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러시아 시장 전격 철수…"단돈 20원에 현지법인 매각"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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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5.25 18:15
르노, 러시아 시장 전격 철수…"단돈 20원에 현지법인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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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그룹이 러시아 현지법인 아브토바즈(AvtoVAZ)를 현지 당국에 매각하고, 17년만에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르노는 최근 르노 러시아 지분 100%를 모스크바시에 매각하고, 아브토바즈 브랜드 지분 68%를 러시아 국영과학연구소(NAMI)에 넘겼다. 매각 대금은 단돈 1루블(한화 20원)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신들은 이번 철수 결정으로 인해 르노가 3조원대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는 지난 2005년 2억3000만 유로(한화 3100억원)을 투자해 모스크바 현지 공장을 설립했고, 연간 8만대 가량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르노 캡처(QM3), 아르카나(XM3), 더스터, 닛산 테라노 등 4개 차종이 생산되어왔다. 

르노그룹 루카 드 메오 CEO는 이번 철수 결정과 관련해 "어렵지만 필요한 결정이었다"며 "러시아에 있는 4만5000여명의 근로자들을 위해서라도 책임있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러시아 당국의 해외 기업 국유화 조치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러시아는 지난달 비우호국가 기업이 영업활동을 중단할 경우, 3개월간의 법정관리를 결정하고, 경매를 통한 매수 절차를 추진하는 관련 법안을 입법한 바 있다. 

러시아 당국은 국유화한 르노그룹 시설에 대한 인선을 빠르게 진행중이다. 전직 교통부장관 막심 소콜로프를 사장으로 임명하고, 공장 재가동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콜로프 내정자도 인선 직후 성명을 통해 "공급 기반을 빠르게 원상복구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생산 재개 의지를 피력했다. 

러시아 정부는 르노그룹의 생산시설에서 소련 시대의 브랜드 모스크비치를 생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르게이 소뱌닌 러시아 시장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르노 공장의 이름을 모스크바 자동차공장으로 바꾸고, 소비에트 시대 모스크비치를 다시 생산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며 "주요 부품들에 대한 현지화 작업이 진행중이며 이르면 올해 중 생산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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