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국산차 판매…코로나 재역습에 포터·봉고 1·2위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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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5.03 18:18
2022년 4월 국산차 판매…코로나 재역습에 포터·봉고 1·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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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국내 완성차 업계는 지난해 같은 달(13만5601대)보다 11.8% 줄어든 11만9628대를 판매했다.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중국 내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도시 봉쇄 여파로 주요 부품 수급에 다시금 문제가 발생하며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기아는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현대차를 꺾고 국산차 1위 자리에 올랐다. 올해 누적 판매에서도 형님을 앞서며 국산차 1위 브랜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반면, 쌍용차·한국GM·르노코리아는 각각의 판매량을 모두 합쳐도 제네시스보다 적은 수준에 치달았다.

기아 봉고3
기아 봉고3

기아는 4월 한 달간 전년대비 2.0% 줄어든 5만95대를 판매했다. 비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은 줄었지만, 12개월 만에 월 5만대 선을 다시 넘는 데 성공했다.

기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봉고3(6402대, 전년대비 -4.4%)다. 봉고3는 포터(8423대, -8.3%)에 이어 국산차 판매 2위에 올랐다.

이어 쏘렌토(5551대), 카니발(5121대), 스포티지(4556대) 등 주력 RV 라인업이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했다. 쏘렌토와 카니발은 신차효과가 사라지며 작년 대비 판매량이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건재하고, 스포티지는 풀체인지 효과를 제대로 받았다(전년대비+290.4%). 

그에 반해 세단 라인업은 별다른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K8(4176대)이 그나마 자존심을 세웠지만 K3(2351대), K5(2624대), K9(664대) 등이 모두 부진하다. 특히, K5는 전년대비 60.3% 줄어들며 3개월 연속 쏘나타에 밀렸다.

경차 시장에서는 현대차 캐스퍼의 등장으로 모닝(2790, -16.7%) 판매가 다소 줄었지만, 레이(3993대, +4.9%)가 이를 상쇄했다. 셀토스(3364대)도 소형 SUV 시장이 쪼그라들었지만, 세그먼트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현대차 포터 2 일렉트릭
현대차 포터 2 일렉트릭

현대차는 지난 4월 내수 시장에서 전년대비 14.6% 줄어든 4만8125대(제네시스 브랜드 제외)를 판매했다.

브랜드 선두는 동생에게 뺏겼지만, 차종별 1위는 포터(8423대, -8.3%)가 달성했다. 소형 상용차인 포터는 다른 차량보다 상대적으로 반도체 및 옵션이 적게 들어가는 만큼 영향을 적게 받았다. 포터 일렉트릭(1819대)을 제외하더라도 국산차 1위는 변하지 않는다.

포터의 뒤는 아반떼(6382대, -14.0%)와 그랜저(5192대, -46.4%)가 받쳤다. 지난 3월 3892대에 그쳤던 아반떼는 그간 쌓여있던 수요가 일부 해소되며 단숨에 판매량이 치솟았다. 작년 12월(6955대) 이후 올해 최고의 실적이다. 반면, 지난 3월 6663대로 국산차 전체 1위 자리에 올랐던 그랜저는 숨 고르기에 나섰다. 그랜저는 올 연말 풀체인지 모델 출시가 예고됐다.

SUV 라인업에서는 팰리세이드(4461대, -22.8%)와 투싼(4175대, -6.8%)이 나름대로 버티고 있는 가운데, 소형 SUV들의 부진이 눈에 띈다. 지난달 베뉴는 전년대비 35.5% 줄어든 790대를, 코나는 48.3% 낮아진 773대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고성능 N 모델만 판매 중인 벨로스터를 제외한다면 사실상 브랜드 최하위인 불명예다. 

현대차 캐스퍼
현대차 캐스퍼

출시 당시 합리적인 가격이 셀링포인트였던 베뉴는 경형 SUV 캐스퍼의 등장으로 가격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다. 또한, 하이브리드·EV 등 친환경 라인업이 강점이었던 코나는 EV 모델의 연쇄 화재로 인해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고, 페이스리프트 이후 바뀐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 논란까지 겹치며 판매량이 급감했다.

