산됐고, 경찰차용으로만 활용됐다.

# 아반떼 투어링, 시작은 창대했으나...

현대차는 1995년 아반떼 투어링을 내놓는다. 엘란트라 후속으로 등장한 첫 아반떼(J2)와 함께 선보인 모델로, 107마력을 내는 1.5리터 DOHC 엔진과 138마력을 내는 1.8리터 DOHC 엔진 등 두 가지 가솔린 엔진을 갖췄다. 

현대차는 아반떼의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무난한 판매 실적을 기대했지만, 예상과 달리 부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주력인 1.5 모델의 성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경쟁 차종이었던 대우 누비라 스패건(1.5리터 가솔린, 136마력)보다 출력이 30마력 이상 모자랐고, 1.8리터 엔진은 당시 기준으로 높은 자동차세를 부담해야 하는 탓에 경쟁력이 떨어졌다. 

더욱이 기존 아반떼의 C필러를 늘려놓은 데 그친 스타일링과 적재 능력도 누비라 스패건과 비교 당했다. 현대차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전고를 높이고 범퍼가드를 더한 RV스페셜 모델도 선보였지만, 누비라 스패건에 밀리며 왜건 시장에서 만년 2위 자리에 그쳤다. 

# i30 CW, 유럽형 왜건의 시작

2008년 등장한 i30 CW는 갓 출시됐던 유럽전략형 해치백 i30를 기반으로 한 왜건이다. CW는 크로스오버 왜건(Crossover Wagon)의 약자로, 왜건의 기능성을 겸비한 크로스오버 모델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파워트레인은 1.6 및 2.0리터 등 두 종류의 가솔린 엔진으로 구성됐다. 당시 준중형 세그먼트에선 보기 드물었던 고성능 댐퍼와 후륜 멀티링크 시스템을 더해 주행 안정성을 끌어올렸고, 유럽 지향의 단단한 승차감으로 적잖은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현대차는 1세대 i30(FD)를 단종하며  i30 CW도 함께 단종했지만, 그 명맥은 유럽에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지에서 2세대 i30(GD) 기반 왜건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3세대 i30(PD) 왜건까지 출시됐다. 더욱이 외관을 스포티하게 꾸민 N라인까지 더해 유럽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 i40, 여전히 중고차 시장서 귀한 몸

2011년 출시된 i40는 당시 6세대 쏘나타(YF)를 기반으로 만든 중형급 왜건이다. 유럽 전략형 모델인 만큼 기존 쏘나타와 차별화된 디자인 언어를 적용했고, 왜건에 걸맞는 실용성까지 갖춰 호평을 받았다.

i40의 가장 큰 특징은 처음부터 왜건으로 출시된 차라는 점이다. 오히려 세단형 버전인 i40 살룬이 2012년에야 출시됐다. 현대차 유럽 법인이 설계를 주도한 모델인 만큼, 유럽 지향의 승차감과 실용성을 겸비한 디젤 파워트레인, 그랜저 못지 않은 고급 옵션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당시 왜건임에도 성능에 중점을 둔 사양이 많았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6단 자동변속기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DCT)로 대체했고, 유럽형 하드 서스펜션과 리어 스테빌라이저 등 하체 부품을 보강한 D스펙 트림까지 운용됐다. 현재까지도 상품성과 디자인 측면에서 호평받는 모델인 만큼, i40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비슷한 연식의 쏘나타보다 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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