그 자리는 새로운 경형 SUV 캐스퍼가 완전히 메운 모양새다. 지난달 캐스퍼 판매량은 3420대로, 작년 9월 출시 이후 8개월 만에 누적 판매 2만5000대를 돌파했다.  이외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이 시작되며 아이오닉5(2963대, +2499.1%)와 넥쏘(1294대, +2.3%) 판매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아이오닉5의 경우 지금 계약해도 최소 12개월은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네시스 G90
제네시스 G90

제네시스는 지난 4월 1만1290대(-18.7%)를 판매했다. 신차 생산 및 공급에 문제를 겪고 있지만, 풀체인지 모델이 출시되며 신차 효과를 받은 G90과 전기차 라인업을 중심으로 월 1만대 선을 유지했다.

브랜드 주력 모델 G80(4023대, -33.1%)이 계속해서 부진하지만, 지난달 판매량이 소폭 상승하며 작년 12월부터 이어진 감소세를 끊어내는 데는 성공했다. 

상대적으로 플래그십 세단인 G90(2129대, +175.1%)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2월부터 본격적으로 출고되기 시작한 신형 G90은 확 바뀐 외모와 뛰어난 상품성으로 1억원에 가까운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전 계약 단 하루 만에 1만2000대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총 계약 건수가 2만대에 달하는 만큼 아직도 수요량이 넉넉하다.

SUV 라인업은 GV70(2100대, -49.5%)과 GV80(1753대, -24.5%)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순수전기차인 GV60(796대)도 아이오닉5·EV6 등 형제 모델들과 비교해 판매량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외 GV70 전동화 모델(414대)이 본격적인 출고가 시작됐으나 전체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

쌍용차는 4월 4839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5.8%나 급증했지만, 이는 작년 4월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기저효과다. 당시 일부 대기업 및 외국계 부품 협력사들의 납품 거부로 14일간 생산 라인이 멈춘 바 있다.

쌍용차는 지난 3월 올해 처음으로 5000대를 넘기며 회복세를 기대했지만, 다시금 5000대 밑으로 주저앉았다. 다만, 한국GM과 르노코리아가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4위를 유지하는 데는 성공했다.

브랜드 실적은 렉스턴 스포츠(2310대)와 티볼리(1421대)가 이끌었다. 대조적으로 코란도(771대)와 렉스턴(307대) 등 과거 주력 차종은 더이상 그 명예를 찾아볼 수 없다.

기대를 걸었던 코란도 이모션의 출고가 시작됐지만, 지난달 출고량은 30대에 불과하다. 3월(78대)보다도 오히려 적다. 코란도 이모션은 앞서 사전 계약 3주 만에 계약 건수가 3000건을 돌파하는 등 나쁘지 않은 반응을 보였지만, 배터리 수급이 문제다.

당초 배터리 증산이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LG에너지솔루션에서 공급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쌍용차가 직접 투자해 라인을 증설하거나 하청업체를 통해 배터리를 공급받으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회사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는 직접 투자 여력이 없고, 하청업체 능력은 검증되지 않아 진퇴양난이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한국GM은 2951대로 5위다.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던 지난 1월(1344대)과 2월(2446대)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여전히 3000대 미만으로 부진하다. 그나마 더 부진한 르노코리아덕에 꼴찌는 면했다.

스파크(1363대, -18.8%)와 트레일블레이저(1109대, -45.1%)와 같은 주력 모델은 판매가 저조하지만, 그나마 한국GM이 내세울 수 있는 차종이다.

한국GM이 야심 차게 내놓은 수입차 콜로라도(74대), 타호(58대), 트래버스(34대)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그나마 볼트EUV 출고가 개시됐지만, 59대로 아직 본격적인 출고는 이뤄지지 않은 모양새다. 

르노삼성 XM3
르노코리아 XM3

르노코리아는 2328대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7.4% 급락세다. 이는 코로나19가 국내 확산된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코로나 확산 이후 판매량이 3000대 중반까지 떨어진 적은 있지만, 2000대 초반까지 주저앉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는 부품 수급 차질로 인한 생산 차질이 전 모델에 걸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XM3(1104대)와 QM6(847대) 등 주력 차종이 모두 판매량이 급감했다.

게다가 영업 일선에 따르면 도심형 전기차 르노 조에는 재고가 모두 소진됐으며, 추가 수입 계획도 잡히지 않았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100만원 특별 할인과 현금 구매 시 100만원 추가 할인, 그리고 선불 충전 카드 50만원 등의 혜택을 제공했던 것과 비교된다.

코로나19의 초기 확산 당시, 본사차원에서 부품을 우선 공급해 셧다운 없이 정상 영업을 이어갔던 르노코리아는 끝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빠른 출고', '6월 말 개소세 인하 혜택 종료 전 출고' 등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웠지만, 해당 문구는 이번 달에 접어들며 슬며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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